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 투어] 퍼시픽사이클, 폴딩바이크 우리가 최고!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전세계에 많은 자전거 업체와 브랜드들이 있지만, 퍼시픽사이클(Pacific Cycles)은 작은 휠을 가진 자전거 '폴딩 미니벨로'에 특화된 기술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버디(Birdy)를 시작으로 캐리미(CarryMe), 리치(Reach), IF와 같은 인기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니벨로의 OEM 생산업체로도 최고의 위치에 올라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타이완(Taiwan, 대만) 팩토리 투어를 나서며, 퍼시픽사이클을 방문한 것은 이렇듯 당연한 이유에서다.

자전거의 성장 속, 특화된 분야를 찾다.

퍼시픽사이클의 시작은 사실 여느 타이완 자전거 생산업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산악자전거를 만들고, 퍼포먼스 바이크 기반의 생산 시스템을 갖추면서 말이다.
하지만, 자전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 퍼시픽사이클은 다른 생산업체와의 경쟁보다는 특화된 기술력과 자전거로 경쟁력을 강화시키기로 했고, 그것이 바로 '폴딩'이라는 접이식 기능을 가진 자전거가 된 것이다.

퍼시픽사이클의 역사는, 1990년대 폴딩바이크에 경쟁력을 갖추면서 특화되기 시작했다.

연구개발실 한쪽에 위치한 3D 스캐너.
이 스캐너는 3D 프린터와 연결되어, 디자인되어진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현실화시키는 작업으로 사용되고 있다.

3D 프린터의 모습

실제 자전거로 개발하기 전,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호환성과 작동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폴딩의 관절 부분은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만든 후, 직접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개발 담당자는 컴퓨터의 개발 환경과 이와같은 3D 기술을 통해, 보다 더 다양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제의 가공부터 조립까지

퍼시픽사이클의 타이완 공장에서는 년간 약 4만대의 자전거가 생산된다.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전체 자전거 시장의 0.3%를 차지하는 폴딩 바이크 시장을 보면 그렇게 적은 규모는 아니다.
자전거가 대규모 생산으로 변화되는 시점에서, 퍼시픽사이클은 오히려 소재의 가공부터 철저한 품질을 통해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이더라도 강력한 경쟁력으로 그 시장을 리드하려 했다.
이곳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재인 알루미늄은 원재료가 입고되면서부터, 가공과 열처리 등의 거의 모든 작업을 퍼시픽사이클 공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일 처리는 단가가 올라갈 수 있지만, 기초적인 작업부터 확실한 품질관리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퍼시픽사이클은 이렇게 품질과 개발 기술에 있어서 경쟁우위에 올라섰고, 지금도 전세계 시장의 미니벨로 생산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퍼시픽사이클은 알루미늄 소재의 가공부터 시작하여 모든 작업을 자체 공장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다.


벤딩 작업을 통해 기본 형태를 만드는 곳이다.

폴딩바이크의 특성 상, 일반적인 기존 부품들을 거의 사용할 수가 없다. CNC 머신을 이용하여, 필요한 부품들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알루미늄 부품의 연마 가공이 진행되는 곳

내구성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아일렛은 프레임을 손상시키지 않는 저온 용접을 이용한다.

스폿용접을 통해 프레임의 기본 형태를 만들고 있다.

용접이 끝난 프레임은 열처리 작업을 통해, 강성과 내구성을 높여준다.

페인팅 작업

페인팅 후 열처리 공정이 바로 이어진다.

고급 프레임의 경우는 파우더 페인팅을 통해 더욱 내구성이 좋은 페인팅을 만들어낸다.
파우더 페인팅 작업이 막 끝나고 프레임이 이동 중이다. 바닥에는 파우더가 남아 있어서, 다음 작업을 위해 깨끗하게 청소가 이어진다.

페인팅이 완료된 후, 프레임을 일일이 검사하여 작은 결함까지도 깨끗하게 처리하고 있다.

페인팅까지 마무리된 프레임들은 조립 공장으로 이동된다.

조립이 시작되기 전 첫 공정은, 프레임이 정확하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지그를 통해 각 부품의 위치가 정확한 지 확인하고, 보정이 필요할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보정 작업에 들어간다.


