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5~09/16
라 피나렐로의 날이 밝았다.
2012-07-19   이경훈

7월 17일, D+23

라피나렐로의 날입니다.

라 피나렐로는 원래는 그란폰도 피나렐로 Granfondo Pinarello 라는 이름의, 이탈리아의 유명한 그란폰도 중 하나였지만, 작년부터 이름이 라피나렐로로 바뀌었습니다.  피나렐로의 창업주인 죠반니 피나렐로를 비롯, 피나렐로의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의 트레비소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이탈리아 알프스의 초입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복귀하는, 약 203km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라피나렐로가 특별한 것은, 이탈리아의 성지인 몬테 그라파 Monte Grappa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점 입니다.  몬테 그라파는 1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간의 최대 격전지 였으며, 그 때문에 산 정상에는 이 때 희생된 수만명의 장병들을 추모하는 공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탈리아에겐 이곳 만큼은 절대 지나갈 수 없는 최후의 방어선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몬테 그라파 정상의 추모 공원
이처럼 몬테 그라파는 이 지역인 베네토 주의 가장 높고 중요한 산이며, 본격 알프스가 시작 되기 전 평지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길도 많습니다.  때문에 사이클리스트들, 산악자전거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죠.  또한 브랜디의 일종인 '그라파'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포도 찌꺼기를 증류한 술인데 나중에 마트에서 보니 도수가 50~60% 되는 것도 있더군요-_-;;;


몬테 그라파를 오르는 수많은 루트입니다.  붉은색 루트는 그라파의 가장 대표적인 루트로, 몬테 그라파를 오르는 가장 긴 루트이며 지로 디탈리아가 그라파를 방문할 때 사용되는 루트이기도 합니다.  예전 70년대에 에디 먹스가 지로를 우승했을 때에도 사용됐을 만큼 아주 오래된 길이며, 작년인 2010년에 지로가 몬테 그라파를 방문했을 때 빈센초 니발리가 어택을 시도해 비오는 날 다운힐에서 (초록색 루트로 내려옴) 모두를 따돌리고 근처 도시인 Asolo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길입니다.
하지만 라피나렐로가 몬테 그라파를 올라가는 길은 세번째인 보라색 길인데, 이곳은 일 살토 델라 카프라 Il Salto della Capra라고 하는, 산양의 점프라는 이름을 가진 길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가파른 길이 솟아올라 있는데, 마치 산양 밖에 오르지 못할만한 경사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곳의 정상에는 산양 표식을 한 작은 봉이 서 있어 이곳이 아무나 오르지 못하는 곳임을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치마 카프라' 'Cima Capra'
도로 바로 옆은 거의 절벽이나 마찬가지라 올라오기 직전 통과했던 마을이 눈앞에 있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라피나렐로의 상징 동물인 산양.  몬테 그라파의 산양 코스로 올라가기 때문에 정해진 것 같습니다.  뭔가 영감님 같아 보이기도 하고.....
Io Sfido la Capra! 라는 문구는 내가 산양에 도전한다!(겨룬다) 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그란폰도용 져지에도 대문짝만하게 그려져 있는 산양들.  처음에는 유럽에 가기 전에 이 져지를 주면 이걸 어떻게 입고 다니나 덜덜덜 떨었는데 막상 가서 깜빡하고 이 져지를 사오지 않아 약간 아쉽기도 하네요.


사실은 귀여운데 말이죠.


라 피나렐로의 코스도.  트레비소의 중앙 광장인 피아짜 데이 시뇨리 Piazza dei Signori (군주의 광장)에서 출발하며 북쪽으로 몬테그라파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코스인 그란폰도, 그리고 몬테그라파를 오르지 않고 중간에 질러서 다시 트레비소로 돌아오는 메디오폰도 코스가 있습니다.  긴 코스는 203km 가량에 총 해발 상승고도가 3060m, 중간 코스는 나름 짧은 코스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약 135km에 총 해발 상승고도가 1500m에 달합니다.


R은 보급 구간, 초록색 산은 언덕 꼭대기로, 총 5개의 산을 넘어야 합니다.



롱 코스.  해발 1714m인 몬테 그라파를 올라갑니다.  몬테 그라파 구간은 따로 시간 측정도 해서 순위도 매깁니다.  고도표만 보면 몬테 그라파 제외 거의 평지 같군....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몬 테 그라파를 제외한 미디움 코스.  총 4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만만치는 않습니다.  몬테 그라파가 포함된 고도표를 보면 나머지는 평지 같은데, 미디움 코스의 가민 고도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산은 나름 해발 고도가 3~400m씩 되며, 적어도 200m는 올라가야 하는 산들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청와대->북악 스카이웨이 정상 보다도 언덕들인데, 문제는 경사도 또한 만만치 않더군요.


라피나렐로의 배번.  오른쪽 구석에는 레이스 후 파스타 파티 티켓으로 바로 낼 수 있게 미리 살짝 잘려 있습니다.  아이디어 좋네요 ㅎㅎ
레이스 시작은 7시.  아침에 식사를 하러 내려가니 이미 사람들이 져지입고 득실득실 하더군요.


