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안 나오는 자전거 영단어
에디터 : 김수기 기자

바이크매거진을 통해서 자전거 관련 정보를 읽는 독자도 있겠지만 해외 자전거잡지 사이트나 제품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라이더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끝내고 나서 영어는 수학과 마찬가지로 어지간해서 쓸 일이 없어 간단한 단어조차 기억이 안나는 경우를 여러분도 겪고 계신가요? 저도 리뷰를 작성하면서 외국의 자료를 읽다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수능에 나올 일은 많지 않지만 해외 자전거 사이트 또는 설명서에 등장하는 단어를 모아봤습니다.


imperial (출현 빈도: ★☆☆☆☆)

첫번째이니까 쉬운 단어로 시작해볼까요?
'제국의', '황제의' 뜻으로 쓰이고, 양주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단어이지만 자전거와 관련되면 기본 뜻과 전혀 연관되지 않은 '야드와 파운드법에 의한' 이라는 형용사로 쓰입니다. 미터법을 쓰고 있는 우리로선 이런 뜻으로 쓰일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임페리얼은 속도계 설정에서 볼 수 있으며, 임페리얼의 반대말은 'metric(미터법의)'입니다.

토픽 파노바이크 어플리케이션 설정 화면에서 순간 움찔했던 단어 'imperial'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ODO는 'odometer' 즉, 적산거리(총주행거리)를 말합니다. 근데 저 위에 'ART'는 무슨 의미일까요?


puncture (출현 빈도: ★★★☆)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완전 싫어하는 단어입니다. 타이어에 구멍이 나 바람이 빠진 상태를 말하는 데, '펑크', '빵꾸'라고 하기 때문에 자주 잊어버리기 쉬운 단어입니다. 핸들바 중 플랫바가 있는데 여기의 플랫(flat)도 바람이 빠져 평평한 상태를 말하죠.
연관 단어로서 '스네이크 바이트(snake bites)'가 있습니다. 라이딩하면서 뱀에 물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턱과 같이 각진 곳을 지나가면서 펑크가 날 때, 튜브가 뱀에 물린 것처럼 2군데 구멍이 난 것을 말합니다. 스네이크 바이트는 튜브에 바람이 적은 상태에서 림과 장애물 사이에 튜브가 물려 길게 구멍이 나서 펑크 수리가 쉽지 않죠. 항상 적정 공기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누스 타이어, 튜블리스 타이어+ 실란트, 펑크 수리 공구 등 펑크를 대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tapered (출현 빈도: ★★★★☆)

바지를 보면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핏을 테이퍼드핏이라고 합니다. 자전거에서도 'tapered'가 많이 사용되는데, 헤드튜브를 언급할 때 항상 등장합니다. 위는 1.125인치, 아래는 1.25인치를 초과하는 크기의 헤드튜브를 테이퍼드 헤드튜브라고 합니다.
자전거에서 크기가 커진다는 의미는 강성이 커진다는 뜻으로 테이퍼드 헤드튜브는 강성과 조향성을 위한 디자인입니다.

트렉 E2 헤드튜브는 1.125-1.5인치 사이즈의 테이퍼드 헤드튜브로 측면 강성을 높여 코너링 시 커지는 하중을 잘 받쳐주어 조향성이 안정적입니다.


asymmetric (출현 빈도: ★★★★☆)

'비대칭의'라는 뜻의 이 단어는 프레임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좌우가 비대칭이라고 하는데, 자전거도 드라이브 사이드와 논드라이브 사이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다르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사이드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 프레임을 비대칭적으로 설계하거나 휠셋 스포크의 숫자를 2:1 비율로 구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펄크럼(FULCRUM)은 드라이브 사이드 강성을 위해 좌우 스포크 수가 2:1 비율의 비대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ntegrated (출현 빈도: ★★★★☆)

'통합적인'의 뜻의 이 단어는 에어로 로드바이크와 관련되어 자주 사용됩니다. 시트포스트는 분리되지 않고 프레임의 일부가 되고, 스템은 핸들바와 합쳐지며, 브레이크는 포크에 다이렉트로 장착하는 것을 넘어 포크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부품 통합의 중심이 됐습니다.

자이언트의 ISP(Integrated Seat Post) 시트포스트는 적정한 길이로 시트포스트를 잘라내고, 시트 마스트로 높이 조절이 가능한 통합형 시트포스트입니다.


strength (출현 빈도: ★★★☆☆) VS rigidity, stiffness (출현 빈도: ★★★★★)

칼을 들고 위협하는 강도가 아닌 '强度'를 뜻하는 단어로 '강성'과 혼동되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도는 물체가 파괴되기까지의 저항을 말하며, 물체의 강한 정도를 말합니다.
'강성'으로 해석되는 'rigidity'와 'stiffness'는 카본 설명에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강성은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 변형에 저항하는 정도로 강성이 낮은 프레임은 힘전달력이 떨어집니다.

카본은 강도가 철보다 강하고, 강성이 무게 대비 높습니다. 하지만 카본 원사의 직조 방법과 레진에 따라 강성과 탄성을 조절할 수 있어 부위마다 특성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speed (출현 빈도: ★★★★★)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아주 쉬운 단어를 골라봤습니다. '속도'라고 알고 있는 단어는 구동계에서 사용되면 '기어단수'라는 뜻으로 쓰는 거 다 아시죠? 11단을 11-speed 또는 줄여서 11spd라고 씁니다. 11단은 한자로 쓰는 경우에도 직역한 '빠를 속(速)'을 사용해 11速으로 표현한다고 하네요.

