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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조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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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고 가볍게, 그러나 반드시 견고하고 아름답게"
현재 자전거를 만들고 있는 많은 제조사들의 시작이 자전거가 아니었듯 SCOTT(스캇) 역시 스키 폴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50년의 역사를 지닌 스캇은 태생 자체는 미국이지만 현재 사업을 위한 본거지는 스위스에 위치하고 있다. 태생 그대로 아직까지 스캇은 스키와 스노보드 장비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들이 만드는 자전거들은 세계최고 수준의 성능과 기술력, 디자인 등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스캇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로고 |
물론 현재 스캇은 대부분의 기업역량과 R&D를 자전거 부문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에 들이는 연구개발 비용은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다. 스캇은 주로 빠른 기록을 위한 레이싱 자전거 개발을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하는데 애딕트(Addict), 플라즈마(Plasma), CR1, 지니어스(Genius), 스케일(Scale) 등의 파생 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스캇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스캇이 생산하는 자전거들 |
1. 50년의 역사
E.D 스캇은 191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하였고 이후 뉴욕 벨 로즈에서 성장하였다. 청년기에는 암허스트 대학과 MIT에서 교육을 받았고 스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남달랐다. 이후 선밸리의 스키 리조트에서 근무하면서 고안한 당시 최초의 알루미늄 스키 폴이 현재 스캇의 시조라고 할 수 있다.
스캇이 최초로 개발한 알루미늄 스키 폴 |
이 스키 폴에 테이퍼 가공과 그립이 추가되면서 유명세를 탄 것은 1960년 올림픽, 당시 16명의 메달리스트들이 스캇이 고안한 알루미늄 스키 폴을 사용하여 메달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후 스키 산업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스캇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2. 본사 이전
1978년 스캇은 겨울스포츠가 발달한 유럽에서 보다 다양한 제품들의 개발과 공급, 세계적인 추세의 신속한 반영을 위해 스위스 프라이부르크에 유럽사무실을 개설하게 된다. 유럽사무실 개설을 통해 스캇은 미국과 유럽의 스포츠문화의 유기적인 융합을 시도하였고 현재의 스캇이 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결국 스위스의 유럽사무소는 스캇의 본사가 되었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에 위치한 스캇 본사사옥의 모습 |
3. 자전거 사업
1986년 캘리포니아 출신의 몇몇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며 산을 오르내리게 된다. 이것이 곧 산악자전거의 태동기가 되었는데 이 광경을 본 스캇은 겨울에 스키를 타듯 겨울이 아닌 계절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유행이 될 것을 미리 짐작하여 그 해 스캇 최초의 산악자전거를 선보이게 된다. 이렇게 빠른 제품개발이 가능한 이유는 스캇이 가지고 있는 미국적 감각과 유럽의 기술이 쉽게 결합되어 있는 기업의 조건에 있었다.
1989년 발명가인 본 레논과 스캇 소속 엔지니어였던 찰스 프렌치가 공동으로 제품의 개발과 테스트를 담당하였고 그 첫 성과가 에어로 핸들바에서 바로 나타났다. 이 새로운 핸들바를 통해 미국인이었던 그렉 르몽드가 뚜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전통 깊은 유럽의 로드레이싱은 유례없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된다. 이후 스캇의 제품들은 철인 삼종경기(트라이애슬론)를 위한 자전거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찰스 프렌치 스캇 엔지니어의 모습 |
당시 산악자전거는 일반 로드용 자전거와 동일한 리지드 포크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울퉁불퉁한 산악지형을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형태였다. 스캇은 1991년 유니샥이라는 제품을 개발하여 당시 딱딱하고 무거웠던 포크를 대체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통해 세계 챔피언십 대회를 우승하는 성과도 낳았다. 1991년을 기점으로 스캇은 헬멧과 가방, 의류 등의 다양한 자전거용 파생상품을 연달아 출시하게 된다.
유니샥의 등장은 산악자전거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 |
4. 스캇은 카본파이버(탄소섬유) 재질의 전문가 집단
오랜 기간 자전거의 프레임은 철 소재로 만들어져 왔다. 철제 프레임은 강도가 높고 내구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단점도 있다. 이로 인해 경량화를 거친 고급 프레임이라 할지라도 철 소재의 프레임은 2kg대에 육박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 오버사이즈 알루미늄 프레임이 등장하면서 프레임 무게가 1.3kg대로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금속제 프레임은 고유의 무게라는 문제점에서 자유롭지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항공 산업 분야에서 탄소섬유 소재의 부품들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가공을 통해 무게에 비해 강도가 높은 소재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자전거 분야에도 탄소섬유 소재가 점차 도입되기 시작한다. 이에 스캇은 1995년 엔돌핀이라는 프레임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풀 카본 프레임이었다.
