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6, 양말 한켤레로 호주횡단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6월 29일

현재위치 : 코리진(Corrigin)
이동거리 : 97.16km
누적거리 : 243km
평균속도 : 19.6km/h
최고속도 : 46km/h
숙박장소 : Corrigin caravan park - 캐러밴 (남위:32도 19분 53.6초, 동경:117도 52분 43.3초)

호주의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10km/h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양만 보였다.. 양..양..
도로 양쪽으로 끝없는 벌판만 보이고.. 풀뜯어 먹는 양 천국이다.

"양말 한 켤레로 호주횡단.."
창민은 한국에서 양말을 2켤레만 가지고 왔단다.
어제 신었던 양말을 저녁에 손빨래했는데 덜말라서 트레일러 위에 스트랩으로 고정하며 달리면서 말렸는데, 중간에 쉴때 보니 양말이 없어졌다.
어디선가 양말의 우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도로 한가운데서 나뒹굴고 있을 한국 양말.. 정말 미안하다..그리고 그 동안 고마웠다..
양말 더 사라고 했더니 한 켤레로 호주횡단을 하겠다고 한다.

목적지인 코리진. 타운을 깨끗하게 지켜 달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

별탈 없이 무난하게 오늘의 목적지인 코리진까지 왔다.
굉장히 아담한 타운이었는데 가게도 몇 개 없고 조용했지만 따뜻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이곳 캐러밴 파크에는 온사이트밴(on site van)이 있었는데 하루 묵어 보기로 했다.

Corrigin은 개 묘지로도 유명하다.

온사이트밴은 오래 돼서 끌고 다니기 힘든 캠핑카 캐러밴들을 민박처럼 빌려 주는 숙박형태라고 하면 적당할지..?
호주에는 많은 사람들이 캠핑용 캐러밴을 차 뒤에 끌고 다니는데, 그 만큼이나 버려지는 캐러밴도 많아 이런 숙박형태가 많이 발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출발 직 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기도 했다. 한국에서부터 계속 긴장 상태였고, 비 맞으며 떨고...
2명이 25달러에 실내에서 잔다면 이것도 가격 대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처음 들어와 본 캐러밴, 영화 어바웃슈미트에서 잭 니콜슨이 캐러밴을 가지고 여행 가던 장면이 생각났다.
내가 신기해 하면서 무척이나 호들갑을 떨었더니 창민은 다음에는 캐러밴 빌려서 호주일주를 하자고 했다.

온사이트밴은 캠핑카인 캐러밴을 고정해 놓고 임대하는 숙박 형태이다.
캐러밴 파크 주인 아저씨가 영수증을 써서 가져오셨는데, 우리 국적을 일본으로 적어 놓으셔서 우리는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미안한 듯한 미소를 지으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신의 차가 현대 액센트인데 한국차 맞냐고 하시며 정말 좋은 차라고 하셨다...^^
그리고 미안함의 표시일까? 코리진의 상징인 새가 조각 되어 있는 열쇠고리를 하나 주셔서 우린 부채를 드렸다.
인사동에서 천원 주고 산 건데 너무 좋아 하신다.
부피가 작고  무겁지 않은 범위에서 이런 선물들을 몇 개 가지고 다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비록 나중에 쓸모는 없을 지 몰라도, 주고 받는 그 순간 만큼은 서로에게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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