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울트라로드-오텀, 날씨마저 울트라였던 920km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백두대간 울트라로드(WPUR)의 가을 시즌인 WPUR-오텀이 지난 추석 연휴(10월 4일~9일)에 진행되었다. 이례적으로 장마와 같은 날씨를 맞게 된 참가자들에게는 첫날부터 어려움이 시작되었다.

WPUR-오텀 920km 코스는 이례적인 가을 장마가 함께 했다.

코스 보기: https://ridewithgps.com/routes/48765046

보통 우리나라의 가을은 선선하면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편이지만, 올해는 지난 9월부터 거의 매주 비가 내리고, 10월 3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는 절반 이상 비가 내렸다.
백두대간 울트라로드-오텀(이하 WPUR-오텀)이 시작된 10월 4일에도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출발지인 양수역을 조금 늦게 출발한 참가자들은 여주에 도착하기 전에 강한 소나기를 만나야 했다.

6일의 라이딩 일정 중 4일이 비가 내렸던 혹독한 가을이었다.

이번 대회의 참가자들은 총 14명, 그런데 날씨의 운이 따른 참가자들은 첫 2일 동안은 거의 비를 맞지 않고 약 340km를 주행할 수 있었던 반면, 조금 다른 일정으로 움직였던 많은 참가자들이 첫날부터 엄청난 비를 맞으며, 2일째 참가자 절반인 7명이 DNF를 선언했다.

날씨 운이 따라준 참가자들은 첫 2일 동안은 거의 비를 맞지 않았다.

저수령 정상

고개를 떨구게 만든 고치령 정상

걷는 것도 어색하지 않은 주실령 업힐

그리고 3번째 날, 아침 1명의 참가자를 포함, 만항재에서 맞이한 차가운 비로 인해 총 3명이 DNF를 선언하며, 단 4명의 참가자만 완주를 향해 달렸다. 이날은 호우주의보가 내리며 만항재와 안반데기의 기온은 3~4도 정도까지 떨어졌고, 다운힐 낙차 뿐 아니라 저체온에 대한 위험성도 커졌다.

급경사에 시달렸던 소백산의 마지막 오르막

규모가 남다른 태백산으로 들어섰다.

만항재 업힐은 잠시 고통을 잊을 만큼 멋진 경치를 전해준다.

비구름 안으로 들어온 만항재 정상

3일째 오후에 들어서면서 비는 점점 강해졌다.

4일째도 오전의 비 예보는 매우 강했다. 길게 이어진 대관령 다운힐을 지나, 진고개를 넘어야 하는 이날은 여전히 비와 추위를 이겨야 했는데, "다운힐이 너무 싫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험난한 날씨였다. 다행히, 진고개와 운두령을 넘어선 다음부터는 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마른 도로가 나타나기도 하면서 구룡령과 조침령을 넘어야 하는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대관령을 지나 더욱 강해진 빗방울

몇 일 간 이어진 비로 인해 기재 고장과 트러블이 이어졌다.

운두령 정상

구름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았던 구룡령 정상

5일째 아침, 자욱한 안개 속에서 라이딩이 시작되었지만, 쓰리재를 넘으면서 오랜만에 맑은 하늘과 햇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언제나 가장 일찍 라이딩을 시작하는 황동식(19번), 김옥현(21번) 2명의 MTB 라이더는 맑은 날씨에 빠르게 한계령을 넘어 아침에 원통까지 주행했고, 가장 늦게 출발한 정태욱(20번)씨는 MCT 라이더답게 빠른 스피드로 추격하듯이 조침령에서 양구까지 무정차로 라이딩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중 기재 고장 및 사고 등의 가장 많은 트러블을 겪었던 김상우(17번)씨는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강력한 체력과 정신력을 보이며, 5일째 라이딩을 시작했다.
5일째 저녁에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춘천에 도착했는데, 김상우, 정태욱 2명의 라이더는 이날 라이딩을 마치기 위해 저녁에 양수까지 달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출발한 김상우씨가 가장 먼저 결승점인 벨로라운지에 도착하였고, 정태욱씨는 20분 후에 레이스를 마쳤다.

안개로 시작한 5일째 라이딩

쓰리재를 넘으며 드디어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강한 햇살

6일째 춘천에서 양수를 향해 가벼운 마음으로 라이딩

이번 WPUR-오텀 대회는 누구든 포기하고 싶은 날씨의 연속이었다. 가지고 갔던 모든 옷이 젖었는데, 축축한 날씨 탓에 아침까지 마르지도 않고, 몇 일 동안 맞은 비로 인해 후미등, 전조등, 속도계까지 고장나고, 브레이크 패드도 남아 나질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떡해든 완주를 하겠다는 집념을 보여준 라이더들은 끝내 결승선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 WPUR(백두대간 울트라로드) 대회는 2026년 봄 4월 26일 1300km의 대장정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와 다르게 변화되 코스로 진행될 예정인 '2026 WPUR-스프링' 대회에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관련 웹사이트
백두대간 울트라로드: http://wp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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