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로드 투어, 타이베이의 숨찬 업힐과 먹거리
2015-12-07   박창민 기자


타이완(Taiwan)의 수도 타이베이(Taipei)에 방문한 것이 벌써 10번이 넘었지만, 얼만 전까지만 해도 타이베이에서 사이클링 문화를 만나는 것은 좀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사람과 자동차로 가득찬 도시, 그 안에 쉴 새 없이 달리는 스쿠터 행렬을 보자면, 이곳에서 활발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자전거 라이더들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산업의 탄탄한 기반을 갖춘 타이베이에서 사이클링 문화 또한 예상 외로 탄탄하고 빠르게 발전되어 왔고, 지난 '타이완 사이클링 페스티벌' 기간에 잠시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양밍산(Yangmingshan, 陽明山) 해발 800m의 숨찬 업힐

서울에 남산과 북악산같은 도심 속 라이딩 코스가 있다면, 타이베이는 북쪽에 위치한 양밍산과 남쪽에 호수 및 업힐을 갖춘 울라이 구(Wulai District)가 있다.
하지만, 타이베이의 산은 서울의 산과 달리 높고 거친 편이다. 이번에 소개할 양밍산 국립공원은 해발 1000m가 넘는 산 주위로 해발 800m에 가깝게 오르는 수 많은 도로가 20%가 넘는 경사까지 합쳐지며, 마치 유럽의 유명한 산악 코스에 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거친 라이딩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이런 산악 코스가 타이베이의 복잡한 도시에 바로 연결되어 이어졌기 때문에, 라이딩을 하다보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타이베이 북쪽에 바로 인접한 양밍산 국립공원.
이곳은 해발 800m까지 연결되는 많은 도로들이 설계되어 있어서, 업힐 라이딩을 즐기는 로드 라이더들에게 최적의 코스가 되었다.

양밍산 국립공원은 높은 산을 오를 수 있는 도로가 잘 설계되어 있어서, 로드 라이더들에게는 도전과 성취감을 안겨주는 곳이다.
또, 타이베이의 시내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복잡한 도시와 유명한 유럽의 산악 코스를 한번에 느끼는 듯한 비현실적인 코스가 이곳의 특징이다.


중국 최고의 문화재를 간직한 국립고궁박물원에서 출발

타이완 건국 시 중국 문화재의 상당수를 가져와 타이베이에 박물관을 건설하였고, 이 국립고궁박물원은 타이베이에서 꼭 들러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가 되었다.
국립고궁박물원은 문화재 뿐 아니라, 그 앞에 꾸며진 치샨가든(Chih Shan Garden)에서 만날 수 있는 느긋하고 평화로운 정원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양밍산을 향해 출발하는 라이더들이 보급품을 구매하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국립고궁박물원 건너편에 위치한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특히 자전거 거치대까지 마련된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양밍산을 오르는 라이더들이 보급품을 구매하며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 : 구글 스트리트 뷰

세븐일레븐 건너편을 보면 국립고궁박물원 앞에 위치한 아름다운 치샨가든을 볼 수 있다.

산책로와 작은 호수로 꾸며진 치샨가든은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지만, 잠시 들러서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다.

치샨가든 내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새들과 잘 꾸며진 정원이 아름다운 치샨가든


3개의 업힐과 100km의 라이딩

양밍산 국립공원을 구글맵으로 본다면 수 많은 도로에 놀라고 말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코스가 타이베이 로드 라이더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그냥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저 달리기만 해도 미시령을 오르는 것보다 험한 업힐이 도처에 기다리고 있어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양밍산 국립공원에서 이야기하는 3개의 업힐은 렝슈이켕(Lengshuikeng, 冷水坑), 시아오유켕(Xiaoyoukeng, 小油坑)의 750~800m급의 비지터센터를 중심으로 도중에 만날 수 있는 펭구에이츠에이(Fenggueitzuei)를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코스는 국립고궁박물원을 출발하여 3개의 업힐을 오르고 다시 국립고궁박물원까지 돌아오는 약 100km의 코스인데, 타이베이의 퍼포먼스 라이더들이 주말을 이용한 라이딩으로 많이 즐긴다고 한다.

구글지도로 양밍산 국립공원을 확인해 보면 수많은 도로들이 설계된 것에 놀라게 된다.
타이베이의 라이더들은 이 도로들을 활용해 다양한 코스들을 만들어 각각의 이름을 붙이곤 한다.

다양한 코스 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코스 개념도.
3개의 업힐이 포함된 77km의 라이딩. 총 상승고도는 2200m에 달한다.
렝슈이켕 업힐로 마무리한 후 출발지인 국립고궁박물원 앞으로 다시 내려오면 약 100km의 라이딩으로 연결된다.

코스 상세보기 : http://tour.xplova.com/routeDetail/?GUID=0D742EC2-A3F4-6444-BB3B-50D827786226

이곳의 업힐은 최대 24% 경사를 만나게 되는 두려움과 도전의 대상이기도 하다.

11월에도 20도를 넘는 날씨 덕분에 라이딩하기에 좋은 타이베이.
이 길을 따라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볼 수 있고, 평일이었지만 로드 라이더들도 제법 만날 수 있었다.

차량이 많지 않는 곳이지만 도로는 로드 라이딩을 하기에 제법 좋은 상태로 유지되어 있었다.

언덕을 오르며 만나는 중간 휴식지

구석구석 좁은 길도 도로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놀라웠다.

