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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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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과 인천 서해바다를 잇는 아라뱃길을 따라 양 옆으로 놓인 아라자전거길은 2012년 완공된 국토종주 코스다. 서해에서 남해까지 한국의 중심도시를 가로 질러 633km를 종단하는 국토종주 대표코스인 인천~부산 노선의 시종착지로, 라이딩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자전거 여행자들의 열정적인 여정이 그 시작과 끝을 알린다.
북한강, 남한강, 금강, 동해 등의 다른 코스보다 거리가 현저히 짧아 국토종주 인증수첩의 아라자전거길 페이지를 채워도 종주코스의 일부를 완료했다는 쾌감보다 라이딩 힐링이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의 한강만큼이나 녹지와 공원시설 조성이 훌륭하고 자전거여행을 즐기기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국토종주도 완성하고 여유롭게 아라뱃길을 산책하고 싶은 아라자전거길을 소개한다.
아라한강갑문~아라서해갑문 21km |
국토종주 인증센터를 기준으로 한강과 아라뱃길이 합쳐지는 아라한강갑문에서, 영종도(인천공항)가 바라보이는 아라서해갑문까지 편도 21km가 조금 안 된다. 아라뱃길을 오가는 유람선이 운영되는 김포여객터미널과 인천여객터미널 간 거리와도 동일하다. 지리적으로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사이에 위치하고 행정구역상 대부분 인천광역시에 해당된다.
자전거 도로망을 통해 아라자전거길과 만나는 방법은 한강이다. 한강은 서울, 안양, 성남, 남양주, 구리, 일산, 과천 등의 주변 도시에서 접근이 용이한 교통의 허브인 셈이다. 아라한강갑문에서 안양천 합수부까지 약 9km, 여의나루까지 약 15km, 중랑천 합수부까지 약 28km, 탄천 합수부까지 약 30km, 한강과 연결된 각 하천은 지역 내 또 다른 물줄기인 도림천, 양재천, 청계천 등을 통해 서울 외곽과 인근 경기지역까지 연결한다.
한강의 남단에서 아라자전거길로 곧장 이동하기가 수월한데 북단에서 이동한다면, 아라뱃길과 가장 인접한 신행주대교를 건널 수 있다. 인천 지역 내에서 이동한다면 아라자전거길과 직결되는 굴포천 자전거길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부산 간 국토종주 코스의 시종착지인 아라자전거길은, 전 국토종주 코스 중 가장 짧은 편도 21km다. |
인천~부산 간 코스가 새겨져있다. [위치 - 아라서해갑문 인증센터] |
아라자전거길 출발지 |
아라서해갑문 인증센터 |
서해갑문에서 출발할 경우, 첫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북측으로 이동하고 싶다면 백석교를 통해 건널 수 있다. |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 |
한강갑문에서 출발할 경우, 첫번째 갈림길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왼쪽으로 가면 된다. 직진할 경우 굴포천 자전거길과 통하는 길목이 나온다. |
두번째 갈림길에서 두리생태공원 방향으로 오른쪽이다. |
전철 이용하기 |
전철을 이용해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아라자전거길과 가장 인접한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역과 개화산역, 인천1호선 계양역과 귤현역, 인천 2호선 독정역, 공항철도 검암역과 청라국제도시역이 있다. 한강갑문에서 가장 가까운 방화역까지 약 3km, 서해갑문에서는 청라국제도시역이 약 5km 떨어져있다.
계양역과 검암역에서는 각 대교와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전거길로 이동이 매우 용이하다.
계양역과 연결된 계양대교는 차량이 왕래하는 상층이 아닌, 하단에 마련된 보도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검암역과 연결된 시천교를 이용할 때는 대교 위에 나있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그 다리에는 자전거길 내외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어 식사 등을 위해 이탈하고자 한다면 편리한 왕래가 가능하다. 대교 북단에는 좌측에만 자전거길 내에 엘리베이터가, 우측에는 자전거길 밖으로 엘리베이터가 연결된다. 우측에서 자전거길로 이탈할 때는 경사길을 이용하도록 돼 있다.
행여, 전철보다 더 편하게 코스의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고자 한다면, 인천여객터미널~김포여객터미널 간을 운행하는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겠다.
