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라이딩] 낡음과 화려함의 공존, 청계천 자전거길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서울의 한강을 중심으로 뻗은 여러 갈래의 내천이 서울 지역 곳곳과 인근 경기도 지역으로 흐른다. 그 중 청계천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과 광화문이 위치한 곳으로 물길이 이어지는 하천이다. 그 주변으로 서울의 오랜 역사와 시간이 남겨놓은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가장 화려한 현대 문명이 공존한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물 흐르듯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복잡한 도심 속에서 발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단순하면서 투박한 정서가 융합된 청계천의 분위기는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하기도 한다. 

거리가 길지 않지만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청계천에서는 무엇을 즐길 수 있을지 슬로우 라이딩으로 찾아봤다.


청계천 자전거도로 왕복 11.8km


서울시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청계천 자전거길 개설작업을 지난 5월에 마치고 정식 개통함에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 핵심 네트워크 추진계획을 일부 완성했다. 

그저 도로 위에 쓰여진 자전거우선도로라는 글자에 위안 받으며 차량들과 좁은 도로를 달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자전거를 위한 전용도로가 개설되어 더 이상 자동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유롭게 달려도 된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지점(한양대역 근처)~청계광장까지, 청계천 자전거도로 11.8km

청계천 길이는 약 8km다. 하지만 청계천 자전거도로는 왕복 11.8km다. 중랑천에서 청계천이 만나는 한양대역 인근에서부터 청계광장까지다. 자전거도로를 왕복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청계천을 둘러싼 자전거도로가 일방통행으로 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도로와 동일하다. 한양대역이 기착지라면, 청계광장이 반환점이 되어 청계천 주변을 순환할 수 있는 코스가 된다.

코스 길이가 길지 않지만 다양한 쉼터와 편의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인근으로는 전철역과 공영자전거인 따릉이 스테이션, 쇼핑센터, 전통시장, 복합 문화단지, 먹자거리, 박물관 등 해외 관광객이 필수 코스로 찾는 서울의 중심지 답게 도심의 가장 번화한 요소들과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청계천 주변으로 왕복11.8km의 자전거도로가 개설됐다. 자전거전용로를 표시하고 있지만 가끔 보행자와 겹친다. 대부분의 코스는 청계천 위쪽이며, 자동차도로와 함께 일방통행이다. 청계천 바로 옆은 대부분 보행자 전용이다. 일부구간은 하천 옆으로 길이 나 있다.

청계천의 흔한 쉼터

서울 공영자전거인 따릉이 스테이션도 많은 편자전거도로의 양방향을 연결하는 다리가 많다.  

중랑천에서 청계광장 방향


진행 코스가 한 방향으로만 통하는 일방통행이지만 청계천 사이를 건널 수 있는 구간이 많아서 양방향을 오가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반대방향 역시 일반통행이므로 되돌아갈 땐 왔던 길로 돌아가야 될 수도, 자전거도로가 아닌 복잡한 보행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
편하게 순환코스를 달린다면, 현재 주행하는 방향대로 관광요소를 즐기는 게 가장 속 편한 방법일 수 있다.

중랑천에서 청계천으로 진입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장동을 만난다.
여러 정육점이 한곳에 모여 있는 우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고, 한 켠에 먹자골목이 있다. 거의 소고기를 위주로 판매하는 고깃집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숯불을 피우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고기가 먹고 싶을 때 식사삼아 들려도 좋겠다. 참고로, 마장동으로 이탈하는 구간은 양방향 도로가 함께 개설되어 있어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도 좋다.

동대문구에 들어서면 서울풍물시장이 크게 쓰여진 간판을 마주하게 된다.
만물시장 또는 벼룩시장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현대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오래된 골동품과 전통 물품 등 현대적인 전통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생소한 물건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황학동시장에서 유래된 아주 오래된 전통시장이지만, 서울이 낯선이들에겐 SBS 방송 프로그램인 미운우리새끼에서 짠희가 갔던 시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이 보이는 사거리 대로변을 만나게 되면 동대문 쇼핑센터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의 패션 트렌드 중심지자, 전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찾는 쇼핑 천국으로 주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한 곳이다. 게다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복합문화공간)가 들어서면서 각종 공연과 전시, 역사체험, 각종 놀이문화 등을 경험하기 위해 찾기도 한다. 

종로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낡고 오래된 것과 새롭고 화려한 것들 간의 공존이 더욱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화려한 건축물의 호텔과 카페 사이로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오래된 포장마차와 긴 세월을 간직한 듯 보이는 허름한 식당, 그리고 의류 부자재와 직물 등을 판매하는 대형 도매 시장이 복잡하게 뒤섞여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은 듯하면서 어울리는 소통을 담고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조용해진 종로의 젊음의거리와 점심쯤이면 모든 직장인이 거리로 쏟아지는 종각역 근처 광교사거리를 지나면 이전에 지났던 청계천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는 청계천과 대형 뿔소라가 반기는 청계광장을 만나게 된다.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에 땀을 흘려보내고 잔잔한 물가에 앉아 시원하게 커피 한잔하며 쉬어 가고 싶은 곳이다.
인근에는 광화문, 인사동 등 핫플레이스가 많으니 식사와 휴식을 겸하기에 좋겠다. 

