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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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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라이즈드 S-Works Roubaix SL3 |
제품명 | 에스웍스 루베 SL3 (S-Works Roubaix SL3) |
프레임 | S-Works Roubaix FACT 11 carbon |
포크 | S-Works FACT carbon full monocoque w/ Zertz inserts |
구동계 | 시마노 듀라에이스 + 에스웍스 FACT 카본 크랭크 |
휠셋 | 시마노 듀라에이스 카본 튜블레스 |
소비자가 | 11,000,000원 |
웹사이트 | 제조 및 공급: 스페셜라이즈드 (www.specialized.com) |
- 柔能制速 (부드러움이 빠름을 부린다)
로드바이크라면 당연 속도를 우선시하여 라이더의 힘을 손실없이 구동계로 전달할 수 있는 단단한 프레임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대신 단단한 프레임은 승차감이 반감된다.
잘 포장된 도로에서라면 단단한 프레임이 빠른 속도를 보장하지만 오프로드를 연상시키는 도로를 주행한다면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없다.
특히 지옥의 경주인 파리루베 대회의 코스를 보면 로드바이크로 달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스페셜라이즈드 대표인 마이크 신야드는 '부드러운 것이 곧 빠른 것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최고의 프레임을 추구하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악조건의 도로에서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엔듀런스 로드바이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개발한 것이 '루베' 모델이다.
2008년부터 2010년 파리루베 대회를 석권한 스페셜라이즈드의 루베. 특히 작년 파리루베 경기에서 보여준 칸첼라라의 독주로 스페셜라이즈드 루베 안에 전기 모터가 있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과연 루베의 어떤 특징이 부드러움과 빠름을 갖게 하는지 알아보자.
-수직탄성과 zertz 그리고 엔듀런스 지오메트리
승차감을 좌우하는 요소 중에 가장 큰 부분은 차지하는 것은 프레임이다. 특히 프레임의 시트 스테이는 뒷바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고스란히 라이더에게 전달한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새로운 진동 테스트를 도입해 라이더와 노면상태, 속도에 따른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편안함과 피로도를 측정했다.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스페셜라이즈드는 에스웍스 루베의 시트 스테이를 제작할 때, 필요없는 내부 카본 벽을 없애 구조를 개선시켜 2010년 모델과 비교해서 무게(30g)를 줄이는 동시에 수직탄성을 7.5% 향상시켰다.
2011 에스웍스 루베는 시트 스테이의 필요없는 카본벽을 없애 내부 구조가 향상되어 무게 감소와 수직탄성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
루베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로드바이크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곳이 있다. 바로 포크, 시트 스테이, 시트 포스트가 바로 그곳이다. 앞서 말한 3 곳에는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고?'라고 할만한 독특한 것이 있다. 스페셜라이즈드에서는 이것을 'zertz(쩌츠)'라고 부른다.
이것이 루베를 루베답게 만드는 것으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을 흡수하는 특수 소재의 부품이다. 쩌츠는 라이더에게 크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피로를 축적시키는 잔진동을 흡수해 장거리 라이딩에도 피로가 덜 쌓이게 한다.
2011년 모델의 쩌츠는 내장 방식을 바꿔 더 넓고, 단단하게 고정시켜 진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거른다.
포크에 내장된 'zertz' |
시트 스테이에 위치한 'zertz' |
시트 포스트에도 'zertz'가 있다. |
스페셜라이즈드의 퍼포먼스 로드바이크인 에스웍스 타막 SL3과 루베(49사이즈)를 비교했을 때, 휠베이스는 13mm 길고, 헤드튜브 각도는 0.25도 높다. 이처럼 퍼포먼스 로드바이크와 다른 엔듀런스 로드바이크 지오메트리는 라이딩을 더욱 편하게 만든다.
에스웍스 루베 SL3 지오메트리 표 |
-비틀림 강성과 힘전달력을 위한 프레임 구조
루베는 강한 페달링에 의한 비틀림 강성과 개선된 힘전달력을 추구하기 위해 BB와 체인스테이를 하나의 구조로 제작했다.
헤드튜브는 일반적인 테이퍼(taper) 형상이 아닌 '코브라' 모양을 갖추고 있다. 헤드튜브의 상단은 1과 1/8인치, 하단은 1과 3/8인치로 직선이 아닌 곡선 형태로 헤드튜브 길이의 증가 없이 탑튜브와 다운튜브의 만나는 부위의 넓이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수직탄성 손실없이 강성이 증가해 강한 하중을 걸어 급가속을 할 때 발생하는 '플랫 스팟(flat spot, 일종의 진동 현상)'을 제거했다. 에어로 효과는 덤이다.
