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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
자전거 도시라 불리는 지역 가운데, 해당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자전거 인프라를 활발하게 구축하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자연스레 자전거 문화가 형성된 곳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자전거 도시라 할 만한 곳이 춘천이다.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에서 자전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북한강 자전거 종주코스가 춘천으로의 연결고리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있지만, 그 길을 꾸미는 이국적인 풍경과 자전거 인프라가 입문자, 숙련자 할 것 없이 수도권 근거리 자전거 여행지로 추천하는 이유가 됐다. 게다가 일반 여행자들이 평소 즐겨찾을 정도로 볼거리와 놀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니 도심에서 관광라이딩을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다.
이에 최근 물망에 오르는 관광지와 호반의 도시 다운 면모를 잘 드러내는 곳을 중심으로 춘천 관광라이딩 목적지를 선정해봤다.
수도권에서 경춘선 전철과 기차로 접근
수도권에서 춘천까지의 코스는 초보 자전거여행으로 많이 추천되는 코스 중에 하나다. 서울의 한강과 경기 북부의 북한강이 만나는 북한강 자전거길 종주코스를 따라, 멋진 풍경을 벗삼은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강 코스를 따라 경춘선 전철과 기찻길이 있다는 치트키가 100km를 넘나드는 장거리 주행 코스의 부담을 확 낮춘다.
전철은 광운대와 청량리에서 춘천을 오가는 경춘선이 북한강 코스를 지나고, 용산에서 출발하는 ITX 청춘 열차가 경춘선과 동일한 구간을 거쳐 춘천으로 향한다. 서울에서는 경의중앙선을 타고 북한강 초입까지 진입할 수 있으니 부담없는 구간 점프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북한강 코스에는 남양주의 이국적인 풍광과 가평, 청평의 아름다운 강변길,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 등도 즐길 수 있으니 여유가 있다면 장거리 라이딩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
참고할 점은, 경의중앙선의 경우 평일 자전거 휴대가 불가(접이식 제외)하다는 거다. 경춘선은 평일 10시~오후 4시까지 휴대가 가능하나 시간을 엄수해야 된다. ITX 청춘열차는 자전거 거치대 좌석을 예약하면 평일 휴대에 문제가 없다. 자전거석을 예약하지 않고 일반석을 예약하면 자전거를 휴대한 기차 탑승이 불가하며, 경우에 따라 범칙금이 부과된다.
경춘선과 경의중앙선으로 구간 점프 가능ITX청춘 열차에 자전거를 휴대할 때는 반드시 자전거석으로 예매해야 된다. 북한강 코스에서 만나는 흔한 풍경
강변의 흔한 풍경이정표만 잘 확인해도 이동에 큰 문제는 없다.
북한강 따라 스카이워크에서 스카이워크까지
춘천 시내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면 대부분 춘천역 주변일테다.
춘천의 대표 상징인 북한강을 바라보는 소양강 처녀상의 시원한 풍경을 중심으로, 가장 번화한 도심과 다양한 볼거리가 인근에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그 주변에는 대표 관광지라 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와 산책로, 예쁜 공지천 유원지, 카누를 체험할 수 있는 춘천중도물레길 등도 있다.
그리고 중도물레길에서 약 3km만 더 내려가면 송암 스포츠타운 근처에 스카이워크가 하나 더 있다. 도심에 있는 스카이워크는 소양강 스카이워크이고, 스포츠타운 근처에 있는 건 의암호 스카이워크다. 소양강 스카이워크보다 먼저 생긴 곳이지만 도심과 조금 떨어져 있고, 차도와 자전거도로 외에 인적이 닿을 수 있는 조건이 적어서 아는 사람만 찾거나 자전거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수준이다.