아침을 얼른 먹고 출발 지점인 피아짜 데이 시뇨리 방향으로 나갑니다.  호텔에서 대략 5km 거리인데, 일요일 새벽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없고 다들 라피나렐로 참가자들이 도로를 점령했습니다.


그란폰도용으로 지급된 져지를 입고 있는 면님.  아침이라 광량이 부족해서 많이 흔들렸네요.
저와 지용이도 그란폰도용 져지가 지급되서 어제의 파란색 져지, 그리고 그란폰도용 도그마2 비대칭 져지를 받았지만 저희 둘은 져지 사이즈가 너무 커서 ㅠㅠ 내일 레이스가 끝나고 나서 져지 사이즈를 교환받으러 샵에 한번 더 들려야지 하고 그냥 어제 입은 져지를 그대로 입기로 합니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임시 화장실.  뒤의 담벼락(?)은 트레비소의 중세시대 성벽이며,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 해자가 있습니다.  안쪽은 트레비소의 전통 시내라고 해서 중세시대의 건물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아직도 상점이나 주택으로 사용되는 게 신기.


해자를 따라 원형의 시내 순환로를 따라 가는 행렬.  오른쪽에는 이미 더러워진 근육의 소유자 강지용이 가고 있네요.
몇 일 새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다들 피곤한 상태.  저는 잠이 부족한데다 많이 피곤한 상태라 오늘도 제 레이스는 포기하고 면님 보조를 맞춰 주기로 합니다.  지용이도 많이 피곤했는지 져지에다 레드불 한캔을 챙겨 가더군요-_-;;;;;;;;

피아짜 데이 시뇨리에 도착했지만, 제 싯포스트 높이를 조절해야 했습니다.  어제 밤 늦게까지 자전거를 제 세팅으로 맞춘다고 삽질 중이었는데, 크랭크도 제 파워미터 크랭크로 교체하고 안장도 교체했는데, 안장이 바뀌어서 싯포스트 높이가 달라졌더군요.  문제는 도그마2의 싯클램프는 별렌치 라는거.  게다가 제가 가진건 T25 별렌치인데 이건 왠 T20 별렌치 규격......

일단 그래서 저는 피나렐로 샵에 다시 들러서 싯포 높이를 조절하기로 하고, 면님이랑 지용이는 저를 기다려 주기로 합니다.
다행히도 샵에서 한방에 높이를 잘 맞춰서 돌아오니....


?????????
한 10분 갔다왔는데 벌써 사람들이 꾸역꾸역.....
지용이는 먼저 보내고 면님이랑 줄을 섰는데, 역시나 앞이 보이질 않더군요.  좀 더 일찍 갈껄 ㅠㅠ 싯포 높이 조절 좀 더 일찍 할껄 ㅠㅠ
은 뭐 어차피 천천히 탈 저와 면님은 크게 상관 없지만 (나중에 상관 있어집니다) 지용이는 맨 앞 자리가 아니라 중간에서 출발하게 되면 크게 불리한 상황이라 앞으로 꾸역꾸역 가야 했습니다.


제 뒤로도 사람들이 순식간에 들어 차기 시작.  라피나렐로도 나름 4000명 조금 안되게 참가하는, 규모만으로는 상당한 그란폰도 입니다.


이 당시 맨 앞자리.  번호 1번의 파우스토 피나렐로.  이외에도 무비스타, 팀 스카이에서 초청된 선수들이 몇 있었다고 합니다.  다비드 아폴로니오, 다리오 치오니 등등이 있네요.  이처럼 그란폰도에는 프로 선수들도 행사의 의미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시즌의 중요한 시합이 아니어서인지 슬렁슬렁 타는 경우가 많더군요 ㅎㅎ


지용이는 일단 앞으로 간 상태라 알아서 출발했겠거니 하고, 그룹이 슬슬 움직이면서 같이 따라 나갑니다.  다른 그란폰도와 같이 스타트 라인은 한참 앞에 있는 상황.  좋은 성적을 받고 싶으면 앞으로 좀 이동해야 합니다.  지용이는 결국 맨 앞에서 출발한 1그룹을 따라잡지 못하고 초반 독주를 계속하면서 기록상 꽤 손해를 봤더군요.
초반부 트레비소의 고색찬란한 구도심을 질주합니다.  바닥은 물론 흔한 유럽의 돌길.


트레비소를 빠져나와 이탈리아의 지방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그란폰도는 기본적으로 완벽한 교통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차선을 넘거나 차량을 위협하는 행위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고, 유럽 어디서나 익숙한 풍경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들이 그란폰도 라이더들에게 (심지어 이탈리아도) 우호적입니다.  그래도 역시 이태리는 이태리였지요 하하하... 

오늘의 라이딩 또한 매우 힘들 것임을 알기에 초반에는 힘을 아끼며 슬슬 나갑니다.  이윽고 첫 업힐이 다가옵니다.  아기자기한 시골 마을 사이에 있는 업힐이더군요.  근데 옆에 표지판에

16%
응?
16%........

