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골절로 끝난 모로코 여행
에디터 : 최혜진
감사하자!

1. 딱 발목만 부러(?)져서
2. 그 상황이 어.처.구.니...... 없어서 : 너무 급작스럽고 갑작스러워서 엉덩방아를 찧고 앉아 버릴 정도로 충격이었지만. 그 충격으로 앉아버렸다는게 웃겨서.
3. 극심한 고통으로 간밤 잠도 이룰 수 없었지만, 다행히도 바로 병원에 가서 (Mr. Dahabi-> 동료-> 동료 형-> 국립병원 의사 소개) 각 사람의 호의(진희 부축->병원관계자 휠체어 대령)를 받고 엄청 친절한 병원과장님을 아룁고, 몹시 유쾌한 훈남 방사선과 선생님의 threat 후에 깁스를 받아 병원에서 퇴출_ 마치 병원이 고통을 호소하던 나를 쑥 빨아 삼킨 후, 깁스 된 나를 훅 뱉어버리는 것 처럼 상황이 신속하고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이윽고 목발 역시 던져주며 "옛다!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라!".

여정을 이틀 남기고 오른쪽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다가 당한 사고가 아니라서 더욱 황당하고 고통 속에서도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자전거 주차를 하려 터덜터덜 가고 있었다. 바른 길은 조금 돌아가야 하길래, 일직선의 길을 택한 것이 화근이었다. 계단이라고 하기에는 그 높이가 꽤 있는 그런 위치에서 폴짝 뛰어 내렸다.
그 바닥에 또 다른 언덕이 있을 줄이야...
살포시 솟은 언덕을 지탱하지 못하고 발목이 돌아갔다. 힘없이 슥_

살짝 접질린 줄 알고 대강 마사지 후에 일어나려는데 땅에 디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잠깐 놀란 근육을 잠재우고자 숙소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나도 모르게 기지개를 펴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사람이 곧 여행이다.

Sara.
한국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며 함께 꺅꺅 거리던 내 동생 사라. 수수한 첫 인상을 폴폴 풍기며 등장한 사라. 단지 지인의 부탁으로, 형식적인 친절을 베푸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 다해 내 마지막 모로코 여정의 장식을 도왔다.
그녀가 없었다면, 나의 대장 후유증은 길고도 고단하게 남았을 것이다.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그녀에게 감사 푱!! 고마워요 사라양 :)
그녀의 어머님은 모로코 왕실 및 국가대표 선수들 물리치료사로 근무하시는데, 내 깁스의 관리와 케어를 도와 주셨다. 마치 친정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행복한 여정을 마무리 했다.
기차로 2~3시간 떨어진 그녀의 외할머니 댁의 방문을 함께 하자고 황송한 초대 받았지만, 이는 훗날 함께 하기로 한다. 내 제 2고향인 프랑스의 여정 역시 모로코 여정 다음으로 손꼽았기에, 그녀들과의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유럽으로 입국한다. 

Sara

모로코의 나의 또 다른 어머니, 사라가 세 살 때부터 홀로 자녀 둘을 키우셨다. 그 커다란 자녀 사랑과 깊은 신앙심은 나를 깊이 감동시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식을 낳아 기르시고, 비교적 여성 인권이 열악하며 그 인권에 비례하듯 남성 가장 중심으로 가정이 이끌려지는 이슬람 국가에서 (무릇 이슬람 국가에 한정 되 있지 않겠지만, 유럽보다, 미국보다 한국보다 경제력 측면에 있어 아내가 남편에게 100% 기대는 경우가 다른 나라들 보다 현저히 높은 듯 했다. 아내에 있어 역할이란 다산과 올바른 자녀 케어 및 교육이 중점적인 듯 싶었고, 경제적 부담은 전적으로 남편이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녀의 생활은 고단했지만 아이들은 모로코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수학하고 있었고, 그들의 효심도 얕지 않도록 올바르게 기르셨음을 길지 않은 시간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고된 바깥일이 끝나고 귀가 하시면 즉시 (한국음식을 보는 것처럼 손이 많이 가는 모로코)음식을 준비하시고, 자녀들에게 올바른 식사법을 익히시고 영어와 불어에 능숙하신 어머님은 인자하게 나를 또 다른 딸로써 대해주시고 살펴주셨다.
마침 라마단(금식기간)에 방문하게 된 이방인에게 그들의 성스러운 기간을 따름을 종용하지 않으시고, 이로 인해 불편한 것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Maha.
한국에 와서 모로코 자료 찾는 데에 있어 한계를 느끼던 중 연초에 있던 동아리 박람회 홍보 중 그녀를 만났다. 대학원생인지도 몰랐던 그녀를 부스로 초대해 동아리에 대해 소개하고 이번 모로코 원정에 있어 PR하고 있던 중 그녀가 모로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모로코일 것은 상상치 못했다.)  그녀의 대사관 관계자 소개가 없었다면 이번 여행의 여정은 보다 '만리행'스럽지(?) 않았을까?

