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웃백에 들어서다.
에디터 : 박규동

호주의 시골을 현지인들은 아웃백(Out Back)이라고 한다.
단지 시골이라는 뜻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 이를테면 버려진 땅, 살 수 없는 땅, 개척되지 않은 땅, 물이 없는 땅...등으로도 다 표현이 되지 않는다.  호주는 지구의 대륙 분포로 보면 5.7%나 되며 우리나라 남한의 약80배에 해당된다.
인구 2천만 명. 우리나라 남한 인구의 절반도 안된다. 인구밀도 2명/평방km. 인구의 대부분은 동서 해안선에 있는 대도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아웃백에 들어가면 거의 무인지경이다. 도시와 마을 간의 거리도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자동차로는 그다지 어려운 사정은 아니지만 자전거로는 마을에서 마을까지 며칠 동안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짐이 많아지는 것이다.

장비는 보온병에서 예비 튜브까지 가볍고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텐트를 치고 자전거를 서로 기대어 세운 다음 방수커버를 씌워둔다.
트레일러에도 커버가 있어 대부분의 짐은 트레일러에 실어놓은 체로 커버를 씌워둔다.

물이 20리터이면 무게가 20kg이다. 그러나 물은 줄일 수가 없다.
트레일러를 끄는 연결막대는 왼쪽에 하나만 있는데도 그 무게와 속도를 잘 견디어 주었다.
트레일러 가운데 있는 게 물통이다

8월 25일(日)     야영. 도로옆 숲(고어 1km후방)
                 워익 → 고어

08:30워윅에서 출발
08:50맥도날드에서 아침식사 머핀2개 핫케익2개 커피2개:$10.50
09:15-09:50식량구입 스테이크7조각 $7.74, BBQ소스373ml, $1.91 메론1개, $1.29 레몬쥬스2리터, $2.01 양배추, $0.99 양파5개, $0.59
10:47휴식 레몬쥬스
11:45휴식 파워바
12:50-14:10점심식사 쉼터(Explorer Cunningham) 워익30km후방 물탱크,화장실 있슴.스테이크,계란후라이,식빵,레몬쥬스,짱아치 물15ℓ가량을 가지고 출발
14:45휴식
15:40휴식
16:15휴식 레몬쥬스
17:00고어(Gore)에 도착 도로옆 숲속에 야영
남위:28°17.8′동경:151°29.1′
저녁식사 된장국,스테이크,밥, 짱아치,녹차

최고속도45.8
평균속도14.1
운행시간4.47.43
주행거리67.77
누적거리237.4

계속되는 은근한 내리막길, 그렇지만 길이 파도를 치고 있다. 1km쯤 간격을 두고 올라갔다가 또다시 1km를 내려가기를 반복 한다. 힘들여 오르고나면 내리막길은 삽시간에 끝나버린다.

이곳에서는, 푸른 초원에 소 떼가 어슬렁거리는 것은 이미 풍경이 아니다. 양떼가 노을에 젖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도 낭만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호주의 생활이고 경쟁일 뿐이다.
이곳에서는 소나무가 있고 암석이 뿌리치는 우리나라 뒷 동산이 풍경이 되고 경이로움이 되는 곳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니 땅은 사막으로 진행되고 모든 식물들은 강열한 태양에 견디지 못하고 메말라 간다.
우리가 달려온 3일, 브리즈번에서 멀어질 수록 차량도 줄어들고 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구멍가게라도 있는 곳을 거쳐 갈려면 40-50km를 가야하니 자전거 투어의 거리로서는 만만치가 않다. 지금부터 이러할진데, 사막지역에서는 어떨 것인가?


목적지 잉글우드(Inglewood)까지 가지 못하고 고어(Gore) 부근에서 캠프를 하였다.

도중에 길가에 핀 야생 목화도 보았다. 솜털이 다부지게 번져 있었다. 그런데 이 더위가 기승하는 곳에 왠 솜나무란 말인가? 솜은 추위를 견디기 위한 게 아니라 더위를 막아주는 것이란 말인가! 솜나무 다시 생각해야 겠다.

캥거루, 포썸, 코알라, 들쥐, 토끼... 도로변에 수 없이 나뒹구는 야생동물들의 시체가 자동차와 충돌하여 생긴 것이라니! 차량들의 앞 범퍼가 튼튼한 건 물론이고 그 앞에 이중 삼중으로 충격방지 쇠막대기를 달고 다닌다.
이름하여 캥거루 바, 동물과 충돌 하였을 때 충격을 막아 주는 장치이다. 소형차량은 캥가루와 충돌하여 자동차가 전복되고 사람이 다친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원정에 적응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서두를 것도 없는 것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먹어야 힘이 난다는 것을 알아차린 몸은 음식을 받아 준다.
좌측통행 차량 흐름에 대한 경계심과 공포감도 줄어들었고, 이미 준비되어있는 식량 10일 분에 보태어 현지에서 어떤 걸 구해 먹어야하며, 항상 오후가 되면 물을 20ℓ가량 보충해서 다녀야겠다는 걸 알았다.
아직 태양은 강열하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한 편이다. 지나가는 차량들의 격려에 손을 흔들어 대답해 주는 여유도 생겼다. 쉼터에서 만나는 호주 노인들과도 자주 얘기를 나눈다. 이런 것들이 3일 만에 적응되어진 것들이다.

오늘은 늦게 출발한 탓에 7cm도 제대로 운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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