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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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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처음 도전하는 초보자에게 1645km라는 거리는 짧지 않았다. |
장거리 자전거여행을 처음 도전하는 초보자에게 1645km라는 거리는 짧지 않았다. 그것도 10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기에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서 끈기를 배웠고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출발 직전 |
2009년 7월 6일 오전 9시, 우리는 상해 복단대학교 정문에서 출발을 했다. 앞으로의 10일안에 북경에 도착해야 한다.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도시인 상해와 북경을 자전거로 잇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출발 전에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랐다.
지인들의 응원을 받고 사진을 찍고 출발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첫날 비를 시작으로 10일 중 6일간 비가 내렸다. 우리는 안전보다는 덥지 않다는 데서 행복을 느꼈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비 오는 날 = 많이 달리는 날"이 되었다.
출발 후 4시간쯤 지나 첫 번째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처음으로 츠어요우(車友)를 만났다. 츠어요우는 한자 뜻 그대로 "자전거친구"로 길에서 만나는 자전거여행자를 말한다.
그 츠어요우는 혼자서 자전거여행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GIANT 자전거회사에 다니고 있는 엔지니어였다. 그는 한국과 중국 국기를 달고 북경까지 달리는 우리를 응원한다며 점심을 사주었다. 우리도 준비해갔던 한국 기념품을 주며 답례했다.
天下車友一家人(하늘아래 자전거여행자는 한 가족이다). 그가 우리를 배웅하며 말한 이 한마디를 이번 여행 동안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첫날부터 좋은 사람을 만나며 목적지인 소주(苏州)에 도착했다. 그 동안 나름대로 훈련을 했었는데 117km를 달리고 나니 다리에 힘이 없었다.
첫날 만난 GIANT의 엔지니어가 티셔츠에 한중우호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어주었다 |
내린 비로 물바다로 변한 도로. 중국의 지방도시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광경 |
남경에 도착했다. 남경대학살로 유명한 남경은 상해 못지않게 발달된 도시였다. 도시가 전체적으로 깨끗했고 도로상태도 매우 좋았다.
우리는 남경에 온 이상 남경대학살 기념관을 가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고 스케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오전시간을 이용하여 참관하였다. 남경대학살은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일본군이 남경을 점령한 한달 여의 시간 동안 30만 명이 죽임을 당했다. 그런 엄청난 피해가 있은 지 100년이 채 안 지났는데도 남경시내에는 일제 자동차가 넘쳐났다.
남경시민들의 반일감정이 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나로써는 의아했다. 이런 의구심을 남경대학살 기념관의 한 문구에 해결해 주었다. "Forgivable, but Unforgettable". 잊을 수는 없지만 용서할 수 있다는 이 문구에서 대륙의 기질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점은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높은 건물들에서 남경의 발전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1일 : 117.89km (5시간 45분)
2일 : 139.33km (6시간 40분)
3일 : 134.65km (6시간 2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