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뿌리에 걸려 15m 절벽으로 추락
에디터 : 안영환
5월 5일 (중령 ~ 벌재)


위험함을 혼자서 감수해야하고 무지원과 단독 라이딩이라는 것이 실감나는 구간이었다.
제천 경유 단양죽령에 도착.
출발은 군부대가 있는 관계로 처음부터 좌측옆 경사면을 타고 올라야 한다.
경사면을 타는 도중 아뿔사!!!!! 페달이 돌뿌리에 걸려 15m나 되는 절벽으로 추락........

흐려진 정신 가다듬고 주위를 살피니 자전거 따로 나 따로 직벽인 경사면 바닥에 나뒹굴어져 있었다.
분명 어딘가 크게 다쳤을거란 예상 외로 뼈에는 아무 이상없고 오른쪽 종아리 부분만 크랭크에 찍혀 피가 줄줄이다. 헬멧의 형태변형, 아마도 머리가 바위에 떨어져 세게 찍힌 모양이다.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암릉과 잡목을 지나, 환봉산 갈림길까지는 추락에 대한 생각으로 어떻게 올라왔는지 가물거린다.
환봉산 갈림길부터 도솔봉까지는 암릉으로 난코스 중 난코스이고 철쭉의 잡목들이 진행을 방해한다.
도솔봉까지의 험준함을 뒤로하고 도솔봉에 다다르니 온 천하가 내 것인양 조망또한 일품이었다.

오르내림이 심한 구간을 지나고 나니 초죽음이다.

묘적봉 묘적령부터는 육산으로 변하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구간이 흙목까지 이어졌다. 저수령까지 신나는 다운으로 휴계소에 도착하니 이런, 문이 철커덕 닫혀 있구나.
물이없는데 걱정이다. 구석진 곳에서 나물을 다듬는 부부가 계시길래 부탁하니 본인들이 드실 얼음물을 흔쾌히 내주신다. 물, 감사합나다.

벌재구간의 자전거 타기는 이전까지의 체력소진으로 힘듦이 곱은 되는 듯 했다.
이번 구간은 추락으로인한 커다란 안전사고가 생겼을 법도 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마침에 내심 안도의 숨을 고르며 어느 신께든 감사하다고 몇번을 되뇌어본다.
 
단양팔경의 비경이 즐비한 상선암 소선암쪽으로 Go~

가는 곳까지 가보자~~
아직도 나의 자전거와 백두대간종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생기질 않는다.
포기라는 단어는 나와는 무관하다 생각하고 남으로는 중산리 북으로는 진부령까지 갈 수 있을지 물음표구나!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오늘같은 일이 번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오늘의 무사에 감사하며 또 한구간을 버겁게 마무리한다.


5월 7일 (하늘재 ~ 벌재)

기계에만 의존하고, 지형의 동물적 본능을 타고 났다고 자부하던 내가, 친절한 네비씨 말만 듣고 하늘재로 향한다.
아뿔싸!!!
문경하늘재가 아니구 충주하늘재를 가르켜 주는 바람에 2km를 돌아가고 말았다.
된비알 치고올라 문경하늘재에 다달아 인증 한컷하고 급경사의 암릉구간으로 시작부터 기를 꺾는다.
암릉에 로프, 게다가 급경사로 인한 땀배출...


아~~힘들게 올라온 포암산 뺏지는 어쩌누??
포암산 인증샷 확실히하고 핸펀 확인하는데 이런~~~gps를 켜지 않았다. 재부팅시키고 진행.
만수봉 갈림길부터는 비등로로 몇몇 안되는 대간꾼들만 다닌 길이기에 등산로도 좁고 우거진 잡목이 자전거를 잡아당겨 곱절이나 힘든 상황이었다.
오르내림과 상하좌우 앞뒤할 것없이 진로를 방해하고 군대군대 암릉과의 사투.
로프도 걸리지 않은 구간이 비일비재하다,
대미산정상 바람 한점 없는 날씨에 점심식사 후 신나는 다운으로 탈만하면 쓰러진 잡목들이 발목을 잡는다. 신나게 내리꽂다가 대간꾼들의 생명수 눈물샘을 지나치고 말았다.
이곳 만 믿고 왔는데 힘은 다빠지고 식수도 부족해 비상용칼로 다래와 머루넝쿨을 절단해 빈 펫트병에 꼽구 10여분 기다리니 한가득 담긴 물이 나를 흐뭇하게한다.
빈 물병 채우느라 지체된 시간 보충하기 위해 속도를 내본다.
남한의 대간길 중간지점을 알리는 돌탑. 모 대학생들이 실거리를 측정해서 이곳에 기념비를 세웠다고한다.

하늘샘이 보이고, 이곳을 지나자마자 장난 아닌 업힐이 나를 기다렸다.


사나운 비등로~~
포함산 부터의 톱날같은 등고폭과 비등로로 인한 잡목구간이 많이도 지치게 하는구나.
작은차갓재에서 황장산까지의 업힐. 황장산 마지막 로프구간도 만만치않고 식수를 구하러 문안골루 하산하는 3~4백m도 버겁구나.
바윗속 샘명수로 세수도하구 발도 닦고 마사지까지 하고 나니 한결 가벼워진 몸이 오늘의 피로도 잊게 한다. 다시 비등로 대간길인 황장산에서 벌재로 이어진다.
작은 등고등락폭에 암릉까지 많아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직벽구간을 힘겹게 오르다 아끼던 물 한병이 떨어졌는데, 까마득한 바위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발길을 재촉한다.

한구간 또이은 마루금.
오늘은 거리도 거리려니와 잦은 암릉의 연속으로 힘듦이 곱절 이상 되는 가운데 무사히 또 한구간의 마루금을 이었음에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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