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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조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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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자전거란 어떤 존재일까?
아무래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물음이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말로 했다면 여기에 또 추가되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사실 많은 한국사람들이 자전거를 그저 근거리 이동, 장보기 용도 등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일제시대, 한국전쟁 이후 극도로 황폐화된 환경에서 이른바 박통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고도성장기를 거쳐 짧은 기간 내에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의 각박했던 현대사 속에서 지금의 풍요로운 삶을 살기까지 사실 자전거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도로 인프라를 만들면서 보행자나 자전거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오로지 자동차 중심의 인프라 구성이 우선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전거 이용자들은 뒷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중심의 도로환경을 우선시 하는 바람에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힘들게 건설했던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 부산을 반나절이면 이동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고도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을 깔았다는 점은 분명 높이평가 할만한 결과를 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축적해야 할 보행자 또는 자전거를 위한 도로 인프라 구성에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는 점은 지적 받아 마땅하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웰빙(well-being)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최우선적인 가치로 떠오르고 ‘한 박자 천천히’라는 광고카피가 촌각을 다투는 스피드 시대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뇌리에 박히고 있는 것을 보면 최근의 자전거 열풍은 고갈되어 가는 지하자원과 해마다 높아지는 평균기온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전 인류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원동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 좋다. 이제 자전거에 대한 인식도 최근 1, 2년 사이에 많이 달라졌고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추진 중인 자전거 관련 인프라 확충도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좋은 것일까? 단순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공원을 거닐면 되는 것일까? 이왕 내 건강을 위해, 보다 나은 미래의 지구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면 좀 알고 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서 등장한 것이 우리가 자전거 속도계 또는 사이클(바이시클) 컴퓨터라고 부르는 존재들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자전거에 속도계(컴퓨터)라고 부를만한 것을 달아야 하는 것이냐고 속도계도 알고 보면 몇 만원 하는 것에서부터 수십 만원에 이르기까지 꽤나 폭넓은 가격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 하느냐도 상당한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다.
본지에서 얼마 전 진행한 속도계 8종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봤지만 속도계도 가격에 따라 그 용도가 있고 또 어떤 기능이 있느냐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내가 이동한 거리와 시간, 속도 만을 알고 싶다면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단순히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정보 외에 내가 얼마만큼의 운동을 했고 또 그 결과가 나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이것을 PC와 연동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분명 몇 만원 하는 제품으로는 원하는 결과는 내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우리에게 고성능의 사이클 컴퓨터와 라이팅 시스템으로 유명한 Trelock(이하 트리락)이 출시한 BB시리즈는 자전거를 타면서 얻게 되는 속도, 거리, 이동시간 등의 정보 외에 심박, 페달링 주기(케이던스) 등을 추가로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사실 일상적인 용도로 자전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심박계나 페달링 주기를 굳이 알 필요가 없지만 자전거를 직업적으로 타야 하는 프로 사이클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정보가 향후의 훈련방향을 결정 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되므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제품구성
금번 기사에서 살펴보게 될 제품은 트리락의 BB 3000 모델로 48개의 기능이 내장되어 있고 전체 BB 시리즈 중에서 세번째 등급에 해당되는 제품이다.
일단 BB 3000(이하 본 제품)의 제품 구성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인 속도계를 접해왔던 사용자라면 본 제품의 구성품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앞서도 밝혔지만 트리락의 속도계 제품군들이 단순 속도계 보다는 프로선수들의 훈련방향과 컨디션을 계획하고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피트니스 매니징 시스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제품들과는 엄연한 차별점을 가지게 된다.
먼저 센서로 작동되는 부속이 속도와 케이던스, 심박계로 구분되어 제공되고 본체와 마운트, 체결을 위한 케이블류, 리튬전지(5개) 등이 제공된다. 물론 8개 국어로 번역된 두꺼운 매뉴얼도 한권 부속된다. 기능이 다양하고 강력한 만큼 매뉴얼의 내용 역시 방대해질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또 8개 국어로 번역되어 있으니 매뉴얼이 두꺼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BB 시리즈는 2000/2500/3000/3500/4000 의 5가지로 구분되어 출시되는데 각각의 기능이 차이가 있으므로 제공되는 부속도 각각 다르다. 케이던스 기능은 BB 2000/3000/4000에서 제공되며 심박계 기능은 BB 3000/3500/4000에서 제공되기에 각 모델별로 구성품도 각각 다르다.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동봉된 리튬전지(CR2032)를 각각의 센서 송신부와 본체, 마운트에 삽입하면 된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마운트에도 전지가 장착되는데 이는 야간에 본체에서 출력되는 정보를 보기 위해 백라이트를 구동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본체에 백라이트가 탑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본체만으로는 백라이트 작동이 불가능하고 반드시 마운트와 결합이 되어 있어야만 백라이트 점등이 가능한 것이다. 백라이트 점등 버튼 역시 마운트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사용 전에 이 점을 반드시 숙지하도록 하자.
아마도 본체에 전지를 넣게 되면 처음 보는 메시지가 언어설정일 것이다. 화면에 ‘Sprache?(슈프라케 : 독일어로 언어를 의미)’라고 표시되는데 본 제품의 태생이 독일인만큼 가장 먼저 선택 가능한 언어로 독일어(Deutsch)가 위치하며 이후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순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언어 종류는 하단의 모드버튼을 누를 때마다 순서대로 변경되며 사용언어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본체 상단에 위치한 세트 버튼을 3초간 누르고 있으면 된다. 언어는 초기에 한번 설정하면 일단 기기의 리튬전지를 빼거나 교환하기 전까지 별도의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되므로 잘 선택해야 한다.