Maha

Mohamed.
말 한 번 섞어보지 않고 흔쾌히 다섯 불청객을 가슴으로 맞아 준 너무나도 고마운 친구 모하메드.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음에도 함박 웃음으로 반겨준 소중한 친구. 이유 없이 무한한 사랑을 주었기에 그만큼 무한하게 미안하면서도 고맙기 그지 없다.
곳곳에서 출연하는 그의 가족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우리의 여정이 보다 순조로웠고 그만큼 편안한 아지트가 없었다. 너무 편안했을까? 가족 같은 친절함으로 결국엔 나사를 풀어버렸던... 정말 가족처럼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짜증도 내고... 온전히 다 받아주던 모하메드. 네 은혜 잊지 않을게. 정말 고맙고 미안해! 심신의 평안함과 안녕을 빈다!!!

Mohamed

Hamza네 가족
소피아(Sophia), 함자(Hamza), 함자의 아버지까지 공항 마중을 해 주셨다. 커다랗고 인자한 그리고 편안한 미소와 함께...
마치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여 우리 모두를 맞아 주는 듯 했다. 우리를 위한 차량은 물론이고, 자전거 수송을 위한 차량 및 핸드폰까지 구비해 주셨으니, 이 어찌나 황송하던지..
이도 모자라 엄청난 양의 황홀한 식사 대접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으니, 그야 말로 모로코에 도착하자 마자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Hamza 가족

Nawal.
소셜 네트워크의 신, 니와.
나이에 맞지 않는 시원 시원한 일 처리 스타일로 우리 팀은 그녀의 덕을 톡톡히 봤다.  모로코의 한류 바람이 불고 있고 이윽고 태풍이 도래 한다면 그녀는 태풍의 눈일 것이다. 모로코 전 지역에 그녀를 아끼는 인맥을 깔고 있다. 사랑스러운 니와의 부탁을 거절할 불친절한 모로코인은 없었다. 여러 가지 색채로 다양한 계층을 대하고, 그녀의 자서전에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한 친구이다. 고마워요! 아주 많이요! :)

Nawal

Mr. Dahabi.
한낱 소규모 대학생들의 일일진대, 기꺼이 시간 투자하여 계획을 들어주시고 적극적 도움을 주신 주한 모로코 대사관의 다하비 참사관님. 외교관이라는 것도 모른 채 단지 모로코의 생생한 자료를 받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자료 잔뜩 준비해 무아지경으로 발표했다.
사무실 가득 쌓인 업무를 처리하시면서 간간이 피드백을 주셨다. 먼저 주어진 시간보다 질문이 많아져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얼굴 빛 하나 변하시지 않으시고 끝까지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해주셨다.
모로코의 최고 대학 Universite de Rabat 경제학과 교수님을 비롯한 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이들을 소개해 주시고 우리를 위해 직접 그들에게 부탁하시기를 주저하지 않으셨다. 게다가 우리 팀이 현지에 있을 때도 여러 상황에서 슈퍼맨 역할을 해 주시며, 여정 전 후로 우리의 안부를 걱정해 주시고 살펴주셨다.  모로코 팀은 여느 만리행 팀과는 다르게 조금 더 럭셔리하고, 풍족하며, 비교적 고생이 심하지 않았는데, 이 같은 퓨전 만리행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참사관님 덕분이다.

Mr. Dah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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