흔한 이태리 시골의 업힐이었습니다.

몬테 그라파가 포함된 롱 코스의 고도표를 보면 다른 업힐은 그닥 존재감이 없어 보였는데 이건 뭐지????
여튼 힘을 아직은 아끼면서 꾸역꾸역 올라갑니다.  다 올라가고 나니 무려 22분이 걸리는 업힐이더군요-_-;;;;  표고차도 260미터에 달해 청와대에서 북악스카이웨이 정상까지 올라가는 업힐보다도 높은 코스였습니다.  이런 업힐인데 고도표에 거의 표시가 안난다?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사실 주최측에서 나눠준 고도표에는 몬테 그라파에 최대 20%의 경사도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우리 3명 모두 그걸 보고 '에이 이태리놈들 허풍도 제대로군'  '그저 헤어핀 코너 안쪽이 20%라던가 그런 소리겠지' 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평지 같았던 몬테 그라파 가는 길이 처음부터 충격적으로 험난해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 두번째 언덕.  첫번째 보다는 쉬웠지만 역시나 만만찮습니다.  16분 동안 표고차 230m를 올라가는 언덕.  다들 알프스의 한시간 이상 단위의 업힐에 익숙해져서인지 20분 가량 걸리는 언덕은 무리없이 넘지만, 몬테 그라파가 약간 걱정되기는 했습니다.


PEZ Cycling에서 온 기자들이 찍은 라피나렐로의 사진들.  이런 작은 시골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를 달립니다.


이날 구름은 많았지만 날씨는 아주 좋더군요.


페즈 사이클링의 여자 일행.  면님과 동일한 그란폰도용 져지 입니다.


라피나렐로의 사진을 찍어주던 포토 스투디오 칭퀘.  자비없는 워터마크가 사진을 뒤덮은 모습을 보니 아.......  이태리 놈들아!!!!!

그래도 사진 가격은 프랑스 사진들보다 훨씬 싸서 좋군요.  한장당 10유로 안팎? (1.5만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의 대회에서도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다들 배번과 매치되는 태그를 사진에 붙이고, 원본을 판매하는 식으로 하는게 좋아 보입니다.  현재는 정말 고 퀄리티의 사진을 다들 무료로 배포해 주시는데, 지금이야 감사하지만 그저 취미로 하시는 거에 비해 너무 많은 노력이 들어가시는지라....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으면 하지만 워낙 시장이 좁아서 조금 힘들어 보이네요 ㅠㅠ


두번째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  이 사진은 면님이 사서 워터마크가 없습니다 ㅋㅋ
뒤에 따라오는 비대칭 져지의 아저씨는....  면님 스토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탈리아 남자들은 동양 여자들에 대한 관심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옆에 사람이 있건 없건, (다른 분의 경험상) 남자친구나 남편이 있건 없건 일단 동양 여자면 무조건 들이대고 봅니다 ㅋㅋㅋ

사례 1. 차를 타고 가다가 횡단보도에 멈춰 섭니다.  길을 건너던 이태리 남자.  조수석에 앉은 면님을 포착하고 시선 고정!  길을 완전히 건널 때 까지 고개는 이쪽을 향하며 걷습니다-_-;;;
사례 2.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멈춥니다.  옆에 있는 차량의 운전자가 조수석에 앉은 면님을 포착하더니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고 우리차를 매의 눈빛을 봅니다-_-;;;;
사례 3.  길을 걷다가 맞은 편에 이탈리안 노부부 커플이 걸어옵니다.  남자가 면님을 힐끗! 보더니 우리가 지나가고 나서 고개를 돌려 다시 이쪽을 쳐다봅니다-_-ㅋㅋㅋㅋㅋ

한국 여성분들 이태리로 가세요!  이태리에서 한국 여자분들은 정말 특급 대우를 받더군요.  청년이나 할아버지나 할 것 없이 모두 '앗 동양여자!' 하는 분위기랄까요-_-;;;  심지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태리 노숙자 까지 들이대는ㅋㅋㅋㅋㅋ  이태리어가 안통하니깐 불어로라도 어떻게든 한마디라도 말을 걸어보려고 하는 노력이 정말 가상하더군요.

면님의 후광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누구에게나 길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정말로 친절하게 도와주더군요.  프랑스에선 뭐랄까.... 대체로 잘 도와주기는 했지만, '흐...흐응 나 영어 못한단 말이야! 말 걸지마 흐흥!' 라며 도망가거나, 아니면 배려 따윈 없는 초스피드 불어로 힘들 때가 많았는데, 이탈리아에선 무언가 도움을 요청하면, 일단 (잘 모르는)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다가, 제풀에 지쳐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을 어떻게든 구해 오고(야 파울로가 영어 하잖아 빨리 데리고와!),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도 무슨 일이야 무슨일이야 (앗 동양여자!) 라며 슬슬 모이더니, 자기들끼리 격렬한 토론을 거치며 영어 통역을 통해 우리에게 해결책을 알려주는-_-;;;   아 역시 지금 생각해보니 면님 후광이 맞는 것 같네요.

