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디터 : 이동원
|
뉴질랜드 지도. 하단 붉은색 부분을 확대하면 아래와 같다. |
출발지 티마루(Timaru)는 뉴질랜드 남섬의 중간쯤에 위차한 항구도시로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
이번 자전거여행은 경주용 로드바이크로 했다. |
자전거 뒤에 달린 뉴질랜드 국기는 룸메이트가 준 것인데 여행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주고 관심을 보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
첫날이다. 룸메이트와 인사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하려는데 기어가 고장 났다. 기어변속이 안 되는 것이다. 혼자서 고쳐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안돼서 자전거가게에 갔다.
여행 첫날이라고 하니 공짜로 고쳐주었다. 그렇게 계획시간보다 30여분 지연된 출발을 했고, 날씨가 생각보다 더웠다. 30도 가량 되는 것 같았는데, 중간에 머리가 아파서 누워 쉬었을 정도다.
티마루를 벗어나면서부터 언덕이 시작되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이어졌다. 텐트와 옷가지 등 약 10kg의 짐 덕분에 오르막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하지만 차가 거의 없어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았다. |
현재시각 오후2시 40분. 와이마티(Waimate) 도착 4km 전 지점의 민가에서 물을 얻어 먹었다. 더운 날씨에 챙겨간 물이 다 떨어지고 시골길이라 가게도 나오지 않아 목마른 것을 참다가 안돼서 민가에 물을 부탁했다.
영국에서 휴가 왔다는 노년부부는 친절하게 얼음까지 넣어주셨다. 자기 딸 친구가 한국인과 결혼해 서울에서 영어강사를 한다며 반가워했다. 그 집 담벼락 그늘에 않아서 물을 마시면서 쉬고 있는데 주변이 너무 평화롭고 시원하다. 뉴질랜드는 이게 좋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그늘아래는 시원하다.
시원하고 나른해서 30여분간 낮잠을 잤다.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친절하게 얼음물을 대접한 노부부의 집 |
그렇게 물도 먹고 쉬다가 다시 페달을 밟아 와이마티에 도착했다.
이곳은 월요일마다 사이클 클럽의 경주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주와 봤던 곳이고 아는 멤버 중의 한 명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일하기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도 잠시 들러 인사도 하고 물통에 물도 채웠다. 뉴질랜드에서는 수돗물을 끓이지 않고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 그래서 매일 출발 전에 캠핑장 등에서 물을 채웠다.
와이마티는 독일계 정착민 마을이 있었던 곳으로 타운 중심에 기념 동상이 있다. |
이게 전형적인 뉴질랜드 시골길이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하늘과 언덕들만이 있을 뿐. |
와이마티에서 다시 출발하여 많은 시골길을 지나 글레나비(Glenavy)에 도착했다. 목표한 것보다 30km 못 미쳤지만 더운 날씨에 첫날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이번 여행 내내 이것은 여행이지 훈련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했다. 작년 중국 여행시에는 하루에 240km를 달린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혼자 하는 여행이고 그렇게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에 보통 60~70km씩 이동했다.
캠핑장에 와서 샤워하고 빨래를 하고, 바다를 한번 보고 했더니 저녁이다. 처음으로 혼자 텐트에서 자는데 새롭다. 텐트도 3인용이라 무거운 만큼 크다. 첫날 출발부터 기어 때문에 좀 고생했지만 무사히 별일 없이 도착했다. 하루 달려본 결과 뉴질랜드는 언덕이 많아서 하루에 100km 넘게 다니는 것은 무리인 듯 싶었다.
첫날 저녁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이다. 참고로 9일간의 여행동안 한번도 쌀을 먹어 본적이 없다. 굳이 쌀이 아니더라도 배고프니까 모든 게 맛있었다. |
캠핑장에서 발견한 현지신문기사. 뉴질랜드인의 유럽 자전거여행에 관한 기사였는데 자전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는데 공감했다. |
첫날 묵은 캠핑장과 텐트. 뉴질랜드는 현재 여름이지만 새벽에는 섭씨 10도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두툼한 침낭을 준비했다. 첫날 저녁을 쌀쌀했지만, 이어지는 8일에 비하면 따뜻한 봄이었다. |
주행 시간 : 6시간 42분
이동 거리 : 118km
평균 속도 : 17.6km/h
최고 속도 : 56.2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