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로와 함께한 국토종주, "한국 자전거길 대단해요"
에디터 : 이진호 기자

자전거만으로 우리나라를 가로지르는 꿈. 상상이 아닌 현실로 이뤄진지 오래다.
우리나라 자전거 국토종주길은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멋진 풍광과 안전한 환경으로 이미 한국과 외국 라이더들에게 명물로 자리잡았고, 국토종주길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아시아 사이클링 문화를 만드려는 자이언트(GIANT)는 이 점에 착안, 2년 전부터 우리나라 자전거 국토종주 행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올해도 자이언트의 전 CEO이자 뉴 사이클링 라이프(New Cycling Life) 재단의 회장인 토니 로(Tony Lo)를 비롯한 아시아 자전거 업계 및 지자체 관계자들이 부산부터 서울까지 국토종주에 나섰다. 빈틈없는 서포트와 참가자들의 의지, 잘 관리된 국토종주길이 맞물려 참가자들의 눈과 다리가 즐거웠던 투어였다.



닷새 여정 위해 모두가 뜻 모은 2018 국토종주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닷새 간 진행한 이번 국토종주는 토니 로를 비롯해 자이언트 재팬의 제너럴 매니저 아키라 나카무라(AKIRA NAKAMURA), 스램(SRAM) 아시아 지부의 전 지사장 행크 카오(Hank Kao) 등 자전거 업계 임원은 물론, 일본 모리야마 시의 시장 카즈히로 미야모토(KAZUHIRO MIYAMOTO) 등 30여명의 해외 라이더가 참가했다.

서울에서 종주를 시작한 2년 전과 반대로, 부산의 을숙도를 출발해 서울 여의도로 들어가는 루트로 진행된 이번 투어는 후반 궂은 날씨에도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닷새 동안 총 600Km 가량을 달려야 하는 국토종주. 코스간 원활한 서포트가 완주의 관건이라는 데 참가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오래 전부터 행사를 기획한 자이언트 코리아는 완벽한 동선과 오차없는 큐시트를 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출발 전날인 4월 28일.
김해 공항에 입국하는 손님 맞이로 국토종주 일정이 시작됐다.

28일 오후 입국한 토니 로 부부. 

캐리어에 담겨온 자전거 조립과 점검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상쾌한 출발...후반 궂은 날씨에도 전원 완주

참가자들의 설레임에 보답하듯 부산-부곡, 부곡-구미, 구미-문경, 문경-여주, 여주-서울 구간으로 나눈 5일 중 첫날인 4월 29일 부산의 날씨는 어느 때보다 선선하고 화창했다. 부산관광공사의 배웅을 받은 투어단은 부산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가이드의 안내에 맞춰 질서있는 라이딩으로 설레이는 발걸음을 대디뎠다.

아울러 공도를 달려야 하는 부담과 뜨거운 지열에 서로를 격려하며 달렸던 부곡-구미 루트에 이어, 늦은 오후 갑자기 쏟아진 비로 고전했던 구미-문경 구간은 아직 초중반인 만큼 힘을 끌어내 돌파해냈다.

넷째날 오전,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 격인 이화령 업힐을 앞두고 오락가락하는 비와 젖은 노면은 참가자들의 얼굴을 그늘지게 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자이언트 코리아는 별도의 자전거와 라이더 운송용 버스를 대절하는 등 혹여 발생할 지 모를 사고에 미리 대비했고 참가자 모두가 사고 없이 이화령을 넘었다.

서울로 들어오는 마지막 날은 빗발치는 우박에도 불구하고, 지난 나흘간 대한민국을 가로질렀던 의지로 참가자 모두가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창녕합천보와 낙단보, 상주 자전거 박물관과 이화령 정상 등 곳곳의 명소들을 지나며 추억을 쌓은 이들은 골인 지점인 반포한강공원에서 손뼉을 마주쳤다. 모든 이가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국토종주길의 추억을 잊지 않겠다"면서 다시 한국을 찾을 날을 기약했다.

특히 후반 궂은 날씨와 70세가 넘은 일부 고령의 라이더가 참가했던 이번 투어의 성공은 자이언트 코리아를 비롯한 주최, 주관측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자이언트 코리아는 자이언트 어드벤쳐와 힘을 합쳐 전체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서포트로 투어를 뒷받침 했고, 가이드를 맡은 팀맥스 또한 코스 선택과 적절한 페이스 조절로 이번 투어의 숨은 공신으로 자리했다.











첫 날은 평지구간이 많아 평속 25km 가량으로 안전하게 라이딩을 마친 첫날.

합천을 지나 구미로 향한 둘째 날. 
참가자들의 발을 무디게 한 더운 날씨에도 너른 풍경에 참가자들은 다시금 힘을 냈다.







보급 스팟에서의 꿀맛 같은 휴식.

낙단보를 시작으로 문경새재로 들어가는 투어의 셋째 날. 전날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이내 맛있는 보급식과 선선한 날씨로 활기를 되찾았다.