여튼 위 사진의 아저씨는 계속해서 면님을 따라오면서 어떻게든 한마디를 붙여 보려고 기회를 엿보다, 결국엔 보급 존에서 다가옵니다 ㅋㅋㅋ 게다가 사진에는 없지만, 레이스 초반부터 면님을 따라오는 할아버지 라이더가 두 명 가량 있더군요.  이 분들도 결국 보급존에서 면님에게 말을 붙이는데 성공합니다 ㅋㅋ


두 번째 언덕 내리막 시작.  트레비소 근처의 도로는 나름 왕복 2차선의 번듯한 국도이지만, 대부분의 코스는 이런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시골길입니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경치도 정말 좋고 푸르른 이탈리아의 풍경에 왜 지로디탈리아의 산악왕 져지가 초록색인지 알 것 같더군요.


몬테 그라파 직전의 첫번째 보급존.


레스토랑 앞의 주차장에다가 설치된 보급 존입니다.  어느 그란폰도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에게 음식, 음료수, 물 등을 아낌없이 줍니다.  이맛에 그란폰도 탄다!!!!


각종 패스츄리.  빵이랑 과자는 이탈리아가 최고!!!!
프랑스 것들은 너무 달아서 못먹겠더군요-_-;;;


각종 음료수.  콜라는 기본, 오렌지를 비롯 각종 과일 주스, 스포츠 음료 등등.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열심히 물을 채워 주십니다.


잠봉을 넣은 바게뜨 빵을 비롯, 간단한 먹거리도 만들어 줍니다.
정말이지 스태프 분들이 모두 열정적으로 음식을 먹어라 먹어라 쥐어 주셔서-_-;;;;   아이구 젊은이 얼른 와서 먹어! 하는 우리나라 시골 같더군요.


여기서 면님은 화장실을 들르러 가는데...  어딘지 찾으려 두리번 거리니 아까부터 따라오던 영감님 라이더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옵니다.

'너 화장실 가지.  내가 어디 있는지 알려줄께'  하며 최대한 굽신거리며 후다닥 길 안내를 해줬다고-_-;;;;
심지어 레스토랑 내부에 들어가니 레스토랑 주인도 화들짝 놀라며 '얼른 써 얼른 써 헤헤'...............
그리고 영감님이 혹시 옆에 있는 제가 면님 남자친구냐고 물어보더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영감님 그런건 왜 물어보는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나서 다시 출발 채비를 하는데, 아까부터 따라오던 빨간색/검은색의 져지 아저씨가 자기네 클럽 사람들이랑 얘기하다가 클럽 사람들에 떠밀려 저희에게 수줍게 다가옵니다.

'안녕?'
'난 XX야(이름이 기억 안남....미안)'
'니들 어느쪽으로 가니?'
몬테 그라파로 간다고 하니 화들짝 놀랍니다
'아니 몬테 그라파를 간다고!!!!  이 양반들이!!!!  이보소 사람들아 여기 둘이 몬테 그라파로 간다는군!!!!!!'
라는 뉘앙스로 으앜으앜 거리면서 사람들한테 막 얘기하니 다들 오오오오오 그라파!!!! 그라파아아아아!!!!!!  우와 그라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뭐지 이 분위기 하는데 다들 그라파 노래 불러주고 으쌰으쌰 난리 납니다-_-ㅋㅋㅋ  귀엽습니다....
웃어주면서 출발하니 다들 같이 가자!!!! 하며 우르르르 따라오는 무리들-_-;;
계속해서 가면서 응원을 으쌰으쌰 해줍니다.  이제 그란폰도와 메디오폰도(롱코스와 미디움 코스)의 갈림길.  저와 면님은 당연히 몬테 그라파 쪽으로 돌았는데 다들 저쪽으로 갑니다-_-?
돌아보니 다들 '안녕!  굳럭!' 하며 손을 흔들어줍니다................   뭐야...........

이 쪽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다들 메디오폰도의 코스로 향하는 상황.  아차 싶었습니다.  너무 뒤에서 출발한 나머지 대부분 앞에 위치한 몬테 그라파로 향하는 그룹을 놓친 것입니다.  저희 둘이 이쪽으로 향할 땐 이미 속도가 많이 느린 몇 명만 시야에 보이더군요.
게다가 나중에 확인하니 총 4000여명의 참가자 중 몬테 그라파를 오르는 코스는 대략 1000명 정도만 신청했더군요. 
뭔가 느낌이, 몬테 그라파로 향하는 롱 코스=실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아마추어들+라피나렐로를 처음 신청해 '이왕 온거 몬테 그라파는 올라야지!'하는 관광객들의 조합인 것 같더군요.  뭔가 이 동네에서 계속 타는 라이더들은 몬테 그라파의 난이도를 이미 알기 때문에 당연히(!) 메디오폰도를 신청한 느낌이었습니다.
몬테 그라파 초입에 들어섭니다.
일단 마을로 진입하는데, 마을부터 경사도가 심상찮습니다.  7~8%의 순간 경사도가 지속되는데, 어휴 만만찮군 소리가 나옵니다.
옆에 표지판이 보입니다.

