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트렌드, 자전거 구매에도 변화를 만들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사람은 서로 직접 만나서 교류를 하고 친분을 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는 불필요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귀찮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복잡해진 사회 속에서 굳이 누군가와 친분을 쌓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간단하게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의 요구를 반영하듯 최근 비대면 서비스의 언택트(untact) 트렌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전거 업계에도 조금씩 변화를 만드는 언택트 트렌드를 살펴보자.


온라인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언택트

언택트라는 단어는 접촉한다는 의미의 컨택트(contact)의 반대적인 뜻으로,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구매 또는 서비스를 받는 트렌드를 의미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최근 들어서 막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과거부터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았고, 최근에는 온라인이라는 통신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더욱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의 식당을 가면 입구에서 자판기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번호표에 맞는 음식이 나오면 바로 가져갈 수 있는 식사 문화는 익숙한 편이다. 이와 같은 키오스크 서비스는 최근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직원과의 대면 없이 주문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동안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과의 접촉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앱으로 자리에 앉아서 주문하고, 음식이 배출구로 나오면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같은 키오스크를 여러 사람이 공용하는 것도 꺼려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스타벅스 매장에서 바로 주문을 할 수 있다.
굳이 주문을 위해 직원을 만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21세기 들어서며 인터넷이라는 글로벌 온라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대표적인 '언택트' 서비스의 성공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선택하고, 주문하면, 택배를 통해 바로 문 앞까지 배송되니, 누군가를 만나는 소모적인(?) 행위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식당의 메뉴도 배달 앱을 이용해 집 앞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대이니, 언택트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많아졌다.

이와 같은 온라인 구매를 자전거 판매에서 가장 독보적으로 성장시킨 브랜드를 꼽는다면 독일의 캐니언(CANYON)이 될 것이다. 자전거 완성차를 전 세계 온라인 구매로 판매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한 캐니언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자전거 브랜드 중에 하나로 성장했다.

글로벌 자전거 온라인 판매를 성공시킨 캐니언.
우리는 집에 앉아서, 독일에서 조립하여 배송되는 자전거를 자신의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캐니언은 구매자들의 사이즈 선택 실수를 피하기 위해 간단하게 키와 인심 높이를 입력하여, 권장 사이즈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언택트 서비스에 필요한 하이엔드 테크

앞서 이야기한 언택트 트렌드가 적용된 서비스들은 굳이 선택의 어려움이 없었기에 쉽게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제품 사진만으로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특히, 패션에 관련된 제품이라면, 나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일지, 사이즈는 잘 맞을지 등의 문제가 앞서기 때문이다.
이에, 언택트 서비스는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VR 서비스를 통해 3D로 제품을 보고, 자신이 직접 입은 것 같은 이미지를 가상으로 만들어, 그 옷이 잘 어울리는지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오픈한 라운즈(ROUNZ) 서비스의 경우는 자신의 얼굴을 다각도로 촬영한 후, 안경과 선글라스를 선택하면 자신의 얼굴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가상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즈위프트(ZWIFT)와 같은 온라인 사이클링 플랫폼은,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스마트 트레이너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과 함께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다.
서퍼페스트(Sufferfest) 등의 전문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전문 코치들의 방대한 훈련 데이터를 사이클링부터 요가와 마인트 트레이닝까지 맞춤 트레이닝 서비스를 집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무인 자동차의 발달로 인한 무인 택시의 서비스는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을 만큼, 세계적인 언택트 서비스에 하이엔트 테크놀로지가 접목되며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모델이 쓰고 있는 선글라스는 모두 예쁘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3D로 촬영하고, 그 선글라스의 착용샷을 가상으로 구현해 주는 쇼핑몰 '라운즈'

스마트 트레이너를 통해 라이더의 실제 사이클링 정보를 가상 현실로 표현하고, 전 세계 라이더들이 함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즈위프트

전문 사이클링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서퍼페스트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날짜별 트레이닝 스케줄을 만들어 체계적인 맞춤 트레이닝을 만든다.
특히, 사이클링뿐 아니라, 사이클링에 필요한 요가, 스트레칭, 실내 운동, 마인드컨트롤 등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전문가를 만나지 않고도 토탈 트레이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신뢰를 바탕으로 새롭게 확장되는 언택트 서비스

온라인 쇼핑몰의 기반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리 비용을 지불하고 정상적인 물건이 제때 자신에게 오는 것을 신뢰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쇼핑인 것이다.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보고, 서로 확인한 후, 비용을 지불하는 대면 서비스에 비하면 매우 높은 신뢰성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 중에 하나가 '중고 거래'에 있다. 새 제품과 달리 중고는 그 제품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보지 않고 구매할 경우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기에, 아직 비대면 서비스가 발달되지 못한 산업 중에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온라인 중고 자동차 거래가 활발하게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맥스(carmax)의 경우, 마음에 드는 중고 자동차를 선택 후 '인증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가가 자동차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 후 그 결과를 알려준다. 그 결과에 따른 신뢰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중고 자동차를 구매하면, 바로 집 앞으로 그 자동차가 배달되어 오는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전문가의 인증을 통해 중고차를 확인 후 집 앞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발달된다.