본체만으로 제품의 초기설정을 하기엔 본 제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트리락은 이러한 것에 대비하여 ZF450이라는 USB 무선 도킹 시스템을 별도로 판매하는데 이것을 사용하게 되면 초기에 실수로 인해 잘못된 값을 설정하더라도 손쉽게 수정이 가능하다. 금번 기사에서는 이 ZF450을 활용한 BB 3000의 설정 방법을 주로 다루게 되므로 본체만으로 초기값을 세팅 하는 과정은 ‘http://www.bikem.co.kr/content/read.php?num=805’ 페이지를 참고하도록 하자.
좀 더 편리한 사용을 위해
아무래도 본체에 위치한 2개의 버튼만으로 많은 기능을 가진 BB 3000을 운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운행 중에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버튼을 사용할 일은 별로 없지만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PC로 옮기고 통계화 하기 위해서는 트리락에서 제공하는 ZF450 도킹 시스템과 바이크 앤 바디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이크 앤 바디 소프트웨어의 다운로드는 아래의 링크에서 가능하다.
1. http://www.trelock.de/trelock/Downloads/_software/Bike%20And%20Body%20Software-V145.exe
2. http://www.trelock.de/trelock/Downloads/_software/Bike%20And%20Body%20Software-V145.zip
둘 중에 아무 것이나 받아도 되는데 빠른 설치를 위해서 가급적 1번의 링크를 클릭하여 바로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ZF450은 USB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포트를 PC에 단순히 꽂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정확한 인식을 위해서 드라이버 설치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은 앞서 언급한 바이크 앤 바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자동으로 ZF450을 검색하여 드라이버를 설치하게 된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USB 도킹 시스템들이 그러하듯 소프트웨어나 드라이버를 먼저 설치하고 그 다음에 포트연결을 하는 것이 설치시간을 단축하고 작동 오류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ZF450의 설치가 끝나면 이제 BB 3000 본체를 연결하도록 하자. BB 3000과 ZF450은 별도의 인터페이스 없이 두 제품의 고정 홈에 맞추어 단순히 올려놓는 것으로 연결은 완료된다. 혹자는 마운트 부위가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가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지만 ZF450과 BB 3000은 거의 무선에 가까운 무접점 거치식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로 연결된다. 물론 고정을 위한 홈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ZF450과 BB 3000이 완전히 밀착되고 이때 비로소 데이터가 오고 가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아마 글로 봐서는 어떤 개념인지 잘 모를 텐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욕실의 전동칫솔을 충전하기 위해 어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지를 생각하면 의외로 답은 쉽게 나온다. 단, 전동칫솔은 충전의 형태를 띄고 있고 본 제품은 데이터 전송을 위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사실 대용량의 데이터가 오고 간다면 이러한 무접점식 인터페이스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대역폭이 포화상태가 되겠지만 BB 3000 자체가 큰 규모의 데이터가 오고 가는 제품이 아니기에 이러한 형태는 디자인이나 실용성 면에서 오히려 더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세팅
모든 설치 작업이 완료되면 바이크 앤 바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공된 구성품들의 세팅이 필요하다. 본 제품은 여러 개의 센서들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한꺼번에 수신하여 저장하고 출력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여러 개의 센서가 복합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혼선이나 간섭이 야기될 수 있는데 이것을 피하기 위해 각 센서마다 할당된 고유번호인 핀(PIN)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이 핀 코드는 각 센서에 스티커로 인쇄되어 있는데 자전거 아이콘이 그려진 것이 속도센서, 크랭크 아이콘이 그려진 것이 케이던스(RPM), 하드 아이콘이 그려진 것이 심박계이다. 핀 코드가 인쇄된 스티커의 취급에도 유의해야 할 텐데 핀 코드를 분실했을 경우 이를 되찾을 방법이 없으므로 이 스티커를 센서에서 떼어내어 매뉴얼의 핀 코드 기록란에 붙이거나 또는 수기로 직접 적어 놓아야 만일의 사태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센서의 설치는 매뉴얼에 인쇄된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약간의 오차만으로도 오동작 하거나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설치에 유의하도록 하자. 아마도 많은 이들이 속도 및 케이던스 센서와 감지용 자석의 위치를 정중앙에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뉴얼에 의하면 정중앙에서는 신호 수신이 불가능하고 오히려 정면에서 봤을 때 센서의 상단이나 하단에 위치시켜야 작동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만 지킨다면 큰 문제 없이 센서 설치가 완료될 것이다. 심박계의 경우 상의를 완전히 탈의한 상태에서 고정밴드의 안쪽에 위치한 천이 땀에 의해 약간 젖는 수준으로 조여서 고정 시킨 후 상의를 입도록 한다. 그리고 속도센서의 경우 타이어의 사이즈를 정확하게 입력하여야만 올바른 속도와 이동거리 산출이 가능하다.
본 제품의 타이어 규격은 여타의 다른 속도계와 마찬가지로 휠의 둘레(wheel circumference)를 mm로 환산한 수치를 입력하게 된다. BB 3000에서는 두 대의 자전거가 가진 타이어 사이즈를 입력할 수 있는데 바이크 앤 바디 소프트 상에서 손쉽게 입력할 수 있으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아래의 표는 일반적인 타이어의 ETRTO 규격과 직경 x 폭 규격에 의한 휠 둘레(mm)를 명시한 표로서 BB 시리즈 매뉴얼에도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