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혼 1편] GREEN MOBILITY, DAHON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접이식 자전거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의 구매리스트에 항상 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다혼(DAHON)이다.
처음 다혼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모 자동차 회사이름과 비슷해서 그곳에서 만든 자전거 브랜드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다혼의 창립자는 데이비드 혼(David Hon) 박사로 자전거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물리학자다.

물리학자, 환경을 고민하다

David Hon 박사와 다혼의 첫 접이식 자전거인 'DA-BIKE'

Hughes Aircraft Corporation에서 근무한 다혼 박사는 고체 레이저 기술로 특허를 얻으며 전도유망한 학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박사는 항공회사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의 기술이 사회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전쟁에 더 많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1975년, 석유파동의 여파로 전세계가 경제위기로 몸살을 겪었다. 혼 박사도 예외는 아니였다. 주유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에 낀 박사는 석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자손녀가 자랄 때에는 유한한 자원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고민이었다.

박사는 석유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찾기 시작하다가 결론에 도달한 것이 바로 자전거였다.
하지만 당시의 자전거는 짧은 거리의 이동 수단에는 적합했지만, 자동차를 대신해서 장거리를 이동하기엔 부족했다. 자전거로 장거리 이동을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계가 필요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접이식 자전거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다혼의 접이식 자전거는 대중교통과의 연계로 자전거의 영역을 더 넓혔다.

혼 박사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창고에 틀어박혔다.
7년간의 개발 끝에 드디어 일반 자전거의 성능을 발휘하면서 빠르고 컴팩트 사이즈로 접히는 자전거를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접이식 자전거는 그해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을 한다. 기쁨에 찬 혼 박사는 자신의 자전거를 들고 대형 자전거 제조사 문을 두드리지만 관심을 얻지 못했다.

박사는 좌절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자전거에 대한 비전은 박사가 직접 회사를 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1983년 혼 박사의 이름을 딴 다혼이 탄생하게 됐다.


현재 다혼 자전거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고, 역설적으로 혼 박사가 문을 두들겼던 대형 자전거 업체는 이제서야 접이식 자전거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15% 규칙

다혼 부품 기술
다혼 프레임 기술

다혼은 해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혼의 철학에 있어서 '15%
규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15% 규칙'은 해마다 적어도 15% 이상 자전거를 개선시킨다는 철학이다. 이에 따라 다혼은 자전거의 성능을 올리고, 더 편리하게 만들고, 무게를 줄이고, 접는 방법을 개선하며 내구성을 높이고 있다.

거기에 디자인과 안정성을 더한 다혼의 철학은 30여 국가에서 20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다혼 25주년 기념 모델
2010년 유로바이크 어워드를 수상한 'Vector X 10'

다혼은 자전거외에 악세서리에서도 독창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다혼 자전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BioLogic 악세서리와 라이트, 가방, 랙, 헬멧, 의류 등이다.

BioLogic 충전기와 라이트
접이식 팡고 헬멧

다혼은 국내에서 다혼 동호회 인터넷카페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다혼걸'이라는 공식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다혼을 알리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녹색 이동수단 컨셉으로 등장한 접이식 자전거 다혼은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 연재에서는 다혼의 라인업과 기술을 소개하며, 다혼 자전거의 접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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