조립은 데칼 작업부터 시작하여, 각종 부품의 조립 공정으로 이어진다.
이날은 OEM 제품의 작업이 라인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어서, 자유롭게 촬영을 할 수는 없었다.


프레임의 테스트 또한 현장에서 바로 실행된다. 시티형 폴딩바이크지만, 규정에 거의 2배에 가까운 강도의 테스트를 내부적으로 실시한다고 전했다.


퍼시픽사이클에 가면, '박물관'에 들러보자.

예전 본사와 새로운 본사, 이렇게 2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퍼시픽사이클은, 새로운 본사 건물을 세우면서 2층 전체를 '자전거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자전거부터, 퍼시픽사이클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만들었던 거의 모든 자전거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공간도 모자라서 곧 박물관의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지어진 신축 본사의 1층은 카페로 꾸며져 있다.

자전거 생산업체답게 다양한 자전거 소품들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2층에 올라서면 퍼시픽사이클 자전거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퍼시픽사이클에서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40여 브랜드의 독특한 자전거들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자전거들이 첫 선을 보인다.

산악자전거를 생산했던 시절, 실험적이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보였던 프레임들도 볼 수 있었다.

전기자전거에 대한 생산 능력도 꽤나 인정받은 곳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독특한 전기 스쿠터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일반적인 텐덤바이크부터 리컴번트 텐덤까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전거의 형태를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사이드카가 달린 전기자전거

그 다음으로는 퍼시픽사이클의 자체 브랜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캐리미의 초기 형태

유아용 캐리키즈는 구동계 탈착이 가능하다.

리치는 비앙키의 요청에 의해 첫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던 제품이다.

리치는 스램 eTAP을 장착한 최신 제품까지 볼 수 있다.

박물관 한자리를 차지한 테스트 라이딩 트랙.
각종 퍼시픽사이클의 자전거를 직접 테스트할 수 있다. 필자는 캐리미 테스트를 처음으로 수행하면서, 이 자전거가 실제 라이딩에서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에 놀랐다.


퍼시픽사이클, 마이클 린(Michael Lin) 대표와의 인터뷰

마이클 린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퍼시픽사이클 본사에서 그를 통해 이 회사의 철학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다행이도, 마이클 린 대표는 바쁜 일정 중에도 필자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여 주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퍼시픽사이클의 마이클 린 대표.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퍼시픽사이클은 모든 종류의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발전된 회사입니다. 저렴한 자전거를 만들어서는 중국 공장을 가진 업체들에게 이길 수 없었고, 그래서 특화된 시장 폴딩바이크에 눈을 돌렸죠.
폴딩바이크는 전체 자전거 시장의 0.3%를 차지하는 매우 적은 규모의 시장입니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미래형 이동수단으로 폴딩바이크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우리의 철학은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스포츠로 열심히 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필요에 의해 타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신체적인 장애를 가진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더욱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자전거에 비해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사용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전거의 생산보다는 '디자인'에 집중한 업체로 발전되었고, 일반적인 자전거보다 훨씬 어려운 폴딩바이크에 전문성을 가진 자전거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작은 바퀴가 더 수월하게 언덕을 오른다.

작은 휠을 가진 자전거가 무슨 장점이 있냐는 질문을 받곤 하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수퍼카를 보면 큰 바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강력한 엔진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일반적인 작은 차들은 엔진이 그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휠을 사용해야 합니다.
투르 드 프랑스를 달리는 프로 라이더들은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큰 휠을 자유롭게 페달링하여 언덕을 오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들의 절반도 되지 않는 파워를 가지고 있죠.
작은 휠은 일반인들에게 적은 파워를 가지고도 언덕을 오를 수 있는 힘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빠르지는 않지만 수월하게 언덕을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들에게 자전거를 쉽게 접근하도록 하죠.
작은 휠이 큰 휠보다 불리한 것은 평지를 달릴 때 속도를 유지하는 힘입니다. 큰 휠은 원심력과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작은 휠은 속도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 단점입니다.