수도권 방향에서 북한강 종주 코스를 타고 올라온 경우라면 강촌을 지나 만나는 댐에서 북한강 국토종주 인증센터가 있는 직진 길이 아니라 신연교에서 오른쪽 길로 빠지면 바로 진입 가능하다. 스카이워크의 길이는 짧은 편이지만 스카이워크에 닿기 위해 건너야 하는 다리부터 아찔한 느낌을 준다. 마주 보이는 호반의 풍경과 주변을 두른 산세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소양강 스카이워크에서 공지천과 중도 물레길을 거쳐 의암호 스카이워크까지 4곳 모두 북한강 자전거 코스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그저 자전거 코스로만 따라 내려가다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에 위치한다. 거리는 9km, 평탄한 코스를 달리며 북한강의 생기발랄한 여름도 함께 만끽하게 될테다.
소양강 처녀상을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돼 있다.소양강 스카이워크
이용료가 2천원이지만, 춘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춘천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해 주기 때문에 무료나 마찬가지.
이외수 작가의 소설 '황금비늘' 배경지, 황금비늘 테마거리
황금비늘 테마거리와 이어진 공지천 자전거길
오리배가 보이기 시작하면 공지천이다.
공지천과 중도물레길 사이
최근 종영 드라마 빈센조 촬영 장소
춘천대교와 상중도, 하중도
강변 위 데크를 달리는 중도 물레길
중도 물레길에서는 카누를 탈 수 있다.
의암호 스카이워크, 강촌 방향에서 왔다면 스카이워크를 통과해야 공지천 방향으로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다.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놓고 스카이워크에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춘천의 섬, 상중도와 하중도
서울 한강에 노들섬이 있는 것처럼, 춘천에는 북한강 한가운데 상중도와 하중도라는 섬이 있다. 노들섬과 같은 문화복합단지가 아닌 자연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공원과 밭으로 가득채워진 농촌의 모습과 좀 더 가깝다. 나란히 붙어있는 두개의 섬은 춘천대교와 연결되어 있어서 차량, 자전거, 도보로도 진입이 용이한데 비해 자동차 주차시설과 편의시설이 없다보니 의외로 사람도 차도 적다.
그 덕에 생태공원은 도시의 소음에 묻히지 않은 아름다운 새소리로 가득한 새들의 낙원으로 변모하고, 섬 외곽에는 고즈넉한 산책로를 두르고 있어 조용히 산책 삼아 라이딩하기에 좋다.
그러나 대규모 선사 유적지가 발견되어 뉴스에서 한참 떠들썩했던 하중도 상당부분에는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호텔 레고랜드를 아직 건설 중이라 다소 삭막하고 위험하다. 안전한 길에서 한적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상중도만 둘러봐도 충분한 힐링이다.
춘천역 바로 뒤에 있는 춘천대교를 건너면 상중도와 하중도에 갈 수 있다. 상중도와 하중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 상중도 진입차와 사람이 적고 도로폭이 넓어서 여유있는 라이딩에 좋다.섬안을 채우는 건 몇 채 안되는 집과 논밭
커피숍이 하나 있긴 하나, 그 외 편의시설이나 쉼터가 없으니 라이딩 외 특별히 할 건 없다.
인싸 포인트, 구봉산 전망대 카페거리
구봉산 전망대 카페거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핫하게 떠오르는 곳이다.
9개 봉우리가 둘러싼 모양의 산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구봉산 자락에 유럽풍 또는 현대적인 감각의 대형 카페들이 들어서 색다른 카페거리를 형성했다. 나름의 테마를 갖춘 카페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에는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춘천의 전경을 벗삼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묘미가 있다.
이들 카페들이 특별한 건 각각 자기만의 전망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이점을 노려 통유리 스카이워크를 제작한 카페부터 독립적이고 아찔한 구조물의 전망대를 갖춘 곳까지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메뉴는 주문하지 않고 전망대만 구경하려고 오는 사람도 꽤 많단다. 카페에 따라 1인 1메뉴를 고집하는 곳도 있으니 참고하자.
카페거리는 시내에서 약 10km로 그리 멀지 않지만, 위치가 산의 지형이라 도착지 인근에서 약간의 경사도가 있고 춘천IC로 빠지는 도로라 차량이 꽤 많다. 약 경사는 1.5km 정도고 도보길과 갓길도 있으니 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차들이 속도를 내서 달리는 구간이니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구봉산 입구까지는 길이 복잡하지 않고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도 초보자도 이동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봉산 카페거리에는 다양한 구조물의 전망대가 있다.