BB와 체인 스테이를 일체화시켜 비틀림 강성과 힘전달력을 높였다. |
1과 1/8 ~ 1과3/8인치 코브라 헤드튜브 |
코브라 헤드튜브 덕분에 탑튜브와 다운튜브가 만나는 부분의 넓이가 커져 강성이 증가했다. |
에스웍스 루베는 일반 구동계 및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를 완벽하게 장착할 수 있도록 케이블 경로가 내부에 있고, Di2 배터리와 물통케이지 장착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드롭아웃은 속이 빈 구조여서 무게를 줄였고, 원활한 변속이 가능하다.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은 변속과 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오염 물질로부터 케이블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
듀라에이스 Di2 배터리 장착을 위한 다운튜브 디자인 |
시트 튜브 물통케이지 아래에는 Di2 앞 디레일러를 위한 홀이 있다. |
뒷변속 케이블이 프레임이 내부로 들어갔고, box section 드롭아웃은 속이 빈 구조여서 무게 감소의 효과가 있다. |
-듀라에이스와 스페셜라이즈드의 콤포넌트 조합
에스웍스 루베 SL3의 부품을 살펴보면 시마노 듀라에이스와 스페셜라이즈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마노 Di2로 변환이 가능하지만 기본 구성만으로 업그레이드가 불필요해 보인다.
에스웍스 루베 SL3에는 스페셜라이즈드의 에스웍스 SL FACT 카본 크랭크와 핸들바, 스템, 에스웍스 터보 튜블레스 타이어, BG 아바타 팀 안장이 제공된다.
에스웍스 터보 타이어는 퍼포먼스 로드바이크용인데 튜블레스 휠셋을 사용하기 위해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 루베를 위한 엔듀런스 타이어로는 클린처 타입의 에스웍스 오픈 튜블라 타이어가 있다.
에스웍스 SL FACT 카본 크랭크 (50-34T)와 듀라에이스 앞 디레일러 |
듀라에이스 쉬프트 레버 |
듀라에이스 브레이크셋 |
듀라에이스 뒷 디레일러와 스프라켓(11-28T) |
듀라에이스 카본 튜블레스 휠셋 |
에스웍스 터보 튜블레스(23c) |
에스웍스 SL 카본 쉘로우 드랍 핸들바, 에스웍스 3D 알로이 스템 |
BG 아바타 팀 솔리드 티타늄 레일 안장은 약간의 패딩이 들어가 쿠션감이 있다. |
-탈 때는 몰랐다.
시승을 위해 4일간 루베와 함께 출퇴근을 했다. 출퇴근 경로는 일반도로와 자전거도로가 반반 섞인 코스다. 코스 전체가 포장된 도로이긴 하지만 패인 곳이나 과속방지턱, 갈라진 곳이 혼재되어 있다.
기존에 타던 자전거로 동일 코스를 달렸을 때 페달링을 멈추고 엉덩이를 들었던 곳에서 루베는 페달링이 가능했다. 아니면 루베를 믿고 페달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부드러운 것이 빠른 것이었다. 루베 프레임의 충격 흡수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루베의 진면목은 루베를 반납하고 나서야 알았다. 인간은 편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둔감하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금방 알아차리는 속보이는 생물이다.
항상 다니던 출퇴근 코스임에도 핸들바와 안장에서 오는 진동은 차원이 달랐다. 아래의 루베 시승라이더가 상당한 루베 뽐뿌(?)에 시달리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여담으로 엔듀런스 지오메트리의 특성도 있지만 174cm의 키에는 49사이즈가 좀 작은 듯 하다. 49 사이즈의 스템 길이는 75mm이다.
구매 포인트:
- 장거리나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피로감을 호소하는 로드바이크 라이더
- 3곳에 내장된 'zertz'는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 약간 긴 휠베이스, 여유로운 헤드튜브 각도를 가진 엔듀런스 로드바이크의 지오메트리
- 시마노 듀라에이스 채택으로 Di2를 염두하지 않는다면 업그레이드가 필요 없음
아쉬운 점:
- 국내에서는 속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엔듀런스 로드바이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노면 충격에 의해 쌓이는 육체피로는 우루사로 풀 수 없다. |
루베를 타게 되면 편한 길보다는 약간 험한 길로 가고 싶어진다. 마치 어릴 때, 나이X 신발을 신고 더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보고 싶은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