렝슈에이켕 정상 비지터센터.
이곳은 해발 770m로, 이날은 구름 속에 들어가 버렸다. 이렇듯 해발고도가 높은 곳을 오를 때는 급변하는 날씨에 대비해 방풍 재킷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

날씨가 맑은 날의 렝슈에이켕 비지터센터
사진 : 구글 스트리트뷰

해발 800m에 위치한 시아오유켕 비지터센터, 이 두 곳의 비지터센터를 중심으로 많은 로드 라이딩 코스들이 만들어진다.
사진 : 구글 스트리트뷰

비지터센터가 위치한 곳들은, 이날 구름 속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날씨가 좋다면 환상적인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비지터센터 내부에는 식당 및 매장들이 있다.

타이완의 도로에서 개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이들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처럼 서로 공존하고 서로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타이베이 야경을 위한 짧은 야간 라이딩 코스

겨울에도 우리나라 봄 날씨보다 따뜻한 타이베이는 연 중 야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약 3km의 짧지만 정상에서 멋진 타이베이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코스 하나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이 코스는 타이베이 로컬푸드 식당인 라이라이두지앙(來來豆漿)에서 두유 및 만두를 닮은 음식들을 먹고 출발할 수 있는데, 두유는 마치 두부를 갈아서 만든 것 같은 맛으로 다른 재료를 섞은 요리로도 주문할 수 있다. 음식들은 타이완의 전통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음식의 이름들은 아무리 들어도 알아 듣기에는 어려웠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라이더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타이베이 로컬푸드의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야간 라이딩과 타이베이 야경을 보기 전에 들르기 좋은 라이라이두지앙 전통 식당.

라이라이두지앙의 직접 만드는 두유.
소금 간을 한 두유는 마치 두부를 갈아서 만든 듯한 맛이 났고, 스틱같은 빵을 튀긴 후 잘라서 두유에 넣어 주는 음식은 흑식초로 간을 하여 독특한 타이완의 입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만두와 파이를 섞은 듯한 음식. 돼지고기가 들어 있으면서도 제법 깔끔한 맛을 낸다.

채소를 많이 넣은 음식이 우리 입맛에는 더 잘 맞는 편이다.

라이라이두지앙(來來豆漿)에서 출발해, 타이베이 야경을 보기 좋은 업힐 코스
구글맵 보기 : https://goo.gl/maps/4yobeRNjaaC2

메인 도로(Neihu Rd)에서 업힐이 시작되는 곳

이곳에 오르면 타이베이의 주요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펼쳐진다.
미라마(Miramar) 파크에서 타이베이 101(Taipei 101) 빌딩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이곳은 낮에 오르면 산악 트레일을 만날 수 있는데, 트레일 라이더들이 산악 라이딩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추천 타이베이 식당 '1Bite 2Go'

양밍산 국립공원에서의 라이딩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식당 중에 '1Bite 2Go(원바이트 투고)'를 추천한다. 이탈리안과 아메리칸 스타일의 음식들이 공존하는 이 식당은 타이베이의 사이클리스트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며, 영어가 함께 적혀있는 메뉴판이 있어서 주문에도 크게 어려움이 없다.
이곳의 음식들은 대체적으로 품질이 좋고 맛도 좋은 편이며, 특히 서빙되는 양이 많은 편이어서 라이딩하면서 즐기기에 푸짐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메뉴들은 이탈리안 스타일의 파스타와 파니니부터 아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와 샐러드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샐러드 하나도 식사로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게 서빙된다.

깔끔한 카페 겸 식당인 1Bite 2Go.
2개의 매장과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1Bite 2Go 중, 시린(Shilin)점을 찾았다.
이곳은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라이딩 후에 푸짐하고 좋은 식사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영문이 지원되는 웹사이트를 통해 위치와 메뉴를 미리 볼 수 있다.
웹사이트 : http://www.1bite2go.com/en/

외부에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매장 내부에도 이렇게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어서, 고급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풍이 섞인 듯한 식당 내부. 출입문 쪽은 카페, 내부는 식당으로 운영된다.

메뉴가 영문으로도 지원되고 있어서 주문하기 편했다.

아메리칸 스타일을 내세우는 식당이어서, 모든 음식들은 양이 충분하다. 샐러드도 한끼 식사에 전혀 부족하지 않을 만큼 서빙된다.

이탈리안 메뉴들도 많은데, 파스타와 파니니 등을 볼 수 있다. 두툼한 치즈와 내용물, 그리고 바삭한 감자칩이 일품이었던 파니니.

아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양이 서빙되었다.
라이딩 후에 즐긴다면 충분한 칼로리 보충으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타이베이에서 즐기는 강변 라이딩

서울에는 한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만들어진 것처럼, 타이베이는 단수이(Tamsui)강과 키룽(Keelung)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도 강을 따라 자전거를 즐기를 많은 라이더들을 만날 수 있으며, 중간 중간 만나게 되는 카페들에서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단수이 강 관도대교(關渡大橋) 서쪽에서,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지는 해에 빛나는 도시를 바라보는 것도 멋지다.
그리고, 강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이 독특한 곳이기도 하다.

관도대교 옆 자전거길에 위치한 코스트카페
위치보기 : https://goo.gl/maps/gq1CmeYfJdN2

한강 코스보다는 좁고 아기자기한 단수이 강변 자전거길

관도대교로 연결되는 자전거길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타이베이, 꼭 다시 오고 싶은 라이딩의 매력이 있는 도시

7년 동안 10번이 넘도록 타이베이에 가면서 한번도 자전거를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타이베이의 라이더들과 함께 그들의 코스와 라이딩 문화를 보며, 휴가를 내서라도 꼭 다시 자전거를 타러 오고 싶은 곳이 타이베이가 되었다.
단 하루 동안의 짧은 일정 동안 광범위한 타이베이를 둘러 보다보니 더욱 깊은 사이클링 문화를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시와 모든 것을 잊고 라이딩에 전념할 수 있는 커다란 산이 함께 공존하는 타이베이의 매력에 빠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타이베이, 다음 해외 투어로 타이베이 라이딩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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