낙단보.


상주보 인근 도남서원에서 기념사진 한 컷.


상주 자전거 박물관 (위치보기).






이화령 오르는 길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짙고 추운 날씨가 오르막길을 힘겹게 했다.


이화령 정상정복의 기쁨.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시속 40km를 오르내렸던 이화령 다운힐.

오늘도 나는 찍는다. 국토종주 수첩 스탬프.



서울로 향하는 마지막날 아침.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 양수철교를 건너 한강으로 들어간다.

하남을 지나 서울로 입성.


서울 도착. 탁 트인 한강에 엄지 척.



5월 3일 오후 예정보다 이른시간에 한강 여의도공원에 도착하며 2018 자이언트 국토종주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토니 로 "한국 국토종주길에 늘어난 관심 느껴"

2016년에 이어 한국을 자전거로 종주한 토니 로, 그가 바라본 변화와 과제는 무엇일까. 이화령을 넘던 날 자이언트의 뉴 사이클링 라이프 재단의 회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근황과 이번 투어의 목적, 한국 국토종주길에 관한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 자이언트 은퇴 후의 근황


새로운 자전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자이언트가 설립한 뉴 사이클링 라이프(New Cycling Life) 재단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자전거 문화 정착에 긴 시간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동아시아 4개국, 한국과 일본, 중국과 대만은 나라는 다르지만  아시아 문화를 바탕으로 비슷한 목적과 방향을 가진 만큼, 올바르고 재밌는 사이클링 문화를 정착시키려 합니다.

- 이번이 두 번째 국토종주, 어떤 라이더들과 함께?

2016년 국토종주는 첫 방문이라 한국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때 느꼈던 한국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일본과 홍콩, 싱가폴, 대만 등 나라에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시장과 은행장이 오기도 했으며, 특히 비와이치(Biwaichi) 호수의 사이클링 문화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참가해 한국의 문화를 배우려고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강을 따라 달리는 한국의 국토종주길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여, 아시아에도 이와같은 사이클링 투어 문화가 자리잡도록 하고 싶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해 한국의 인상은?

첫 방문때도 느꼈던 것처럼  한국은 최고의 국토종주길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과 비교해 국토종주길에서 더 많은 라이더를 마주친 것이 기억에 남는데, 그만큼 짧은 시간에 자전거 인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젊은 라이더들이 많아서 앞으로 문화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이 있었는데,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라이더들이 참여하며 발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투어 일정은?

전부터 진행하고 있었던 일본 시코쿠 섬의 사이클링 일주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한 라이딩이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오는 8월에 일본 시코쿠(四國) 섬 일주 1000km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길에서 최고의 추억을 쌓다

함께 달렸다는 전우애(?) 또는 유대감일까. 쉴 새 없이 달려 서울에 도착한 이들의 모습은 모두 같았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 군데 군데 긁힌 상처와 낙엽이 잔뜩 뭍은 슈즈가 종주의 지난함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표정은 한결 같이 밝았고,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다는 한국의 국토종주길. 더운 날씨가 괴롭혀도 굳은 의지는 꺾을 수 없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자전거와 함께 달리는 것은 어떨까.


충분한 준비, 그리고 도전

이번 투어에서 매일 출발은 이르면 오전 7시 30분, 늦어도 9시에 이뤄졌다. 지친 몸이 완전히 회복되기는 이른 시간, 하지만 충분한 영양보충으로 떨어지는 기력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었다. 가장 큰 웃음꽃이 핀 순간도 보급식과 식사 시간이었다.

자이언트 코리아는 40대 이상이 주축인 이번 참가자들을 위해 사과와 딸기, 오렌지 등 신선한 과일을 끊임없이 공수했다. 투어 후반에는 비에 젖은 몸을 데울 사골국까지 보급식으로 내놨다. '보급의 자이언트' 라는 별칭에 걸맞게 짧게는 15km, 길어도 30km마다 보급 스팟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원 차량 없이 떠나는 라이더들은 이같이 풍성한 보급을 누리기는 힘들다. 대신 각 지역 거점별로 신선한 과일을 공수할 것을 추천한다. 과일은 수분과 당분을 고루 머금고 있을 뿐더러 시원한 맛도 좋아 봄~여름철 보급식으로 그만이다. 특히 과일은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상점이 보일때 마다 구입해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칭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투어에서도 참가자들은 졸린 눈을 부비면서도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았다. 많은 라이더들이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에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빼놓기 일쑤지만 이는 모든 라이딩의 적인 부상의 지름길이다. 아침저녁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자.

이 외에도 튜브와 휴대용 펌프 등 펑크를 대비한 간단한 정비도구와 간단한 일상복, 2개 이상의 물통을 갖추면 기본적인 국토종주 준비물은 갖춘 셈이다. 무엇보다 자전거도로의 정취를 느끼며 빠른 속도보다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 준비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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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웹사이트
자이언트 코리아: http://www.gian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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