아라자전거길과 가장 인접한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역과 개화산역, 인천1호선 계양역과 귤현역, 인천 2호선 독정역, 공항철도 검암역과 청라국제도시역이 있다. |
서해갑문~청라국제도시역 간 약 3km |
일반도로를 타고 가면 된다. 차량이 많지 않아 이동이 어렵지 않다. |
아라한강갑문~방화역 간 약 5km |
일반도로를 지나 개화나들목을 통해 한강으로 진입하면 된다. |
검암역에는 시천교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연결돼 있다. |
검암역과 연결된 시천교 |
검암역에 자전거보관함이 두 곳 있다. 비밀번호 설정 잠금방식이다. |
계양역과 연결된 계양대교에도 자전거길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각각 설치돼 있다. |
대교의 상층 하부에 있는 보도를 통해 건넌다. |
청라국제도시역과 검암역 사이에 위치한 백석교에도 대교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
백석교 |
시천교, 계양대교, 백석교 외에 대교 통행이 불가하다. |
거리에 반비례한 볼거리, 수향 8경 |
아라자전거길은 거리가 짧아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꽃과 나무로 이뤄진 녹지공원과 생태공원, 전망대와 테마광장과 같은 현대적인 시설물, 시원한 폭포를 재현한 인공폭포, 한국 전통의 분위기를 재현한 건축물 등 아라뱃길을 사이에 두고 양방향 길에 조성된 공간시설에 의한 분위기가 서로 달라 어느 곳이 더 낫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애매하다. 또 밤낮으로 다른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는 조경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편도가 아니라 시간대를 달리해 왕복으로 라이딩 해야 할 정도다.
코스 길이는 짧아도 볼거리가 많은 아라자전거길 |
아라뱃길에서 선정한 대표 조경을 8곳으로 선정한 것이 수향 8경이다. 사실 8경까지는 다소 억지스럽거나 과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 중 몇 곳은 인정할만하다. 다양한 시설 디자인과 조명의 조화,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 등 자전거로 타면서 지나가기만 해도 좋은 곳이 있는가 하면, 잠시 쉬면서 뱃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라이딩 중 기분전환을 톡톡히 해준다.
특히 원형 구조의 아라마루 전망대는 아라뱃길의 랜드마크이자, 전체 구간의 가장 높은 계양산 협곡구간에 위치한 유리 전망대로 스릴과 긴장감을 준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보이는 자전거길과 전망대에서 바라본 뱃길의 색다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코스와의 분명한 차별점이다. 바로 옆에는 인공적으로 설계한 아라폭포가 떨어진다. 물이 떨어지지 않는 날도 있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기간에는 상하부로 나뉜 세찬 폭포 물줄기가 제주도의 천제연, 천지연 폭포 부럽지 않을 만큼의 규모를 자랑하며 떨어진다. 폭포 옆을 지나갈 때면 시원한 물보라가 뜨겁게 데워진 몸을 식혀준다.
검암대교 남측에 있는 시천가람터는 오래 머물러도 좋은 곳이다.
아라뱃길 인근 지역 특성상,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자전거길 노천에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의 카페를 대신하는 곳이 곳곳에 있어 쉬어가기 좋다. 특히 시천가람터는 아웃테리어가 훌륭한 노천 카페 같은 곳이다. 멋스러운 조경과 다양한 방법으로 쉴 수 있는 공간, 아이템 종류가 다른 푸드 트럭이 몇 가지 있어 간단히 요기하기에도 좋다.
또 독특한 것은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화장실처럼 넓은 공간에 자전거 한 대를 넣어두고 편안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도로 상태는 지속적인 관리 덕분인지 노후되거나 단절된 구간이 없고, 서울 한강 자전거길과 같이 대부분이 평지다. 김포여객터미널과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 사이 약 2.5km 구간을 시내의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를 이용하고 초반에 삭막한 분위기에 지루해지기 쉽지만 곧 등장하는 색색의 풍경과 볼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한강 자전거길보다 자전거가 적고 주말에도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 산책 삼아 즐기기에도 좋다.
자전거길에서의 남단과 북단을 왕래할 수 있는 방법은 대교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많은 대교가 있지만 전철역과 연결된 시천대교와 계양대교 외에 백석교에서만 통행이 가능하다.
아라뱃길 내에는 캠핑장도 있다. 아라자전거길과 굴포천자전거길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두리생태공원에 오토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캠핑을 즐기기에도 좋다.