'max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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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이거?

사진 찍고 싶었는데 경사도가 넘 심해서 카메라를 못 꺼냈습니다-_-;;;  문제는 아직 10% 가량의 경사도밖에 안됐다는 점.
여기부터는 지용이가 동영상으로 찍은 몬테 그라파의 스틸샷으로 대체합니다.


몬 테 그라파의 살토 델라 카프라로 향하는 길.  처음에는 마을이 등장하는데, 마을의 경사도도 만만찮은 12~14% 정도가 지속됩니다.  간간히 길 안내를 하는 스태프만 보이고, 이후 나무가 빽빽한 푸르른 숲길이 등장합니다.

정말이지 지로의 산악왕=초록색의 공식이 만들어진 이유를 확실하게 알겠더군요.

계속해서 헤어핀이 등장하면서, 꾸준하게 10% 이상의 경사도가 이어집니다.  여기까지는 프랑스의 알프스에서 흔하게 겪은-_- 일이라 그러려니 하면서 올라갑니다.  다만 아까 본 max 24%의 표지판 때문에 힘을 어느 정도 아끼면서 올라갑니다.

한 8km 왔을까......  갑자기 엌!
갑자기 경사도가 무지막지하게 높아집니다.


으어으엉으아어아아으으어아아엉 20% 버틸수가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다시 살짝 15% 정도로 경사도가 낮아집니다.

숲길이 계속되는데, 그나마 조금 탈만 합니다.
케이던스를 보니, 35 정도로 왔다갔다 합니다.
????


바닥엔 경사도 뿐만 아니라 이런 귀여운 메세지들도 많이 써 놨습니다.  홉홉홉
힘내란 소리 같은데 별로 도움은 안되고 그냥 헛웃음만-_-ㅋㅋ


라피나렐로 코스임을 알려주는 표식과 카프라의 정상까지 3km 남았다는 표지입니다.


3km를 28분 동안 오른 적 있으신가요? ^^ 헤헷
3km 지점을 조금 지나 다시 경사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으앜 20%!!!!!

마지막 2km 지점부터 경사도는 20%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마지막까지 18% 이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거 느껴 보셨나요?  시팅으로는 도저히 케이던스가 25로 돌아가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계속 댄싱을 했더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아 내 허리...........
이 구간 평균 케이던스가 33이 나오더군요-_-;;;  파워미터고 뭐고 아 그냥 컴팩트 크랭크 끼고 올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게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사방팔방 끌바 하는 분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저는 늦게 올라가서인지 저희보다 실력이 좀 떨어지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분들은 죄다 끌바....  다들 컴팩트 크랭크에 28t 스프라켓을 장착했는데도 하하하하....  다행히 저는 초반에 페이스 분배를 하면서 힘을 아껴서인지 막판에 끌바를 하지 않았는데, 초반에 저희를 제치고 올라간 사람들 중간에 다들 제끼고 올라갔습니다.  대부분 끌바하고 계시더군요 ㅋㅋㅋ  심지어는 격하게 올라가다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면서 푹 쓰러지며 쥐가 낫다고 울부짖는 분들도........  하지만 다들 멈추면 끌바라는 걸 알기에 시크하게 무시하고 얼른 비켜가는 사람들....  아아 이기적인 사람들

면님은 컴팩트 크랭크에 25t여서 걱정했는데, 놀랍게도(!) 끌바는 면했습니다.  클릿을 한번 빼면 절대 못 낄 것을 알기에 죽어라 올라갔다네요-_-ㅋ


더군다나 이날 구름이 많이 끼면서 몬테 그라파에 습기가 가득해, 바닥은 이미 젖어서 미끌미끌했습니다.  20%의 경사도에서 댄싱을 하면 계속해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는데, 그렇다고 앉아서 올라갈 수 있는 기어비도 아니고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정말 미치겠더군요;;;

계속해서 엄청난 경사도가 이어지며 간신히 올라갑니다.


안그래도 높은 경사도인데 저 앞에 더 올라가는 길을 보니 멘탈 폭풍 붕괴.......  으어어어어엉 여기 뭐야 ㅠㅠ


평소엔 이렇다고 합니다.  여기가 최대 경사 24% 찍는 곳입니다.
저 구간에 들어서니


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대체 이걸 그린 의도가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주행 안하면 못올라갑니다-_-;  근데 길도 좁아서 저렇게 돌다가 타이밍 놓쳐서 클릿 빼는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ㅋㅋㅋㅋ

계속해서 올라가면서 이탈리아의 미친 도로에 대한 고찰을 계속 합니다.  도대체 이런 길을 뚫은 의도가 뭘까?  정말 여기 사람들 정신이 나간건가?  하는데 동네 사람들이 차를 몰고 자주 출몰하네요-_-;;;;
재미있는게 끌바 하는 사람에게는 길도 좁은데 얼른 비키라고 클락션을 마구 울리지만, 힘겹게 타고 올라가는 사람에겐 기다려 줍니다ㅋㅋㅋㅋ 뭔가 이탈리아스러워......