2000년 스캇은 카본 풀 서스펜션 프레임인 스트라이크를 발표했는데 이는 당시 가장 가벼운 풀 서스펜션 프레임(1917g)이었다. 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 끝에 2003년 스트라이크의 절반수준에 가까운 무게(880g)를 실현한 CR1 프레임을 개발하게 된다. CR1은 스트라이크에서 단순히 무게만 줄인 것이 아니라 내구력과 뒤틀림 강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후 개발하는 스캇의 모든 카본 프레임의 기초가 된다.
스캇의 카본 프레임이 좋은 이유 |
스캇의 연구개발
CR1은 스캇의 더 빠른 자전거의 끊임없는 개발이라는 목표로 레이싱을 위한 카본 기술(Carbon for Racing)이라는 모토 아래 탄생되었다.
스캇 엔지니어 팀은 CR1을 위해 어떻게 하면 전통적인 카본 프레임 제조방법을 넘어 더 가볍고 효율 높은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끊임없이 찾았고 이를 카본 소재의 버티드 튜브에서 찾게된다. CR1의 버티드 튜브는 튜브 상단과 하단에 탄소섬유를 덜 사용함으로서 상하탄성을 증가시키고 좌우측에는 추가적인 탄소섬유를 더해 측면에서 발생하는 수축력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튜브 제조공법을 통해 CR1은 주행 중에 노면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완충하고 코너링 성능이 증가된 특성을 가지게 된다.
프레임 일체성형 기술과 새로운 경량화 기술
스캇은 CR1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가볍고 튼튼한 프레임을 위해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2005년에는 프로투어 레벨 타임트라이얼과 트라이애슬론 선수인 카메론 브라운(Cameron Brown)과 스티브 라슨(Steve Larsen)의 도움과 참여를 통해 당시 세계 최경량의 트라이애슬론 규격 프레임인 플라즈마를 발표하게 된다. 플라즈마는 CR1 기술에 기반하고 300g의 일체형 에어로다이내믹형 싯포스트를 포함하여 프레임 총 중량이 980g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스캇은 2007년 애딕트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프레임 일체성형 공법인 IMP(Integrated Moulding Process)와 새로운 경량화 제조공법인 NET(Naked External Tubeset) 기술을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프레임들은 각각의 튜브를 별도로 만들어 이를 용접하거나 접착하여 하나의 프레임을 구성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접합부의 내구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IMP는 탑튜브, 헤드튜브, 다운튜브, 체인스테이에 이르는 프레임 튜브와 포크를 일체성형함으로서 각 튜브간 접착과정을 없에 결과적으로 프레임의 경량화, 고강성, 고내구력, 고신뢰성을 지향한 기술이다. 아울러 NET는 프레임의 성능과 무관한 탄소섬유층을 제거하여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고 최적화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개발된 애딕트는 일체형 싯포스트(165g)를 포함한 프레임 중량이 790g에 불과하고 카본 드랍아웃, 교체형 합금 행어, 카본 앞 변속기 마운트 등을 장착하여 완성한 자전거의 총중량은 5.9kg에 지나지 않는다.
CR1에 대한 소개 - 출처 제논 스포츠 |
애딕트가 탄생한 같은 해 스캇은 세계 최경량의 카본 풀 서스펜션 프레임을 개발한다. 앞서 소개한 CR1, IMP, NET 기술을 통해 경량화, 최적화를 모두 거쳤고 여기에 지니어스 디자인에 기초한 누드(NUDE TC) 리어 샥을 DT 스위스와 공동개발하여 장착하였다. 누드 샥은 새로운 트랙락 TC(Tracloc TC)레버를 장착하여 손가락만으로 간단하게 3단계 트레블을 조절(110mm, 70mm, 락아웃)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로 탄생한 스파크 리미티드 모델의 완성차 총중량은 9.9kg이다.
스캇의 자전거들 |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스캇, 2009년에도 역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플라즈마와 지니어스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또 한번 스캇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