석양이 장관인 정서진에 있는 노을종, 붉은 태양이 떨어지면서 노을종 추에 걸리면 환상적인 노을종이 만들어지는 경관을 볼 수 있다.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맞춰 아라서해갑문에 도착한다면 하루의 피로를 위로 받기에 충분하다. |
서해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아라타워 |
탁트인 아라뱃길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대가 다양하다. |
아라뱃길의 랜드마크는 아라마루 전망대다. 임장료 무료 |
바닥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서 스릴있다. |
자전거길에서 약 300m 정도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된다. |
나무 계단 옆으로 웬만한 천연 폭포 부럽지 않은 인공 아라폭포에서 세찬 물줄기가 떨어진다. |
폭포는 상하부로 나누어져 있다. |
도로 곳곳에 멋진 조경시설로 꾸며놓았다. |
독특한 구조의 쉼터가 다양하며, 아라뱃길을 전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취지다. |
굴포천 합수부가 있는 등대공원 |
아라뱃길의 최대 쉼터이자 노천카페의 공원이라해도 될만한 시천가람터 낮잠을 허락해도 될만한 평상이 엘리베이터 뒤에 있다. |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 편안한 명상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화장실도 시천가람터에 있다. |
자전거길 내는 물론, 뱃길을 벗어나도 요깃거리할 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으므로 푸드트럭을 이용하면 된다. [위치-시천가람터(시천교 남단)] |
굴포천 합수부 인근 |
파라솔과 벤치가 펼쳐진 대형 편의점은 계양대교 남북단에 하나씩 있다. |
항상 관리받는 자전거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단절구간이나 거친 노면이 없고,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
아라한강갑문 기준 약 2.5km 정도는 시내의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를 타야한다. |
아라뱃길을 벗어나지 않아도 간단한 정비를 받을 수 있는 노상 정비소가 있다. 필자는 백석교와 굴포천 합수부 인근에서 발견했다. |
미션 : 밥집 찾기 어려운 곳에서 맛집 찾기 |
아라뱃길에서 밥집을 찾으려면 전철역 주변에서 강을 벗어나는 게 가장 좋다.
그 외 구역은 도심의 흔적이라곤 발견하기 힘든 공업단지 또는 미개발 구역이 대부분이고 길과 노면 환경이 좋지 않은 곳도 많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밥집 찾기가 미션이다.
전체적으로 외진 환경 탓에 역세권 역시 번화가를 기대할 수 없지만 몇 곳의 식당과 편의시설 등으로의 접근이 용이한 곳은 검암역과 계양역이다. 그 중 계양역 주변이 좀 더 낫다. 아파트 주거단지와 공업단지, 농촌의 시골길이 공존하는 분위기 틈 사이로 메뉴가 적힌 일반적인 식당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많지 않은 식당이지만 의아하게 겹쳐지는 메뉴가 있다. 추어탕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라도 남원시 만큼이나 추어탕 맛으로 유명한 연락골 추어마을의 인지도가 인근 곳곳에 번진 형태로 보여진다. 그러나 맛으로 꽤나 유명한 집이 많아 아는 사람만 찾는 곳도 있다.
연락골 추어마을의 연락골은 남동구 운연동 일대의 옛 지명으로 예부터 논농사를 짓던 평범한 마을이었다. 자연스럽게 자생하는 논 미꾸라지가 많이 잡히면서 주민들이 추어탕을 즐겨 끓여 먹었는데 그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문식당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주식 추어탕처럼 고추장으로 맛을 낸 것이 특징으로 칼칼한 매운탕 같은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추어마을이 형성된 것은 1990년부터이며 현재 10여 곳이 장사를 하고 있다.
추어마을은 아라뱃길과 거리가 먼 관계로 아라뱃길 인근에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선택했다. 된장과 시래기 등으로 맛을 낸 일반적인 추어탕도 많지만 연락골 추어탕 스타일로 맛을 낸 집을 골라 찾아갔다. 아라뱃길과 인접하고 맛으로도 잘 알려진 추어탕집은, 연락골고추장추어탕, 장기리추어탕, 남원할매추어탕, 감나무집추어탕 등이다.
고추장 추어탕을 판매하는 곳은 연락골고추장추어탕과 감나무집추어탕, 그 중 점심시간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연락골고추장추어탕집으로 향했다.
