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로드 투어, 해발 3275m 울링 업힐 도전
2016-08-03   박창민 기자

구름을 한번 올라선 듯 비가 그치고 다시 맑아졌다. 하지만 또 다시 더 짙은 구름 속에 들어가며 30m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안개가 짙어지고 곧이어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정상은 보이지 않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만으로 숨쉬기에도 버거운 3000m 고도에서 무거운 다리를 들어올려 페달링을 이어간다.
땀이 섞인 빗물이 흐르며 눈을 따갑게 하고, 비와 땀으로 젖은 자켓 속의 지친 몸은 아이러니하게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다.

동북아시아, 최고 해발의 포장 도로 울링(Wuling)

타이완에서 제일 높은 포장 도로인 울링(武嶺)은 동북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도로이기도 하다. 해발 3275m의 높이로, 우리나라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 정상이 1950m, 우리나라의 가장 높은 도로인 1330m의 만항재와 비교하면, 그 높이가 대충 짐작이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발 2000m 이하에서는 산소 부족에 의해 고소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히 해발고도에서 느끼는 높이보다 3000m를 넘는 업힐 라이딩에서 느끼는 고도는 훨씬 높게 느껴진다.
참고로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도로를 찾는다면, 인도의 카덩 라(Khardung La)가 해발 5359m로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포장도로로 기록된다. 그 다음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카라코람(Karakoram) 하이웨이로, 중국에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는 도로이며, 해발 4693m까지 오른다.
산이 많은 일본을 본다면 노리쿠라 스카이라인이 해발 2700m, 후지산을 오르는 도로는 해발 2305m까지 오르는 도로가 연결되어 많은 로드 라이더들의 도전이 이어지는 곳이다.

해발 2000m를 넘어서기만 해도 구름 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1200m 이상의 고도를 더 올라서야 울링 정상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자전거 여행의 시작은 자전거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번에 사용한 에복(EVOC) 트래블백은, 미캐닉이 가능한 라이더가 컴팩트하게 자전거를 챙겨서 가져갈 때 유리하다.


울링 업힐과 함께 하고 싶은 라이딩, 일월담

난터우에 위치한 일월담(日月潭, Sun Moon Lake) 일주는 타이완 내에서도 매우 인기있는 라이딩 코스로 꼽힌다.
한바퀴 30km의 거리로, 로드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는 외부의 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할 수 있고, 케쥬얼 라이딩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호수 내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여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울링은 호수를 중심으로 멋진 경치와 함께 원주민 마을이자 관광지인 이다샤오 부두(Idashao Pier)가 있는 마을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서 일월담을 추천하는 이유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코스라는 점도 있지만, 일월담 하나의 코스를 타기에는 좀 짧기 때문에 '울링'이라는 도전적인 코스와 함께 전후로 몸풀기 라이딩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월담 일주 코스. 출발지는 자이언트 스토어 또는 이다샤오 부두가에서 하는 것이 좋다.
지도 바로가기 : https://goo.gl/maps/dH43E9f7txA2

우리가 라이딩을 시작한 곳은 자이언트 스토어

자전거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비교적 좋은 가격에 자전거를 렌트할 수 있다.

시간당 NT$800 (한화 약 3만원)인 TCR 어드밴스 SL 라보뱅크 팀 모델은, 2시간에는 NT$1000, 3시간에는 NT$1200, 4시간 이상은 NT$1400으로, 하루 정도 렌트해도 5만원대에 가능하다.

TCR, 프로펠 등 고급 자이언트 로드바이크를 빌릴 수 있는 곳이다.

자이언트 스토어에서 코스 상세 안내도를 받을 수 있다. 영어는 없지만, 코스의 대략적인 이해와 고도표를 알 수 있다.

일월담 호수를 일주하는 라이딩은 30km 거리에 작은 언덕들이 이어져 있어서, 1~2시간 정도 생각하고 라이딩을 즐기면 된다.

출발 후 3.5km 지점에 위치한 웬우(Wenwu) 템플

과거 이 절에 오르기 위한 긴 계단은 사색에 빠질 수 있는 산책로가 되었다.

자신의 금종을 구매하여 계단 옆에 걸어두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된다.

약 9km 지점에서 마을을 만나게 된다.

이다샤오 부두가 있는 마을로 많은 호텔과 먹거리가 있어서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큰 건물들은 대부분 호텔

산 넘어로 갈 수 있는 케이블카

먹거리도 비교적 저렴한 곳이다. 차 한잔에 우리나라 돈 2000원 내외며, 맛도 매우 좋다.

우롱차 아이스크림

쌀로 만든 떡과 비슷한데, 구워서 달콤한 시럽을 발라준다.