로드바이크는 이제 11spd가 중급 구동계까지 확산됐고, 산악자전거도 11speed가 늘어나는 추세죠. 


geometry (출현 빈도: ★★★★★)

선과 면, 도형 등 대상의 모양, 크기, 위치, 공간에 대해 공부하는 수학의 한 분야인 '기하학'을 뜻합니다. 그리스어의 '땅'과 '측량하다'라는 단어가 합쳐진 지오메트리가 자전거에서 어떻게 쓰일까요?
자전거 프레임을 단순화해서 보면 점과 선으로 이루어졌고, 이런 자전거의 기하학적 구조를 '지오메트리'라 합니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점과 선의 위치과 길이에 따라 라이딩 성격이 달라지는데요. 헤드튜브가 길어지면 라이딩 자세는 편하지만 공기저항을 많이 받고, 체인스테이가 길어지면 직진성이 좋아지지만 순발력이 떨어지고, 헤드튜브 각도가 높으면 핸들링이 민첩해지는 등 자전거의 지오메트리는 정말 복잡하네요.

일반적으로 입문급에서 최상급으로 갈수록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게 됩니다. 이는 헤드튜브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지오메트리의 변화에 따른 것이죠.


a phillips(flat-head) screwdriver

필립스에서 만든 스크류드라이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 드라이버를 발명한 헨리 필립스의 이름을 따와 필립스 스크류드라이버라고 합니다. 일자 드라이버는 플랫 헤드 스크류드라이버이구요. 위 두단어는 공구에 항상 등장하며, 참고로 육각렌치는 'allen(hex) wrenches', 별렌치는 'torx(star) wrenches'라고 합니다.

필립스 스크류드라이버는 십자 모양의 가운데가 약간 둥글며, 'frearson' 스크류드라이버는 완벽한 + 모양을 보입니다.


sachet (출현 빈도: ☆☆☆☆)

1회분이 들어 있는 봉지 또는 향주머니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사쉐'라고 발음하는 이 단어는 에너지젤과 관련해서 볼 수 있는데요. 쉽게 설명해서 아이스크림 중에 '설X임'과 같이 한번 먹을 수 있게 봉지로 된 것을 사쉐라고 하고, 에너지젤이 그렇게 되어 있죠. 

티백으로 포장된 차에서, 그 티백을 '티 샤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시중에 '사쉐 벨트'라고 에너지젤을 탄약벨트처럼 꼽아서 사용하는 제품도 있지만, 대만 KOM 대회처럼 보급이 많이 필요하면 사진처럼 프레임에 에너지젤을 도배해야겠죠?

2015 유로바이크에서 에페토 마리포사는 60ml 용량의 1회분 실란트 사쉐를 발표했네요. 설X임으로 착각해서 먹진 않겠지요?


fork(출현 빈도: ★★★★)

흔히 우리는 이 단어를 식탁에서 사용하곤 합니다. 포크(fork)와 나이프(knife)가 한쌍으로 양식을 먹을 때 많이 활용되곤 합니다만, 자전거에서는 이 단어를 다르게 사용하죠.
'포크'란 자전거 앞 바퀴를 고정하는 부분으로 두개의 다리가 앞 바퀴 허브의 양쪽을 붙잡아 고정하는 것입니다. 서스펜션이 달려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진 제품은 '서스펜션 포크'라고 합니다.

이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포크죠?

자전거에서는 앞바퀴를 잡고 있는 부품을 포크라고 합니다.
산악자전거는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이 적용되기 때문에, '서스펜션 포크'라고 부릅니다.


chamois(출현 빈도: ☆☆☆☆)

산간 지방의 영양 가죽을 부드럽게 가공한 것을 섀미(chamois)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자전거 전용 바지에 안장과의 마찰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섀미를 덧대어 사용하였고, 그것이 기원이 되어 지금도 사이클팬츠의 패드를 섀미라고 부르고 있죠.

샤모아라고도 부르는 산양입니다. 부드러운 가죽이 일품이어서, 그 가죽을 섀미라고 불렀죠.

섀미 가죽은 안장과의 마찰면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었고, 지금은 기능성에 따라 매우 발전된 다양한 소재의 제품들로 변경되었습니다.
패드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여전히 섀미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stem(출현 빈도: ★★★★)

나무의 줄기를 뜻하는 스템(stem)은 수능에도 흔히 나올 수 있는 단어지만, 자전거에서는 다른 의미로 부르고 있는데요, 바로 포크에서 이어지는 스티어러 튜브와 핸들을 연결하는 부품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나무의 줄기를 뜻하는 스템(stem)은 수능에 흔히 나옵니다.

자전거에서는 빨간색 화살표 부분을 스템이라고 부르죠. 이 길이와 각도에 따라 라이딩 포지션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피팅'할 때 가장 자주 바꾸는 부품이기도 합니다.


resin(출현 빈도: ★★☆☆☆)

송진과 같은 끈적한 수지를 의미하는 레진은, 우리나라에서는 '아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전거에서는 레진(resin)이 어떻게 사용되냐 하면요. 카본을 굳히는 재료로 사용되는 수지를 '레진'이라고 부릅니다.
이 레진의 특성에 따라 카본 제품의 품질도 크게 바뀌기 때문에 카본 바이크를 구매할 때 그 회사의 레진 기술력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레진(resin)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소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을 흔히 보게 됩니다.
아교라고 부르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붙이는 접착제 역할로 주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자전거에서는 카본을 굳히기 위한 재료로 합성 레진을 사용합니다.
카본 공정에서 레진의 품질은 매우 중요해서, 각 제조사에서는 자체 레진에 대한 기술 공개를 절대 하지 않는 편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