전체적으로 외진 환경 탓에 밥집 찾기가 쉽지 않고 맛집 찾기는 그야말로 힘든 미션이다. |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연락골고추장추어탕 |
식당을 찾아가기 위해 아라뱃길을 벗어나니 주변이 휑하다. 지도가 한적한 시골골목으로 안내해 인근 도시개발 때문에 문을 닫았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갈림길에 빛 바랜 간판이라도 없었더라면 헷갈리기 딱 좋은 곳이다. 예상대로 가게 외관 역시 허름해 보인다. 그러나 일부러 찾아온 손님들로 좌석과 주차장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다. 메뉴는 딱 한 종류, 몇 명 인지만 말하면 된다. 기본이 2인분부터지만, 혼자 오는 손님도 식사가 가능하다.
고추장 추어탕은 필자에게 굉장히 낯선 메뉴다. 시래기와 된장으로 맛을 내어 토속적이고 구수한 맛에 길들여져 그 이외의 맛이 상상되지 않았다.
연락골 추어마을의 영향 탓인지 많지 않은 식당 중에 유독 추어탕집이 자주 눈에 띈다. |
처음 맛과 향은 메기매운탕, 잡어매운탕과 흡사하다. 주요 양념인 고추장에 시래기나 들깨가루가 아니라 버섯과 야채로 풍미를 돋우고 수제비와 국수 탓에 약간 걸쭉하다. 맵지 않지만 조금 칼칼하고 고추장 특유의 냄새 덕분에 잡내가 전혀 없다.
바닥에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깔릴 때 쯤 진한 추어탕의 맛이 느껴진다. 숟가락으로 떠먹기 보다 밥에 비벼먹어야 할 정도로 진국의 엑기스가 남아 초반에 섣불리 배를 채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집의 특이점은 조개젓이다. 직접 담근 조개젓을 수년째 반찬으로 내놓는데, 에티타이저로 막 구운 두부에 얹어 먹는 게 이 집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조개젓은 양념을 하지 않은 채 고명으로 고추만 올려져 반감 사는 비주얼이다. 짜거나 비리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했지만 숙성 노하우 덕분인지 양념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신감이 이해됐다. 오랫동안 발효시킨 곰삭은 맛은 아니지만 감칠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후식으로 누룽지밥이 나온다. 남은 조개젓을 얹어 먹으라는 친절한 직원분의 설명으로 해보니 매우 잘 어울린다. 밥맛 없을 때 물말아 젓갈 한점 올려먹으면 입맛이 돋는다는 어르신들이 이해되는 시점이다. 누룽지 국물만 마셔도 칼칼해진 속을 개운하게 진정시키고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이다.
연락골식 고추장 추어탕을 맛보기 위해 맛으로 유명하고 접근도 용이한 연락골고추장추어탕으로 향했다. [빨간색 - 고추장 추어탕 / 노란색 - 일반 추어탕] |
들깨가루와 시래기 대신, 버섯과 야채, 수제비와 국수가 들어간 생선매운탕 맛이다. |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양념안된 조개젓이다. |
따끈하게 구운 두부에 조개젓을 얹어 먹는 것이 에피타이저다. |
누룽지 후식으로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한다. |
단일메뉴(갈아만든 추어탕)이며, 2인분 이상 주문가능이지만 1인분도 식사 가능하다. |
달리지만 말고 멈춰야 보인다 |
아라뱃길은 지루하다는 평이 많다.
대교를 타거나 아라뱃길을 이탈하지 않는 이상, 인공으로 만든 수로 옆으로 이어진 길이기에 평지만 달리기 때문이다. 그 길을 위로하는 건 멋스러운 조경과 탁트인 전망대, 작은 전망대처럼 만들어놓은 쉼터, 작품이 전시된 듯한 길거리 전시관 등이다. 또 주변에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감안한 푸드 트럭이 공원 한복판에서 식당과 노천 카페를 대신하고, 외로운 국토종주길에서 간혹 발견할 수 있는 허름한 포차가 구석을 메우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지금까지 필자가 다녀본 국토종주 코스의 그림을 짧은 21km 안에 축약시켜 놓은 것 같다. 도시 특유의 특징을 배제하고 온전히 볼거리만을 제공하기 위해 꾸며놓은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무것도 보지 않고 길만 달리기에 바빴다면 틈틈이 자전거를 메어 놓을 자물쇠를 챙겨서 여유있는 산책 라이딩에 나서보자. 지루할 틈이 확연히 좁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