프레임 지오메트리, 이것은 무엇인가?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사실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프레임 지오메트리'처럼 어려운 문제는 찾기 어려울 수준이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모르면 안 되는 '프레임 지오메트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자전거 설명 하단부에서 많이 봐 왔던 지오메트리 표다.
이것이 자전거의 특성을 알려주고 있다.

넌 어떤 라이딩을 원하니?
자전거의 특성을 가장 크게 결정짓는 것은 역시 프레임이다. 그 프레임의 특성은 다름 아닌 '지오메트리'라 부르는 프레임의 형태로 결정되는 것이다.
필자에게 자전거 구매를 의뢰하는 많은 지인들이 있는데, 필자가 제일 처음 물어보는 질문은 항상 "자전거로 뭘 할 건가요?"였다.
그리고 다음 질문은 "언제 어디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건데요?"로 그 사람이 원하는 라이딩 스타일을 알아내는 것이다.
라이딩 스타일을 알아내면, 그 다음 중요한 것이 그것에 맞는 자전거 스타일인데, 자전거의 스타일을 가장 크게 결정하는 것은 프레임이고, 프레임의 특성을 가장 크게 결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프레임 지오메트리'다.

지오메트리, 조금 더 알아보자.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프레임의 특성을 결정하는 것은 그 프레임의 소재와 함께 지오메트리가 큰 역할을 한다.
보통 자전거를 구매하고자 할 때 '지오메트리'라는 프레임 그림과 함께 많은 숫자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숫자들의 조합이다 보니 '대략 난감'으로 그냥 사이즈(S,M,L)만 보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 특히 신경을 써서 보아야 할 값들은 헤드튜브와 시트튜브의 각도, 탑튜브와 시트튜브의 길이, 그리고 체인스테이의 길이 등이다. 그럼, 이 각각의 값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알아보자.

시트튜브와 헤드튜브의 각도에 따라
조작성과 안정성, 승차감과 페달링 효율성 등의 특성을 나타낸다.

헤드튜브 각도와 시트튜브 각도가 갖는 특징
이 두개의 각도는 안정성과 조작성, 승차감과 페달링 효율 등의 값을 갖는 특징이 있다. 물론 그보다 더욱 예민한 여러가지 문제들도 있지만 너무 공학적이거나 상세하게 들어가지는 않겠다.
물론 예민한 조작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시다시피 둘의 값은 서로 상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민하고 즉각적인 반응의 조작성을 원한다면 당연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파마 환타시아의 지오메트리
스캇 지니어스의 지오메트리

위 두개(환타시아와 지니어스)의 지오메트리에서 헤드각도를 비교해보자.
헤드튜브 각도 - 환타시아 : 71도, 지니어스 : 68.5도
스캇 지니어스가 거의 3도 가량 적다. 그것은 고속에서 안정적인 조작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민첩하고 순발력 좋은 조작성은 환타시아가 더 좋게 된다.

그 다음 시트튜브 각도를 보자.
시트튜브 각도 - 환타시아 : 73도, 지니어스 : 73.5도
헤드튜브 각도에 비해 시트튜브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둘 다 페달링 주행성을 유지하기 위한 각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위 두개의 차이는 트레일 바이크인 스캇 지니어스와 XC 바이크인 엘파마 환타시아의
특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고속 다운힐까지 커버해야 하는 지니어스의 안정성과
항상 순발력과 민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환타시아의 특성인 것이다.
먼저, 각도 재는 방법을 알아보자.
헤드튜브와 시트튜브의 각도는 모두 같은 방법으로 측정을 하는데, 앞바퀴의 중심과 뒷바퀴의 중심을 연결한 선을 기준으로 시트튜브와 헤드튜브의 기울기를 측정하게 된다.
이 기울기는 각이 적은 쪽을 사용하고, 90도가 가장 큰 값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측정했을 때 헤드튜브의 각이 크면 클 수록 조작성이 예민해지며, 각이 작을 수록 안정성이 높아진다.
시트튜브의 경우는 각이 클 수록 파워스트록을 낼 수 있는 자세가 쉬워지며, 각이 작을 수록 승차감이 좋아지는 특성이 있다.


