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 - (6)창원시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창원시는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삼은 계획도시이다. 창원은 지형이 분지라 대부분이 평지이며, 도로 또한 반듯하게 설계하여 자전거를 이용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지형적 조건과 '벨리브'로 인한 공공자전거의 뜨거운 관심은 창원시 공공자전거 '누비자'의 탄생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10월 22일, 터미널 20개소에 누비자 430대로 시작한 누비자는 현재 119개 터미널과 2,030대의 자전거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의 벨리브 스테이션 간의 거리가 300m인 것을 감안한 목표로 300개 터미널과 5,000대 자전거를 설치할 예정이다. 올 7월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통합되면 목표는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주창을 없애고 설치한 창원시청 앞 누비자 터미널

한국형 공공자전거로서 누비자가 최대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창원을 많이 찾고 있다.
이와 같은 누비자의 성공 요인은 자전거도로와 같은 인프라의 수준이 높아서일 수도 있지만, 하승우 자전거정책 보좌관은 "무엇보다도 행정기관의 의지와 예산, 운영노하우가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본다"고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

창원시는 재정력 지수(기준재정 수입액/기준재정 수요액)가 1을 넘어 자체세입으로 지자체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재정자립도가 높다.
또한 누비자 터미널 건설시 항의민원에 대한 설득과 설치 지속의지를 보여주었기에 이만큼의 성공을 거뒀다는 의미이다.

누비자(NUBIJA)는 Nearby Useful Bike, Interesting joyful Attraction의 줄임말

누비자는 편도 이동, 보관, 주차, 유지관리 면에서 자가 자전거 이용보다도 이점이 많다.

타지역의 공공자전거는 대여와 반납이 동일한 곳에서 이뤄지는 편이고, 자전거 수가 적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지 않다.
누비자는 현재 43,000여 명의 회원(창원시 인구: 50여 만명)이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작년에 외지인도 9만명 이상이 누비자를 탔다.

누비자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의 3/4정도가 누비자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통근통학(38%), 여가선용(34.6%)으로 많이 이용했다.
누비자 도입 후 2009년 9월까지 이산화탄소 감소 (1,486톤), 에너지 절감(10억원)의 효과가 나타났다.

누비자 터미널의 키오스크
키오스크를 통해 대여를 하고, 터미널 현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단에 CCTV를 통해 실시간 현장을 파악한다.

기자가 대형마트 앞 터미널에 있는 마지막 자전거를 대여해서 빠진 체인을 넣는 동안,
누비자 운영트럭이 나타나 비어있던 거치대에 자전거를 보충했다.
누비자 앞쪽에는 간단한 짐을 실을 수 있는 바구니와
주행속도, 주행거리, 평균속도를 볼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거치대에 주차된 누비자 자전거

자가 잠금 보조장치와 RFID 태그가 내장되어 있고, GPS가 장착되어 도난사고가 없다.
회원용인 마이비 교통카드와 자전거 사랑카드,
비회원용인 휴대폰 등을 이용해 손쉽게 대여할 수 있다.
앞 허브에 장착된 허브다이나모를 이용해 전조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하 보좌관은 "처음에는 누비자가 개인의 자전거 활용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지만, 이제는 규모가 커지게 되면서 공공자전거 이용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입 초기에는 자가 자전거가 고장날 경우, 수리하기 보다는 폐기하고 누비자를 이용하는 시민이 많아 폐기 자전거 수집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자가 자전거를 이용할 때 생기는 보관과 주차에 관한 고민을 갖던 시민들이 누비자로 대체한 것이다.

박숙종 자전거정책 담당관은 창원시의 자전거 교통분담율이 10%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통약자(학생, 저소득층)들이 대중교통에서 공공자전거로 많이 전환했고, 가까운 거리(1~3KM)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편이라고 한다.


창원시는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보험, 자전거교실, 자출 인센티브 제도 등을 실행하고 있다.

향후 누비자 국산화와 대중교통간의 환승할인제를 도입하고, 터미널 태양광 캐노피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버스 자전거 캐리어 설치와 자전거주차장 건설, 자전거 신호등을 계획 중이다.

따뜻한 봄날씨 속에 누비자 외에도 자전거를 타는 창원시민들이 제법 많았다.

자전거 인프라와 행정력, 지속의지가 만들어낸 현재의 누비자는 세계적 수준의 공공자전거다. 한국 실정에 맞는 운영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누비자가 여타 지자체가 추진 중인 공공자전거의 미래를 제시하길 바란다.

누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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