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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비를 맞고 찾아간 찜질방
2008-10-14   박규동

2008년 8월 22일
 어제 저녁에 만들어 둔 밥을 찌개와 함께 부지런히 먹고 삼척을 떠났다.
 해안도로에서 벗어나서 강릉으로 가는 7번을 찾아 나섰다. 7번을 타고 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트레일러는 이미 비맞을 준비를 단단히 했기 때문에 별다른 동요 없이 꾸준히 페달을 밟았다.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졌다.
동해를 지나면서 차량 통행도 뜸해졌다. 대형 화물차량들이 동해고속도로로 들어가서 7번 길이 조금 조용해진 것이다. 호우로 변한 비는 잠시도 그치지 않는다.
 


 화비령을 뚫고 넘는 동해1호터널까지 긴 오르막을 올랐다.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켰다. 우리도 깜박이를 켜고 터널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 오르막을 오르느라 몸이 더웠다. 몇 시간째 비를 맞았는데 그 비에도 몸이 더운 것이다. 쉬고 있는 우리를 향해 차창으로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도 더러 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포스터에는 방금 쇼생크 탈출에 성공한 팀 로빈스Tim Robbins가 팔과 입을 잔뜩 벌리고 만세를 부르며 비를 맞는 장면이 있다. 자유를 찾은 사람의 맹렬한 몸짓이다.
 아내와 나는 로빈스Robbins처럼 팔을 들어 만세를 부르는 대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태연하게 담소를 주고 받으며 비를 맞았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자유로웠다.


 동해1터널에서부터 긴 다운힐을 맞았다. 그 다음부터 강릉까지는 갓길이 넓고 편했다.
 12시가 넘고나니 춥고 배가 고팠다. 비는 계속 내리고 우리는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이 없었다. 그때 퍼뜩 생각나는 게 있었다. "파워젤"이다. 준비를 해 오긴 했어도 적절한 때가 없어서 배낭에 그냥 처박혀 있었다. 아내와 파워젤을 하나 씩 빨아 먹고 물을 마셨다. 오늘은 물도 춥다. 반대편 길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차가 속도를 낮추어 우리에게 접근하더니 그냥 지나 가 버린다.
 강릉 가서 삼계탕을 먹어야지! 그저 뜨뜻한 국밥 생각만 간절하였다.

 낮 1시에 강릉 시내로 진입하였다.
 비를 맞으며 차량 행렬에 끼어드는 것도 못할 짓이다. 차량이 튀기는 물벼락을 뒤집어 쓰는 것도 보통 고역이 아니다. 큰 사거리까지 왔으나 삼계탕 집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해장국 집이 있어서 국밥을 먹기로 하였다. 흠뻑 젖은 몸이라 주인에게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고 나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선지해장국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몸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식당에서 뽑아 먹는 커피도 한 잔 했다.

 양양 방향으로 길을 잡고 국밥집을 나섰다.
 비는 여전히 호우로 내리고 있었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는데 한기가 느껴진다. 잠시 후에는 몸이 떨린다. 이대로는 운행을 할 수 없겠다 싶어서 아내와 의논을 했다. 찜질방에 가서 비가 멈출 때까지 기다리자는 데에 합의했다. 마침 택배 기사가 옆에 있어서 찜질방을 찾는다고 했더니 아주 자세하게 일러 주었다. 북쪽으로 경포대 가는 길 옆이란다. 1km를 달려서 찜질방에 들었다.
 뜨거운 물에 목이 차도록 담궜다. 여섯 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달려와서 얻은 호사다.

 찜질방 휴게실에서 아내와 만났다.
 수면실에서 낮잠도 잤다. 저녁이 됐는 데도 비는 멈출 줄 모른다. 뉴스에서는 동해안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고 전한다. 내일 아침에는 개이겠지!
 
 찜질방 규모가 엄청 큰 곳이다. 밤을 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인터넷방이 있어서 1,000원을 내고 내 블로그를 찾아보았다. 지금에 처한 우리 소식도 글로 올렸다. 아이스짱이 이미 포항을 다녀 간 우리 소식을 올려 놓았다. 이렇게 소식이 편한 세상이다.
 저녁으로 미역국밥을 먹었다.
 막바지에 이른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적당한 데를 찾아 잠을 잤다.
 
 오늘은 비를 맞으며 55km 달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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