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에서 아웃도어 여행까지 이해한, 오르트립 어트랙CR어번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가방 하나에 필요한 짐을 싣고 가볍게 길을 나서는 백패킹은, 자전거 라이딩 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아웃도어 관련 검색어다. '짊어지고 나른다'라는 뜻의 등짐 여행인 만큼 보통 1~2박 정도의 야영이나 여행에 필요한 짐을 가방 하나에 모두 담고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심플하게 이동하고 머루르는 게 여행 컨셉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바로 가방이다. 효과적인 짐 수납은 물론, 먹고 잘 때 빼고는 거의 가방과 한 몸이 되다보니 잘 맞는 옷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착용성 외에도 불특정 환경에서 장시간 생활을 해야하다보니 일반 백팩과는 특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전거와 각종 아웃도어 가방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오르트립(Ortlieb)에서는 이러한 백패킹 컨셉을 위해 어트랙(Atrack)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다. 오르트립이 해석한 백패킹에 대한 관점과 여행의 효율을 높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잘 드러나는 가방이 아닐까 생각된다. 라인업 가운데 도심에서의 가벼운 등산과 라이딩 등 일상 속 각종 아웃도어 활동에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좋은 '어트랙CR어번'을 소개한다.  


IP67 등급의 방수 성능


오르트립은 자사의 대표 홍보 문구처럼, 방수 가방 전문 브랜드다. 최소한 방수 성능에 있어서는 매우 진심이다. 완전 방수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하지 않지만 완전 방수에 가까운 성능을 제공해 다양한 날씨환경의 제약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한다. 

어트랙은 여정 내내 가방을 몸의 일부처럼 지녀야하는 백패커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보니 IP67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탑재했다. IP67 등급은 수면 아래 1m 지점에서 30분간 내부에 물이 침투되지 않고, 먼지 등의 오염원으로 안전한 등급으로 표기된다. 웬만한 방수 휴대폰이 IP67등급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절개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수의 포켓 대신 충분한 길이의 스트랩과 후크 구멍, 측면 망사 포켓을 함께 활용해서 텐트, 침낭, 신발 등을 추가 거치할 수 있게 했다. 

광범위한 백패킹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어트랙CR어번, 249,000원.
25L
56 x 26 x 25cm
IP67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 탑재

PU 코팅의 코듀라 원단으로 스포티 보다는 캐주얼한 느낌이다.

스트랩을 활용해 짐을 적재하거나 가방의 핏을 조절할 수 있다. 

측면 망사 포켓은 꽤 넓은 편이다. 


통크게 열고 통크게 수납, 등판 지퍼


어트랙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등판 지퍼다. 보스턴백이나 더플백처럼 짐을 휴대하고 꺼내는 과정이 번거롭지 않도록 등판 전체를 세로로 절개해 지퍼를 설계했다. 입구가 좁으면 짐을 찾는 게 일이다. 안쪽 깊숙한 곳에 어떤 짐을 어디에 보관했는지 헷갈려서 모든 짐을 꺼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되도록 하나의 가방에 모든 것을 휴대해야 하는 백패커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퍼는 티집(TIZIP)방수 지퍼다. 이빨이 커서 내구성이 높고 부드러우며, 코팅과 완벽한 물림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지퍼의 이빨 사이사이가 맞물릴 때마다 두꺼운 방수 코팅의 나일론 원단이 공간을 매워 물과 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지퍼의 시작과 끝부분에는 더욱 강한 밀착 방어력을 탑재했다. 슬라이드와 입/출구 부분이 타이트하게 피팅되는 것처럼 밀착되어 맞물리는데 약간의 압력이 필요해 지퍼를 열 때는 조금 뻑뻑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지퍼의 입출구는 외부에 노출되는데다 물의 침투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전체적인 방수 성능을 가장 크게 신뢰하게 하는 부분이다. 

등판 중앙 전체를 절개하는 대형 지퍼 짐을 적재하고 꺼내는 과정이 수월하다. 이빨이 물릴 때마다 완벽하게 맞물리면서 물의 흡수를 막는다.지퍼의 끝까지 단단하게 맞물리는 구조다. 개폐할 때 조금 뻑뻑하긴 하지만 그만큼 완전히 밀착된다. 

