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전거혁명 현장점검―② 자전거도로] 동네마다 설치기준 달라 유명무실
솔져블루 (hoho141)       2008-11-19 11:51:11       23781



경기도 고양시 일산은 1990년대 초 신도시 조성 당시부터 자전거도로를 계획했다. 시내에 고루 자전거도로가 뻗어 있고 도로 폭도 꽤 넉넉하다. 일산 자전거도로는 보행자·자전거 겸용 도로 형식이고, 우레탄을 재질로 사용했다. 초기에 만들어진 국내 자전거도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들이다.

자전거도로 전문가인 백남철(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사는 "자전거도로 재료로 우레탄이 쓰였다는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타이어가 우레탄에 붙으면 마찰력이 생겨서 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전거 이용자들은 우레탄 도로를 피해다니는 실정이다. 독일의 '자전거도로 설치 규정집'에 따르면 자전거도로 재료로 순수 콘크리트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 박사는 "국내 자전거도로에서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가 우레탄 사용"이라며 "재료비도 콘크리트보다 더 비싼데 왜 우레탄을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도시 시범구로 지정된 서울시 송파구. 집에서 역까지, 그리고 역에서 역까지 연결되는 자전거도로망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파구 자전거도로도 일산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보행자·자전거 겸용이다. 자전거도로가 많이 확보돼 있다고는 하지만 보행자들에 의해 점유당하기 일쑤다. 풍납동 동아한가람아파트 앞처럼 보행자 공간은 없고 자전거도로만 그려진 곳도 있다.

송파구 자전거도로는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반면 마포구 망원동길은 녹색, 양천구는 노란색으로 자전거도로를 표시한다. 지역에 따라 색깔이 제각각인 것이다. 풍납동 집에서 천호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대학생 이경준씨는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자전거도로인 줄 몰랐다"면서 "보행자와 자전거가 인도 전체를 구분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는 지난 5월 망원동길에 2.3㎞ 길이의 자전거전용도로를 완공했다. 차선을 하나 줄여서 자전거도로를 확보한 것으로, 서울시내 '도로 다이어트' 1호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망원동길 자전거도로는 차도로 내려서지 못했다. 차선을 줄여 확보한 차도 공간을 인도 높이로 높인 후 자전거도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마포구청 교통행정과 직원은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충분한 도로 폭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자전거도로 폭이 너무 좁아서 차도로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망원동길 자전거도로는 자전거전용도로를 표방했지만 실제론 보행자·자전거 겸용 도로처럼 사용되고 있다. 또 빌딩이나 가게, 골목 앞에서는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게 자전거도로의 높이를 차도 수준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출렁거림이 심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과 당산역을 잇는 대로 주변에서도 요즘 도로 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전용도로 건설이 한창이다. 이미 완공된 구간도 몇 군데 있다. 당산동 자전거도로는 망원동길 자전거도로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인도가 아니라 차도 위에 설치됐다. 차도와 자전거도로는 완벽하게 분리됐다. 둘 사이에는 대리석 경계석이 놓이고 그 위로 철제 펜스까지 설치됐다. 그러나 경계석과 펜스를 이중으로 설치한 것은 중복투자가 될 수 있다.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경계석이나 펜스, 둘 중 하나면 충분하다. 게다가 도로 위로 돌출한 펜스는 도시 미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

자전거전용도로에 대한 시민들 의식도 문제다. 애써 만들어 놓은 자전거전용도로로 다니는 보행자들이 어디서나 눈에 띈다. 자전거전용도로에서도 자전거는 속도를 낼 수 없다. 당산동에 사는 자전거출퇴근자 이우용씨는 "자전거전용도로가 있긴 하지만 길이가 너무 짧고 보행자들이 많이 다녀서 자전거 타기에 불편하다"며 "차도로 다니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백 박사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라고 해도 문제점이 많기는 마찬가지"라며 "잘못 설계된 자전거도로는 예산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자전거 사고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청은 지난달 21일 자전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전거전용도로에 대한 설치기준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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