이제 거의 다 올라왔어!


고개를 들어서 봐봐


바로 살토 델라 카프라, 산양의 점프에 도착했습니다.  아아 감격 ㅠㅠㅠㅠㅠㅠㅠ


라피나렐로 당시엔 구름 때문에 정상의 날씨가 안좋았는데, 평소에는 이런 입이 쩍 벌어지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물론 풍경 볼 정신 같은건 이미....


근데 다 온줄 알았는데 저 앞에 물 보급소까지 계속 업힐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바닥에 얘들아 수고했어 라고 써주는 센스.


경치 좋은 날 산양의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라고 합니다.  올라오는 도중에도 도로 바로 옆이 절벽이라 바로 밑에 마을이 보이는게 약간은 섬찟할 정도입니다. 


몬테 그라파의 살토 델라 카프라 길.  미친듯한 헤어핀의 향연-_-;;;;;


살 토 델라 카프라는 총 12km의,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발딱 서는, 라피나렐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후 약간의 내리막을 내려간 후, 완만한 오르막으로 몬테 그라파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몬테 그라파 막판에도 경사도가 상당히 세지는 구간이 있어 최대 18%의 경사도가 있습니다.
저와 면님은 살토 델라 카프라 정상에 오른 후, 물 보급을 해주는 영감님들이 곤니치와!!!!!  야뽄!  야뽀네즈!!!! 와 일본인!!!! (앗 동양여자!) 라며 격하게 환영해 주시더군요 ㅋㅋㅋ 정상은 구름으로 뒤덮여 추워 죽겠는데 머리에 물도 끼얹어 주시고;;; 
하지만 너무 뒤쪽 그룹과 올라와서인지 심판이 여기서 그라파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면 컷오프 타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으니, 옆쪽 샛길로 내려가서 메디오폰도 코스로 바로 합류하라고 합니다 ㅠㅠ  저희 뿐만 아니라 옆에서 끌바 하던 아저씨들, 뒤에서 천천히 오던 분들 모두 저쪽 길로 내려가라고 인도합니다.  너무나도 아쉬웠고, 면님도 체력이 남은 상태여서 다음 업힐에서도 다른 분들 다 제치고 올라갈 여력이 있었는데, 어쩌겠나요 심판이 그러라 하는데 ㅠㅠ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내려오는데, 이쪽 코스도 카프라 코스 못지 않게 경사도가 장난 아니더군요.  습한 날씨에 도로의 경사도는 엄청나고, 길도 좁아 위험한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마침 동네에서 MTB 타시던 분들이 심판의 요청으로 길을 안내해 주셔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위는 원래 롱 코스, 아래는 저와 면님이 카프라 정상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온 코스입니다.  몬테 그라파 정상에는 오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름 하이라이트는 타고 와서 다행이랄까요.



위는 원래 코스, 아래는 제가 탄 코스.  내려오는 길도 엄청난 경사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몬테 그라파 정상의 아름다운 분지를 못봐서 너무나도 아쉽더군요.
그래서 내년에 또 갈 이유가 생긴 것 같네요 하하하하....

여튼 지용이의 카메라를 통해 계속해서 몬테 그라파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카프라의 물 보급소를 지나 그라파의 분지로 내려갑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집니다.  다만 내리막 도로도 매우 좁아서 추월이 아주 힘든 수준입니다.


그리고 몬테 그라파를 향해 올라가는 도로.


날씨가 좋을 땐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알프스와는 또다른 운치가 있는 푸른 언덕.


절벽을 뚫어 만든 터널도 3개를 연달아 지나가기도 하고


깎아지르는 절벽에 난 아슬아슬한 도로를 지나갑니다.


날씨가 좋을 때 가야 할 이유.  몬테 그라파를 오르는 수많은 길은 모두 특색이 있고 모두 다른 경치를 자랑한다고 하더군요.


수목 한계선 위에 위치한 몬테 그라파의 정상.  저 앞의 도로가 정상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라파의 정상 치마 델 그라파 Cima del Grappa에서 찍힌 지용이의 사진.


그라파의 정상에는 보급소가 있으며, 일방통행 길이기 때문에 올라온 길로 다시 500m 가량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좁은 도로에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올라오는 차, 내려오는 차로 약간은 북적북적 합니다.


그라파 정상에서 내려가는 지용이와, 꾸역꾸역 올라오는 참가자들.  모터사이클도 지나가고, 차량도 지나가면서 약간은 위험해 보입니다.  물론 다들 상식 선에서 행동하면 사고가 나진 않을 구간입니다.  서로 조심하면 되는 거죠.


그라파의 내리막 구간에서 찍힌 지용이.