 

도난 위험 적은 4개 포켓 & 하이드레이션 연결 통로 설계


내부에는 물과 먼지 침투를 걱정할 필요없는 안전한 포켓이 4개 있다. 내부에 있지만 등판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퍼를 열자마자 손의 접근이 용이하고, 가방을 착용하는 동안에는 소매치기의 우려가 매우 적다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 각 포켓의 용량이 넉넉한 편이라서 휴대용 세면도구와 보조배터리, 지갑 등 크기가 작은 짐을 구분해 수납하기가 용이하다. 

어깨 부분 후면에는 하이드레이션 연결 통로가 있다. 하이드레이션은 물통 대신, 가방 밖으로 호수를 연결하는 물백을 가방에 넣어 간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게 한 수분 보충 시스템이다. 물통을 꺼내고 넣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물이 없는 물통으로 공간을 차지할 일도 없다. 이처럼 하이드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호수 연결 통로가 상단에 설계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연결 통로는 가방내외를 연결하는 구멍이지만 방수에 대한 염려는 없다. 연결 통로가 고무 패킹과 같은 시스템이라 살짝 힘을 주어 눌러야 개폐가 될 정도로 밀착력이 높다. 통로를 개방하지 않으면 물이 침투할 틈이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지퍼를 열면 등판 뒤에 대형 포켓이 4개가 나타난다.

후면 상단에 하이드레이션 연결 통로가 있으며, 방수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꼭 필요한 부분에만 패딩 적용한 등판 구조


등판의 대형 지퍼는 등에 이물감을 유발할 것 같은 염려를 갖게 한다. 하지만 가방과 분리된 구조의 등판 보호대는 오히려 지퍼의 존재를 잊게 하는데 충분한 디자인이다.
가방과 등판 패딩 사이에 철선 구조물이 설계되어 안정적이며, 어깨끈 높이 조절이 용이하다.

구조물 위에 양쪽 날갯죽지부터 어깨, 그리고 허리에만 쿠션 패드가 닿도록 설계되는데 두껍지 않지만 푹신한 촉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도톰한 두께감이다. 등판 전체에 패드가 적용된 것처럼 등 배김이 없는데다, 패드 없이 개방된 중앙과 허리 윗부분을 통해 통기성을 제공해 답답함이 적다.

허리와 등판은 분리된 구조지만 후면부의 스트랩을 당겨서 자신의 신장에 맞게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
25L와 35L의 경우 170~194cm, 대용량인 45L의 어트랙은 178~202cm 신장에 맞게 S, M, L 3 단계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날갯죽지와 허리 뒤쪽을 보호하는 쿠션 패드 
등판 구조와 가방 사이에 철선 구조물로 안정적이며 높이 조절이 용이하다. 
구조물은 등 배김을 없애고 가방의 형태를 잡는 역할을 한다.

등판 보호대는 신장에 맞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스트랩을 당기는 것으로 쉽게 조절된다.
XL도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 유효값은 아니다.  

 

여행 전문가다운 설계, 어트랙CR어번


어트랙CR어번은 도심형이라는 컨셉으로 25L로만 제작된다. 장거리 배낭여행을 위한 백팩처럼 크기가 부담되지 않고, 커뮤터 백팩처럼 작지 않지만,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짐을 보관할 수 있다. 하나의 가방만으로 단기간 백패킹을 준비하기에 가장 적당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소지품을 보관할만한 외부 포켓이 없다는 건 단일가방으로 여행하는 백패커에게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트랙은 메인 지퍼를 열면 접근이 용이한 포켓을 갖췄기 때문에 도난 방지와 함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보완점이 된다.
그리고 간소한 등판 구조는 장시간 백팩을 메는 시간 대비 불편함과 답답함도 덜어 착용성을 높인다. 

이처럼 어트랙CR어번은 다양한 환경에서의 백패킹 뿐 아니라, 아웃도어 투어를 떠날 때 안전하게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여행 아이템으로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웹사이트
아이엘인터내셔널 : http://www.citybik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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