작은 바퀴는 파워가 강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를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졌다.


폴딩바이크도 다양한 장르를 만든다.

자동차만 하더라도 여러가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자전거 또한 여러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폴딩바이크는 대부분 하나의 카테고리로 사람들이 취급하곤 하죠.
하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디자인에 따라 폴딩바이크가 다양한 종류로 개발될 수 있다고 봅니다.

버디는 서스펜션을 가진 폴딩바이크로 뛰어난 성능을 가졌고, 버디를 최적화시키기 위해 다년간 노력한 만큼, 모든 상황에서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버디는 모든 것에 잘 하는 제품이지만, 무엇인가 특징을 가진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팔방미인 버디는 폴딩바이크의 최적화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그래서, 우리는 리치와 같은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것은 로드바이크가 갖는 거의 모든 특성을 거의 동일하게 갖춘 자전거로 개발되었죠. 다른 점은 휠이 작고 폴딩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버디보다 20% 이상 빠른 스피드로 달릴 수 있는 것이 리치의 특징입니다.

로드바이크와 같은 지오메트리, 하지만 작은 바퀴와 폴딩 기능을 구현한 리치

IF는 오로지 시티라이딩을 위해 디자인되었습니다. 퍼포먼스보다 스타일에 집중한 것이 특징죠. 사이클 의류를 입지 않고 일상적인 복장으로 자전거와 잘 어울려야 하고, 쉽게 폴딩하여 필요할 때 보관해야 합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멋지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디자인을 했습니다.

캐리미의 경우는 휠체어 회사의 요구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휠체어를 사용하여 식구 또는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가면 휠체어의 속도가 빨라서 함께 간 사람들이 뛰어가야 쫓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자동차에 휠체어를 넣으면 자전거를 넣을 공간이 없게 되죠.
그래서, 처음 캐리미가 개발되었는데, 지금은 가장 작은 크기의 교통수단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캐리미는 심지어 걷는 속도로 탈 수 있으면서도 시속 25km를 넘는 속도까지 낼 수 있는 자전거이기도 하죠.

걷는 속도에서 시속 25km를 넘는 스피드까지 라이딩이 가능한 캐리미

미래 도시형 자전거 - 스스로 돌아오는 공영자전거 개발

현재 MIT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자전거가 있는데, 그것은 자동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공영자전거에 관한 것입니다.
러시아워에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 방향으로 많이 이동하게 되는데, 그 자전거들이 자동으로 자신의 자리로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미래형 시티바이크 중에 하나인 것입니다.
몇가지 새로운 모델들을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있는 중입니다.

열정적인 한국 라이더들에게 감명을 받다.

한국은 매우 흥미로운 자전거 시장입니다. 큰 시장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시장 중에 하나죠. 한국 라이더들은 미니벨로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매우 열정적인 라이더들이기 때문입니다.
버디 라이더들이 작년에 월드컵경기장에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처음 본 사람들이었지만, 모두들 버디를 주제로 서로 이야기할 수 있었고, 약 60명의 라이더들이 매우 춥고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모였다는 점에 매우 감명을 받았습니다.


홍콩 라이더들이 리치를 타고 타이완 일주에 나서기로 했다. 그들을 위해 준비된 리치.

퍼시픽사이클은 폴딩바이크 디자인에 집중하며, 그 기술력에 대한 철학을 가진 브랜드다. 그들은 "작은 바퀴를 가졌지만, 실제 자전거를 탔을 때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이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자 장점이죠"라며 자신의 특화된 장점을 전달하기도 했다.
내년에 다시 방문하면 리치(Reach)를 타고 타이완 일주를 떠나 보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날도 홍콩에서 온 30명의 라이더들이 리치를 렌트하여 타이완 일주를 나서기 위해 자전거를 준비한 날이어서, 그들의 제안이 더욱 솔깃해졌다.
남다른 철학으로 자전거의 또다른 분야의 경쟁력을 갖춘 퍼시픽사이클, 이들의 다음 자전거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관련 웹사이트
퍼시픽사이클 : http://www.pacific-cycles.com/Home
(주)산바다스포츠 : http://sanbada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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