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탈 때,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끝이 안 보이는 업힐?, 줄어들지 않는 거리?, 속도를 내기 힘들 정도로 부는 맞바람? 하지만 위에 것보다도 더 힘들게 하는 것이 회음부의 고통일 것이다. 페달링은 커녕 안장에 엉덩이를 붙이는 것도 힘들어, 자전거를 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들게 한다. 일명 엉덩이가 아픈 것은 피팅이 잘못 됐을 수도 있고, 안장이 자신과 맞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이번 연재기획 소재로 안장을 선택하여, 피팅 관점이 아닌 안장 자체의 특성을 살펴보고, 안장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엉덩이 부분의 고통은 라이딩의 가장 큰 적이다. <오타쿠강 님의 사용기 중>
안장의 역사 안장은 라이더의 움직임과 편안함이라는 관점에서 자전거의 발전과 함께 한다. 1818년에 등장한 최초의 자전거라고 보는 드라이지네(draisine)의 안장은 단지 널빤지나 쿠션을 붙인 정도로 단순하고 정교하지도 않았다.
드라이지네 실물
드라이지네 이후 등장한 페니-파싱(penny-farthing)이나 하이휠 자전거에도 끔직할 정도로 불편한 안장이 달렸다. 이후 1866년 영국 안장 제조업자 본 볼트비 브룩스는 불편한 나무안장을 개선하여 가죽안장을 만들었다. 승차감이 뛰어나게 개선된 브룩스 안장은 시중에 나오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브룩스 안장 광고
자전거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자전거 제작사들의 관심은 쉽게 직진할 수 있는 완벽한 기어 시스템에 쏠렸다. 이후 1897년부터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셀레 이탈리아(Selle ITALIA)가, 1935년 셀레 산마르코(San Marco)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안장 개발이 시작됐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셀레 이탈리아. 셀레 이탈리아 SRC C64
20세기 초반, 안장에 대한 개선은 편안한 패딩을 추가한 정도로 미미했으나,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경량화를 위한 소재 개발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치중했다. 최근에 이르러 다양한 안장 제작사가 등장하여 안장에 젤을 삽입하거나 구멍을 뚫음으로써 생식기 혈류량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코 없는 안장 같은 극단적인 디자인이 등장했다.
안장 디자인 최근 안장을 두가지 이유로 완벽하게 재 디자인했다. 첫 번째 이유는 자전거 디자인이 역동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육체적인 요구를 반영하면서 안장도 극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로드바이크를 타는 사람은 날씬한 안장을 선호하는 반면 다운힐러는 더 큰 안장을 선호한다.
두 번째는 라이딩 중에 생식기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기 위해 변화했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전통적인 싱글 플랫폼 안장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다고 봤다. 전통적인 안장의 디자인이 불임과 발기부전 심지어 고환암까지 유발한다는 비판적인 기사도 나왔다. 격렬한 라이딩 중에 안장이 회음부(직장과 생식기 사이)에 압박을 가하고, 혈액순환을 막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다 보면 혈류량 감소는 발기부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일명 '전립선 안장'이라는 안장이 개발됐으며,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혈류량 감소를 막기 위해 디자인된 스페셜라이즈드의 바디 지오메트리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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