멧돼지 볶음요리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타타호 부족을 대표하는 부엉이 모형을 각 가게마다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13km 지점에 만날 수 있는 슈안장(Xuanzang) 템플

건너편에 괜찮은 보급소가 하나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유명한 것은 차를 넣어 삶은 달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앉아 달걀과 음료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르막 내리막길, 코너링이 계속 연결되어 있어서, 로드 라이더들이 즐겨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지역의 원주민인 이타타호 부족을 대표하는 동물은 사슴과 부엉이다.


이 코스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왈라미. 출발 후 약 23km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아이스크림과 하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스크림 종류는 다양하지만 읽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림을 보면서 고를 수 있고, 저렴한 가격과 맛에 만족할 것이다.

왈라미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 삼거리를 만나면 오른쪽 풀리(Puli) 방향으로 댐을 향한 업힐이 시작된다.

금방 지나왔던 길이 저 아래에 보인다.

언덕을 계속 올라 댐으로 바로 갈 수도 있고, 잠시 오른쪽 자전거길로 들어갈 수도 있다.

자전거길이 연결된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일월담의 자전거길은 세계의 아름다운 자전거 코스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다.
기왕 라이딩을 계획했다면, 주말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자이언트 스토어에서 자전거를 빌린 후 완주증을 만들어 기념할 수도 있다.
30km 코스에 완주증이라는 것이 조금은 민망할 수 있지만, 생활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에게는 꽤나 도전적인 코스다.


서쪽 코스를 이용한 울링 도전, 이제부터 시작이다.

타이완 섬의 중심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울링은 서쪽의 난터우(Nantou)와 동쪽의 화롄(Hualien)을 잇는 도로다.
동쪽에서 출발하면 화롄에서 울링 정상까지 약 100km, 서쪽에서 출발하면 난터우에서 울링 정상까지 약 55km의 거리가 된다.
어느쪽이 더 쉽냐고 이야기하면, 항상 서쪽 코스가 조금 더 쉽다는 결론이다.
서쪽 코스는 거리 상 짧기도 하지만, 해발 480m에서 시작되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비슷한 경사를 이루면서 오르기 때문이다.
동쪽 코스는 해발 0m에서 시작되고, 초반에 다소 낮은 경사도로 이어지다가 마지막 20km의 업힐 경사각이 워낙 세서 타이완 최고 난이도의 업힐이라는 평을 받는 곳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평균 경사를 이야기하면 서쪽이 더 가파르다. 그래도 해발 480m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다고 느낄 것이다.

서쪽 업힐 코스는 보통 타이완 섬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台灣地理中心'의 바위에서 시작된다.
타이완의 중심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는 길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기도 하고, 화롄보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주로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台灣地理中心에서 울링까지의 지도
지도 바로가기 : https://goo.gl/maps/EU3tUCvrA8x

울링 업힐의 고도표를 보는 것이 난감하다.
시작점은 해발 480m 정상은 해발 3275m.
전체 평균 경사 5%.
후반부 25km의 평균 경사는 9% 수준이다.

서쪽 코스의 시작은 타이완 섬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리는 바위에서 준비를 한다.
주차장과 편의점이 있어서 보급을 준비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라이딩 시작부터 낮은 경사로 조금씩 언덕을 오르게 된다.

라이딩을 일찍 출발해야 하는 이유는, 더위도 있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시간을 피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이곳은 타이쭝에서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특히 주말에는 관광을 온 차량이 매우 많다.


사람은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는 '인정관'에서 첫 휴식을 취했다.
과거, 이 지점 위로 올라갈 경우 원주민에 의해 살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정말 끝없는 오르막길이라는 생각이다. 아직도 멀었는데...


해발 2000m에 거의 다 왔다. 태풍이 지난 후라 구름이 다이나믹하게 변했다.


해발 2000m를 넘어섰다.

이곳에는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이 있다. 해발 2050m.
사진 : 구글 스트리트뷰

해발 2000m를 넘어서며 구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구름을 지나면서, 안개와 비, 그리고 다시 맑아지기도 한다.

해발 3000m에 거의 다가와서는 완전히 구름 속에 들어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기온은 10도까지 떨어졌고, 자켓을 챙겨오지 않은 라이더들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정상을 약 2.2km 남겨놓은 곳. 여기부터 동쪽으로는 타이루거(Taroko)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정상.
2.2km가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도 별로 없었다.
3275m, 무령(武嶺)이라고 쓰고 '울링'이라고 읽는 이곳은 기념사진 촬영지로 유명하다.


성공적인 라이딩을 위한 계획

50km가 조금 넘는 라이딩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서포트 차량 없이 왕복 라이딩에 도전한다면 더욱이나 준비할 것이 많다.