춘천역에서 약 10km 떨어져 있으며, 입구에서 약 1.5km 구간의 경사도가 시작된다.
춘천에서 가장 한적한 자전거길, 소양강 자전거길
춘천에는 강을 끼고 그 주변을 자전거로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많다.
앞서 소개한 중도물레길이나 공지천처럼 같은 북한강의 줄기지만 각각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강변길이 다양하다. 소양강 자전거길도 그 중 하나다.
소양강은 춘천의 대표 명소로 손꼽히는 청평사와 소양감댐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로, 자전거길만 편도로 약 10km에 달한다. 잘 닦인 도로의 양면은 조용하고 한적한 편이다. 한편에서는 수풀이 무성한 모래바닥이 강 위에 듬성듬성 솟아 있고 강줄기는 그 곁을 조용히 흐른다. 반대편에서는 조용하고 인적드문 시골마을의 풍경이 그려진다.
차량 조차 많지 않는 도로가에는 멋진 카페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데 도심과 동떨어져 바쁜 여행이나 일상보다 한 템포의 쉼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을 담고 있다.
시내와 떨어져 있고 북한강 코스에서 벗어난 자전거 코스다보니 라이딩하는 사람도 적다. 속도를 줄이며 꽃길 감성에 빠져봐도 좋겠다.
조용한 시골마을과 인적 드문 카페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오래된 집이 맛집, 숯불로 굽는 닭갈비 & 재래식으로 만든 자장면
춘천하면 가장 먼저 닭갈비를 떠올린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천편일률적인 생각이라고 단정지으면서도 한번쯤은 검색하곤 했다. 그러나 약 10년 전부터 더 이상 검색하지 않는다. 맛집 사이에서 희소성의 가치를 둔, 흔히 표현하는 ‘관광객이 드문 현지인 맛집’을 발견하고 나서부터다. 상호명은 상호네 닭갈비. 가게 곳곳에 켜켜이 쌓인 기름때와 숯의 그을림이 세월의 흔적을 남겨둔 허름한 식당이지만 저녁식사 때는 늘 빈 테이블을 찾기가 힘든 곳이다.
메인 메뉴는 숯불 닭갈비 구이다. 빨갛게 양념이 된 닭갈비와 양념이 없는 생닭갈비로 선택할 수 있다. 모두 닭다리살로만 제공되며 그날 그날 직접 태우는 숯불에 구워먹는 방식이다. 양이 예전보다 줄어든 모습이지만 일반적인 가게에 비해 많은 400g이다. 현지인 분들은 주로 돼지갈비와 된장국수를 드시는 편인데 닭갈비보다 간이 좀 강한 편이다.
회영루라는 중식집은 최근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곳이다.
다른 중식당에서 팔지 않는 백년 자장으로 유명한 매우 오래된 화교 식당이라해서 찾아가봤다. 백년 자장은 일반 자장과 다르다. 약 100년 전 재래식 춘장 제조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전통 춘창만 사용해 자장 소스를 만드는 게 포인트, 그래서인지 달짝지근한 맛이 매우 적다.
설탕과 카라멜, 양파 등이 전부 빠지고 오로지 춘장과 다진 돼지고기를 위주로 볶아진다. 그렇게 면과 따로 내어주는 소스와 간마늘을 함께 비벼먹는다. 필자는 타이완에서 먹어본 맛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익숙한 맛이 아니다. 일반적인 달콤짭짤한 자장면과 달리 콩으로 만든 춘장 고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자장면이다. 하지만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어찌보면 레트로가 주는 신선함과 독특함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즐기는 요즘 사람들을 자극시켰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가게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백년자장이지만 대부분이 추천하는 메뉴는 진하고 시원한 육수와 땅콩소스가 어우러진 중국식 냉면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막국수 또는 된장국수는 필수 사이드 메뉴
재래식으로 만든 백년 자장, 춘장 고유의 자장맛을 보고 싶다면 강추
땅콩소스가 어우러진 중국 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