하지만 내려오는 길바닥 상태는..........
누가 비단결 같은 한국 도로를 까나요? ㅠㅠ
여긴 바닥 갈라져 있는 건 기본이고 낙석도 있고 말똥도 있고 무서운 동네입니다.


몬테 그라파를 내려와 있는 보급소.  작고 오래된 듯한 로마식 건축물도 있는 그런 마을 중심가에 보급소가 있는게 참 아기자기하고 이쁘더군요.


그리고 바로 다음 언덕 정상인 콤바이 Combai.  여기도 나름 해발 400m로 시간 꽤나 걸리는 오르막이었습니다.  경사도는 크게 높지 않은데 오르락 내리락 하는 지형인데다 다들 꽤나 빠른 속도로 올라가더군요.


4 번째 언덕 정상인 콤바이에서의 저와 면님.  몬테 그라파를 다 오르진 않았지만 면님의 컨디션이 점점 하락하더군요.  코스가 어떻든 간 200km 이상의 대회는 힘든 법인데, 몬테 그라파 같은거도 오르고 나서 이런 코스를 타는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라피나렐로의 코스 표식.  주위에 아무도 없더라도, 갈림길에서는 이 표식만 보고 따라가면 됩니다.  물론 왠만한 갈림길에는 다 스태프들이 깃발로 방향을 알려줍니다 ㅎㅎ


라피나렐로의 마지막 언덕.  언덕에 진입하기 전 GPM 9km라고 써 있는 표지판을 보니 아.......
마지막 언덕까지 만만치 않습니다.  경사도가 높으면 높은데로 힘들고, 경사도가 낮으면 낮은대로 힘듭니다.  마지막 언덕인데도 경사도가 낮은 구간에서는 다들 탄력을 받아 쭉쭉 밀고 올라갑니다.


최 선두는 이미 레이스 초반에 따라잡지 못해 놓치고, 그 다음 그룹으로 달리는 지용이.  다들 너무나도 잘 타서 놀랐다고 합니다.  저희는 도중에 하산했지만, 몬테 그라파 정상까지 찍고 온 다른 그룹에 잡혔다 놓쳤다를 반복했는데, 다들 너무나도 안정된 페이스라인을 형성하더군요.  교대도 자유롭지만 협조적으로 이루어지고, 서로 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가깝게 타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사람 없이 다들 수신호와 경고를 잘 합니다.


마지막 업힐에서의 면님.  이 사진도 사셨습니다-_-ㅋㅋ
마지막 업힐은 길이 9km의 평범한(!) 업힐이었는데 오르락 내리락이 좀 있어서 순간 경사도가 심하다가도 약해지고 그러더군요.  마지막까지 적절히 진을 빼놓는 그런 코스였습니다.
웃고는 있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체력......

이 언덕 직전의 마지막 보급소에서 파우스토 일행을 만났습니다.  보급소에서 빵도 먹고 콜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모터사이클도 몰려오고 팀 피나렐로 사람들이 우르르르르 몰려오더니 파우스토가 있더군요.  뭔가 분위기가 '사장님 제가 앞에서 끌어드리겠습니다' 삘이 나는 그런 그룹이었는데, 그런 대략 30여명이 보급소에 들이닥치더니 초스피드로 콜라, 빵, 물을 먹고 마시고 채우고 약 30초 후 다들 우르르르르르르 출발.  한바탕 보급소를 휩쓸고 간 약탈자들 같더군요 ㅋㅋㅋ


피니시 사진.  막판에 힘들어 했고, 비록 중간에 약 40km 가량을 덜 탔지만, 나름 스프린트까지 하며 잘 피니시한 면님.


하지만 제가 이김 헤헷.
막판 코스는 최근 트레비소의 성벽이 보수공사 중이라 구불구불 피해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코너를 도니 바로 피니시가 으잉?ㅋㅋㅋㅋㅋ


피니시 후 무비스타 선수, 플라미니아 선수 등과 함께 사진을 찍은 죠반니옹.  스타트 라인에 늦게 도착해 프로 선수들을 못보고 시합을 뛴건 지금 생각해도 좀 아쉽더군요.


라 피나렐로의 파스타 파티.  배번에 달려있던 티켓을 떼서 내면 프랑스와는 다르게 따뜻하게 조리된 맛있는 파스타를 종류별로 고를 수 있습니다.  맥주도 공짜고, 각종 음료수도 제공됩니다.  역시 이탈리아....


피니시 라인 근처.  아침에 출발했던 피아짜 데이 시뇨리 근처의 또 다른 피아짜(광장)입니다.  트레비소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상식이 준비되던 모습.  피곤해서 얼른 호텔로 돌아가느라 시상식은 못봤네요.  딱히 상금은 없던 것 같은데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였음이 분명합니다.


먼저 호텔로 돌아와 라피나렐로 완주 인증샷ㅋ
지용이는 총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000여명의 롱 코스 참가자 중 32위를 차지했습니다.  좀 더 앞에서 출발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워 하더군요.  몬테 그라파의 오르막 구간의 시간 측정과 순위발표도 따로 해주는데, 여기서는 40위를 했습니다.  그란폰도의 참가자들이 아마추어 뿐만 아니라 프로를 준비하는 사람들, 실제 프로들, 은퇴한 프로들이 즐비한 것을 감안하면 꽤나 좋은 성적을 차지했습니다.