1. 일찍 출발하자.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추어 바로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더운 날씨로 초반부터 지치기 쉬운 이유도 있지만,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에 차량과 섞이기 전에 대략 2000m 고지까지 오르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5~6시간을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필자는 5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후반에 추위로 인한 체력저하가 조금 더 오랜 시간을 걸리게 한 듯 하다.

2. 추위에 대비하자.
타이완의 여름은 상상 이상의 무더운 날씨가 특징이다. 온도도 높은 뿐 아니라 습도까지 높아서 라이딩을 하기에는 어려운 날씨가 되기 싶상이다.
하지만, 이런 여름이라도 해발 2500m를 넘어서면 서늘한 기운이 들고, 정상은 10~15도 정도의 기온까지 내려가서 자켓을 입지 않으면 추위를 견디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특히, 다운힐로 내려갈 계획을 가진 라이더라면 자켓을 무조건 챙겨야 한다.

3. 충분한 보급
일반적인 50km 라이딩이라면 1번의 보급이라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50km의 업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첫 라이딩 도전이라면, 거의 10km에 한번씩 짧은 휴식과 함께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 좋다. 해발 2050m까지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어서 보급을 구할 수 있지만, 그 뒤로는 전혀 구할 곳이 없다.
그리고, 2050m까지 오르는 시간보다 나머지 업힐을 오르는 시간이 더 길다는 점도 참고해 두어야 한다.

4. 계절에 대한 선택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무더운 타이완 여름에도 울링 정상은 10~15도의 낮은 기온이다. 10월이나 11월이면 날씨가 좋은 때라도 정상 기온은 보통 10도 내외, 날씨가 나쁜 날이면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내리는 곳이다.
매년 '타이완 KOM 챌린지'는 10월 말에 열리지만, 추천하는 계절은 차라리 여름이 좋을 것이다.

5. 다운힐을 생각한다면 알루미늄 휠을 선택하자.
업힐 후 서포트 차량없이 다운힐까지 생각한다면, 카본 휠을 추천하지 않는다. 50km의 코너링이 급한 다운힐이 이어지기 때문에 빨리 내려온다 해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다운힐 라이딩을 해야 한다. 카본 휠은 브레이크 성능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장시간 이용 시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펑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알루미늄 휠로 편하게 다운힐을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타이완 KOM으로 도전

동쪽 화롄에서 울링까지 오르는 길은 타이완의 가장 어려운 업힐 코스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어려운 업힐 코스로 KOM(King Of Mountain)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각종 이벤트와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대회는 10월 말에 열리는 '타이완 KOM 챌린지'로 6시간의 컷오프로 엘리트 라이더들과 함께 경쟁하는 대회이다. 그리고, '로드 투 타이완 KOM'이라는 대회가 올해 2번(4월과 9월) 열리며, 동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9시간 컷오프로 더 많은 보급과 함께 진행된다.
이런 대회로 참가하게 되면 경쟁심과 함께 더 좋은 기록을 위해 달리게 되는데, 평상 시 트레이닝을 통해 완주 및 좋은 기록 달성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번 취재도 '로드 투 타이완 KOM' 7월 대회 참가로 방문하였는데, 대회 전날 태풍이 지나가며 도로가 파손되어 9월로 연기되었고, 초청된 라이더와 취재진은 피해가 적은 서쪽 도로를 따라 업힐을 진행하였다.

오영환 선수는 KOM 대회 참가자에게 추천하는 트레이닝으로, 약 1시간 30분 동안 강도 높은 실내 트레이닝과 주말 라이딩으로 언덕이 섞인 200km 정도의 거리를 이야기했다.
처음부터 이정도 강도 높은 트레이닝이 어려우므로, 2개월 이상의 여유를 갖고 서서히 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타이완 KOM 챌린지' 또는 '로드 투 타이완 KOM'과 같은 대회를 통해 울링 업힐 코스에 도전할 수 있다.

오영환 선수는 KOM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준비한다면, 2개월 이상의 꾸준한 트레이닝을 추천했다.


로드 라이더라면, 한번쯤 꼭 가봐야 할 업힐

로드바이크를 탄다면, 게다가 우리나라에 살면서 타이완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면, 울링 업힐은 꼭 한번쯤 도전할 만한 코스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해발 2000m의 고지도 걸어서 오르지 못하는 지형이기 때문에, 로드바이크로 오를 수 있는 3000m 이상의 도로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완주의 희열을 남겨 준다.
도전할 수 있을 때 도전하자. 그래서 지금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구름 위에서의 라이딩. 로드 라이더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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