자전거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라이트브라더스(Wright Brothers)가 이와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언택트 서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인증 중고자전거 거래'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라이트 브라더스는, X-레이 비파괴 검사와 전문 미캐닉의 꼼꼼한 정비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중고자전거를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구매자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그 중고자전거들을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자전거를 선택 후 인터넷을 통해 결제를 하면, 라이트브라더스에서 직접 집으로 배송해 준다.
누군가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집 앞으로 배송된 믿을 수 있는 중고자전거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중고자전거의 구매뿐 아니라, 자신의 자전거를 중고로 판매할 때도 최근 시세와 카카오톡 안내 서비스를 통해 판매 가능 가격을 어느정도 정할 수 있고, 판매를 원할 경우, 집 앞으로 자전거를 가지러 오는 픽업 서비스가 시행된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중고자전거 언택트 서비스 구현을 위해, 온라인으로 자신의 중고 매물 판매 및 구매를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직배송 시스템을 연계하여, 구매자/판매자가 집에서 온라인 서비스만으로 자신의 중고자전거를 판매하고, 중고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중고자전거를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언택트 트렌드 중에 하나이다.

중고자전거가 라이트브라더스에 입고될 경우, 꼼꼼한 진단표를 바탕으로 자전거를 확인하고,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것들을 모두 표시하여 온라인에 공개한다.

페인트 스크래치와 같은 손상을 미리 표시하여 주기 때문에, 직접 물건을 보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에도 충분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카본 프레임과 휠셋 등은 비파괴검사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크랙과 손상까지 확인하는 것이 '라이트브라더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중고거래에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언택트 서비스의 실현이 가능했던 것이다.

중고자전거 구매 의뢰가 온라인으로 접수되면, 최종 점검 및 윤활, 청소 등을 다시 확인 후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배송 중 손상이 가능한 부분을 미리 보호해 준다.

라이트브라더스의 직배송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최소한의 접촉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중고자전거 구매가 가능하다.


100% 조립 후 배송 서비스

인터넷 쇼핑을 통한 자전거 구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의 유통은 원래 최소한의 박스 사이즈로 구성되어 있기에 구매자가 조립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었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몰들은 완조립 후 배송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여, 자전거 구매도 온라인에서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 전문 쇼핑몰인 와일드스포츠는 초기부터 '완전 조립 자전거 배송'이라는 서비스로 온라인 자전거 판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수도권의 경우는 조립 후 당일 직배송, 그 외 지역은 완성된 자전거가 들어가는 대형 박스를 이용해 택배 배송을 지원한다.
라이트브라더스 또한 중고 자전거뿐 아니라 전기자전거 새제품의 직배송 서비스를 오픈하여, 수도권 구매자들이 편리하게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 또한 삼바몰의 운영을 통해 100% 완조립 자전거 배송에 나섰다. 대형 박스를 통해 배송되는 이 자전거는 구매자가 안장 높이 조절과 같은 단순한 작업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준비되기 때문에, 손쉽게 온라인으로 집 앞에 배송되는 자전거를 만날 수 있다.

온라인 자전거 판매 초창기부터 완조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던 와일드스포츠

삼천리자전거의 삼바몰에서도 100% 완조립 서비스를 통해, 자전거 구매 후 조립이라는 불편함이 없어졌다.

라이트브라더스도 직배송 시스템을 이용해, 신제품 전기자전거의 언택트 구매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언택트 트렌드, 소비의 방법을 바꾸다.

비대면을 통한 소비는 우리나라에서 불과 1~2년 정도 전부터 크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의 소비자일수록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것을 꺼리고, 구매 및 서비스만을 받으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40대 이상의 나이에서도 언택트 구매가 크게 늘었다는 신용카드 업체들의 보고가 있었다.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직원과 대면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문적인 견해보다 접촉이 만들어내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로, 전문성 또는 핏이 필요한 분야에도 빠르게 언택트 트렌드는 확산되는 추세다.
자전거 업계 또한 이와 같은 언택트의 구매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쇼핑몰을 통한 자전거 구매부터 신뢰를 통한 중고자전거 구매 서비스까지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가 이제는 친숙하게 다가올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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