자전거 프레임 사이즈를 결정하는 유효 탑튜브 길이와 시트튜브 길이

유효 탑튜브 길이와 시트튜브의 길이가 의미하는 것은?
자전거를 구매할 때 보통 사이즈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이즈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탑튜브와 시트튜브의 길이다.
탑튜브 길이의 경우는 보통 헤드쪽이 높고 안장쪽이 낮은 슬로핑 구조로 되어 있어 그 튜브 자체의 길이가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사용하는 값이 '유효 탑튜브'인데, 이것은 탑튜브 헤드쪽에서 지면에 수평으로 기준선을 연장하여 시트포스트까지의 길이를 의미한다.
시트튜브의 길이는 업체들마다 조금씩 재는 방법이 다르지만 대부분 그 값을 프레임의 사이즈로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업체마다 같은 사이즈라도 프레임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
이 두개의 값이 자전거와 내 몸을 맞추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피팅을 할 때 가장 고려할 대상이 된다.
만약 전문 피팅 서비스를 통해 적절한 유효 탑튜브와 시트튜브의 길이를 받았는데, 그런 사이즈의 자전거가 없다면, 우선적으로 유효 탑튜브가 맞는 자전거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휠베이스와 체인스테이 길이는 승차감, 가속력, 코너링 등 주행특성을 결정한다.

휠베이스와 체인스테이 길이로 알 수 있는 것
이 두개의 값은 프레임과 바퀴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들이다. 그만큼 작은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기도 한데, 위에서 이야기했던 헤드튜브와 시트튜브의 각도와 비슷한 특성을 갖는다.
휠베이스가 의미하는 것은 앞바퀴의 중심과 뒷바퀴의 중심 간의 길이를 의미한다.
그런데 휠베이스를 결정하는 것이 헤드튜브의 각도와 체인스테이의 길이로 헤드튜브의 각도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없으므로 체인스테이의 길이가 휠베이스를 결정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휠베이스의 길이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길 수록 승차감이 좋아지고, 짧으면 순발력과 코너링이 더 예민하게 된다.
스톡 레벨리온 지오메트리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트 지오메트리

산악자전거와 로드바이크의 휠베이스를 결정하는 체인스테이 길이를 알아보자.
체인스테이 길이 - 레벨리온 : 42cm, TCR 어드밴스트 : 40.5cm

위와 같이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는 1.5cm에서 2cm 가량의 체인스테이 길이의
차이를 보인다. 체인스테이 길이는 짧을 수록 순발력, 가속력, 페달링 효율이
좋아지지만 그에 반해 안정성과 승차감은 급격히 줄어든다.
산악자전거는 험한 라이딩이 필요하므로 로드바이크에 비해 체인스테이가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프레임과 어울리는 부품 구성이 중요하다
이제 어느정도 프레임 지오메트리에 따른 프레임 특성을 알게 되었으니, 그 다음 이해해야 할 것은 그 프레임에 맞는 적당한 부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프레임과 휠, 포크 등은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좋다. 승차감과 편안함을 위한 프레임에 스프린트용 휠이 어울리지 않고, 가볍고 순발력 좋은 프레임에 부드럽고 무게감 있는 포크가 어울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어떤 스타일의 라이딩을 원하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프레임이기 때문에 그 선택이 그 만큼 중요한 것이고, 무조건 좋은 부품을 프레임에 장착한들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프레임과 부품 간의 서로 상처만 주고 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프레임은 위와 같은 지오메트리에 의해 많은 특성이 바뀌게 되지만, 그 외에도 프레임의 소재와 튜브의 성형방법 등에 의해 무게와 승차감 등의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특성들을 이해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프레임과 부품 만으로 좋은 자전거를 만들 수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확한 프레임의 이해, 지오메트리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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