중랑천에서 벗어나면 청계천 방향으로 진행

작은 자연체험장과 산책로가 있다.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 

초반부에 마장동 우시장과 먹자골목이 나타난다.


대부분이 소고기 구이집이다.

청계천 위쪽으로 길이 연결되면서부터 차량과 같이 일방통행으로 진행해야 한다.
정지라는 글자는 반대편에서 인지할 수 있게 쓰여 있어야 하는 게 맞는 듯 하다.

밤에 봐야 더 예쁜 청혼의 벽 주변서울의 대표 벼룩시장인 서울풍물시장

흥인지문이 보이면 동대문 종합시장과 패션타운이 시작된다. 

해외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광장시장도 자전거도로가에 있다. 


종각역 인근 젊음의거리뿔소라가 보이는 곳이 청계광장으로 청계천의 끝과 시작이다.

광화문과 시청 사이에 위치하는 서울의 중심지 
물가에서 쉼을 즐기기 좋은 곳이지만 자전거를 가지고 내려갈 수 없다. 

 

청계광장에서 중랑천 방향


대형 뿔소라를 반환점으로 두고 청계광장에서 중량천으로 되돌아가는 길에는 가장 먼저 무교동 먹자골목을 만난다.
무교동 낙지로 유명한 곳인 만큼 곳곳에 매운 낙지볶음 전문점이 많다. 그 외에도 북어국집과 국수집, 이북 만두집 등 오래된 맛집이 다양하니 참고.

을지로 주변으로 들어서면 패션거리 만큼이나 청계천의 대표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공구상가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곧이어 나타나는 방산시장. 제과제빵 재료부터, 셀프인테리어 자재, 화장품 원료 등 구하고자 하면 못 구할 게 거의 없다는 만물시장이다.
무언가가 필요한데 도대체 어디서 사야하는지 묻는 질문에 가장 적당한 답변은 “방산시장에 가봐~”가 마치 국룰인 것처럼 답할 수 있는, 그만큼 살 게 없어도 볼거리가 충만한 곳이다.
맞은편(중랑천~청계광장 방면)에는 먹거리가 충만한 광장시장이 떡하고 있으니 한눈을 팔았다간 극심한 라이딩 정체가 일어날 수 있는 구간이다.

또 다시 만나는 동대문 패션거리의 화려한 분위기를 지나 조금은 차분해진 구간을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 청계천 박물관이 보이면서 자전거도로가에 자리한 판잣집 몇 채와 만난다.
과거 서울의 판자촌을 재연한 곳으로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돋게 하는 테마 장소다. 현재는 내부 방문이 불가하지만 사진 한 장 남기는 이유는 충분하다. 판잣집 테마존은 분명 청계천 자전거도로가에 위치하고 있지만 무심코 지나는 경우가 많아서 존재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꼭 들르고 싶다면 청계천 박물관을 염두하고 가면 된다. 이곳을 표기하는 지도와 표기하지 않는 지도가 있기 때문.

매운 낙지볶음으로 유명한 무교동 먹자거리에는 아주 오래된 식당이 많다.  평화시장

평화시장에서 재봉사로 일했던 전태일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분신을 시도했던 곳에 '전태일다리'가 세워졌다.

왠만한 건 다 판다는 방산시장

동대문 패션타운을 다시 만난다.동대문 쇼핑센터에는 DDP가 생기면서 더 다양한 방문객을 모으고 있다.판잣집 체험관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현재는 내부 방문이 불가한 상태다.


느린 일방통행이 주는 즐거움, 청계천


청계천 자전거도로는 자전거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자전거를 인지하지 못한 보행자를 만나거나 앞서 가는 자전거를 앞질러야 할 때 조금 답답할 수도 있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신호가 많아 한강 자전거도로처럼 신나게 속도를 즐기며 무정차 라이딩을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모든 구간에 전용로가 표시되어 있고, 길이 평탄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초보자도 이동이 편하다.
쉬며 즐기며 급하지 않은 라이딩을 이어가기에 좋다. 주변으로 ‘OLD’와 ‘NEW’가 융합된 이색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한데 짧은 이탈 경로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속도를 낼 수 없다" "너무 좁다" "보행자와 겹친다" 등의 불평불만을 토로할 필요는 없다. 자동차, 오토바이, 사람, 자전거로 항상 복잡하고 좁은 청계천 주변의 도로 상황에서 가장 최적의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졌고, 자전거전용로가 없던 과거와 비교하면 안전과 편리함 등에서 자전거 라이더에게는 꽤 괜찮은 결과물이라는데 부정할 수 없다.

청계천 자전거도로의 느림과 일방통행이라는 특성, 그리고 지역적 특색을 잘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서울의 중심을 여행하는 최적의 관광 라이딩 코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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