빨간색 셔츠를 입은 피나렐로 시티바이크를 타는 사람이 안드레아 피나렐로입니다.  파우스토의 동생으로, 올해는 라구르메를 조직했더군요.  열정적인 아마추어 라이더였는데, 올해 라피나렐로가 있고 얼마 안 있어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레이스가 끝나고 제가 탄 도그마2를 반납합니다.  제 취향대로 안장과 크랭크를 제 자전거에서 교체해 달았지만, 원래는 시마노 듀라에이스 크랭크와 모스트 흰색 안장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도그마2 그란폰도 에디션의 모습. 
Di2 전용 프레임으로 깔끔한 배선이 되어 있습니다.  예전보다 한결 두터워진 헤드튜브의 하단이 돋보입니다.


제 이름이 써 있네요.
밑에 있는 사인은 죠반니 피나렐로옹의 것입니다.


의외로 굉장히 편했던 모스트 핸들바. 


최고의 자전거 답게 최고의 부품들로 구성되었던 도그마2.  휠은 그란폰도용 답게 알루미늄 클린쳐인 레이싱 제로였습니다.  근데 레이싱 제로인데 왠 피나렐로 버전이라는 데칼이 있더군요.  기존 제품이랑 다른점은 없는거 같던데-_-;;;

구동계를 제외하면 핸들바-프레임-물통케이지-휠-타이어 등등.  브랜드 일체화에 큰 노력을 하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사실 어지간한 브랜드 아니면 다른 부품 제조사들에서 OEM도 안해줄텐데, 새삼스래 당당히 메이저로 남은 마지막 이탈리아 브랜드 피나렐로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콜나고, 비앙키 등등 다른 회사들은 이미 창업주들이 다른 자본에 넘긴 상태이지요.


반납된 다른 사람들의 도그마2들. 

얼른 자전거 반납하면서 제 부품 분해하고 뭐 하고 하느라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합니다.  어버버 하고 있으니 어느덧 저녁 시간.
오늘은 트레비소에서 마지막 만찬으로, 버스를 타고 오늘 넘었던 고개 중 하나 근처의 산 중턱 레스토랑으로 간다고 합니다.


역시 이탈리아 답게, 다들 버스에 안타고 호텔 앞에서 꾸무적꾸무적 노닥노닥 거리던 상황.  저희가 타니깐 '아 출발하나보다'하며 우르르 타기 시작하더군요ㅎㅎㅎㅎ
한참을 골아 떨어져서 가다보니 레스토랑에 도착합니다.


언제나처럼 야외에 애피타이저들이 가득.  각종 와인과 샴페인, 알수 없는 맛있는 술과 음료수 등이 계속해서 서빙됩니다.  여기서는 조리사들이 즉석에서 튀김 요리도 해주고, 버섯이랑 해물 요리도 해주더군요.  너무 배가 고파서 일단 나중 생각하지 않고 와구와구 먹어 뒀습니다.


으엉 다들 세미정장 입고 있는데 우리 일행만 츄리닝에 반바지 ㅠㅠ  다음에 갈 땐 꼭 긴바지 정도는 가져가야겠네요.


본 만찬장의 모습.
만찬이 바로 시작하지 않고 다들 노닥노닥 거리며 친목질을 하고 있을 때, 동양에서 온 3명은 일본인들과도 별로 친해지지 못하고, 너무 피곤해서 휴게실의 소파에서 골아떨어졌습니다-_-ㅋㅋㅋㅋ


만찬장과 조리실 사이에 있던 휴식 공간.


드디어 만찬장 진입!
오늘도 여전히 식탁에는 각종 빵, 치즈, 탄산수와 생수, 와인과 촛불이 있습니다.
뭔놈의 컵이랑 포크랑 나이프가 이리 많은지-_-;;;;  주류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조금 힘들더군요-_-;;;


프리찬떼(탄산수)와 나투랄레(생수)


북적북적.
얼른 밥 달란 말이에요!!!!!
저희 테이블에는 사진에 보이는 프랑스 지역 딜러 3명과 이탈리아 부부 같아보이는 두 분, 그리고 파우스토의 친척같아 보이는 피나렐로의 여직원이 합석했습니다.
물론 다들 대화는 그닥.... 어색어색 그냥 밥 빨리 주세요 우걱우걱 씹으면서 어색함을 해소하게 라고 느꼈습니다-_-;;;


바로 뒷 테이블에는 죠반니옹과 파우스토 일가, 그리고 미구엘 인두라인이!!!!
죠반니 할아버지도 맛있는거 잘 드시더군요.


프랑스 지역 딜러 3명.  뭐라고 자기들끼리 수근수근.  우리도 우리끼리 수근수근.  대화는 거의 오가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와아아아아 서빙이 시작됐다!!!!
첫번째는 고기와 송로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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