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전거 실어주는 버스를 타보세요.
에디터 : 정책기자 박하나(행정인턴)

출처 : 대한민국 정책포털 공감코리아(www.korea.kr)

[제주] "자전거로 여행하기가 훨씬 편하네요. 너무 오래 자전거를 달려 힘들고 쉬고 싶을 때, 버스에 자전거를 실으면 되니까요. 전국적으로 이런 버스가 있으면 자전거를 이용해 사람들이 늘 것 같아요."

제주도 용담동에서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를 이용한 관광객의 이야기입니다.

버스에 자전거를 싣는다고요?
제주특별자치도는 2010년 9월부터 전국 최초로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자전거캐리어 장착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사업의 하나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게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버스 8대에 설치한 상태로, 캐리어 하나 당 자전거 두 대를 실을 수 있다고 하네요.

자전거 캐리어는 가로 170㎝, 세로 75㎝의 철 구조물로 버스의 전면에 장착합니다. 평상시에는 접혀 있는데, 승객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펼치면 1~2분 안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에 자신의 자전거를 싣고 있는 승객의 모습입니다.
<사진=제주도청>

제주특별자치도 세계환경수도조성팀 김달호 담당자는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녹색사업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과 하이킹 관광객들에게 자전거 이용의 접근성을 높이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동시에 활성화하기 위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 최초 자전거 캐리어 장착버스
자전거 캐리어 버스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서는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현행 법률상 문제로 실시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선 2006년에 처음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으나 당시 건설교통부가 버스 앞에 자전거캐리어를 다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불법 부착물로 구조변경에 해당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시행하지 못했다네요.

제주특별자치도 측에선 지속적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건의하고, 시험장착을 시연하는 한편 성능검사 등을 거쳐 국토해양부로부터 자동차관리법 적용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김달호 담당자는 "자전거 장착 캐리어에 안전장치를 마련해 국토해양부의 점검을 받고 있어 안전에는 걱정이 없다"며 "버스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버스 조합에서 보험에도 가입해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의 정면 모습
<사진=제주도청>

"아직 이용객 적고, 보완점 많아"
제주특별자치도에선 2010년 9월부터 1년 동안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4개월이 지났는데요,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버스를 운행하는 버스 기사 김모씨는 "시범운행을 시작한지 4개월이 돼 가는데, 생각보다 이용객이 적다"며 "이용객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광객들이나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한테는 호응이 좋은 반면에 일반 승객들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합니다. 버스를 운행하는 입장에서 보면 앞에 자전거를 실으면 운전할 때 거슬리기도 하고요, 안전문제 때문에 불편하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승객 강모씨(35·여)는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아서인지 자전거 장착 버스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며 "외국에서는 이런 버스가 많다고 하는데, 아직은 생소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전거 캐리어를 가끔 이용한다는 박모씨는 "자전거는 자연을 느끼며 이산화배출도 줄이는 자연친화적인 교통수단이지만 갑자기 자전거가 고장 나거나 날씨가 바뀌어 비가 오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며 "이럴 때 자전거 장착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버스에 싣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30초 정도면 된다고 하네요.

두 대의 자전거를 싣고 운행하는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의 모습입니다.
<사진=제주도청>

자전거를 싣고 버스에 올라탄 관광객 이모씨(29)는 "제주도가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에 좋아 자주 온다"며 "가파른 곳에 오를 때나 비가 올 때에는 버스를 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직접 이용해보니 두 가지 교통수단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좋은데요. 다만 지금은 시내버스 구간만 이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시외버스로도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시민들의 인식부족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 보였습니다. 이에 제주도청에서는 지자체 홈페이지와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홈페이지 등에 홍보 동영상과 버스 정류장마다 홍보 전단지를 부착해 일반시민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를 이용할 때는 승객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 1~2분이면 손쉽게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제주도청>

노선 확대해 녹색교통수단으로써 자전거 이용 높일 터
제주특별자치도 세계환경수도조성팀 김달호 담당자는 "현재는 시범단계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시범운행 과정에 나타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안전 운행 기준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도내 버스 38대에 자전거 캐리어를 장착하는 등 확대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법 관련 문제 때문에 전국적으로 적용하려면 여러 모로 힘들다"며 "만약 전국적으로 자전거 캐리어 버스를 도입한다면, 자전거로 여행 다니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철도,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과 연계성을 강화한다면 기름 걱정 없는 녹색교통수단 자전거를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제주도는 1년 동안 시범 운행한 뒤 시외구간 노선까지 확대 운행한다면 자전거 타기 운동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고, 자전거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잇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가 모범이 돼 전국 어디에서나 자전거 캐리어 장착 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정책기자 박하나 (행정인턴) ladyhana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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