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9~03/26
하늘 구름 땅 도로, 팀 공중분해
2013-10-11   최혜진
하늘 구름 땅 도로
그리고 얼음물 한 병의 행복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북돋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도 없이 황량한 길

하나, 내 삶이 이 황량한 길처럼 무미건조하기만 하지 않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베르베르족 가이드님과

둘, 같은 3개 국어를 해도 그로 인한 풍요로움의 차이는 얼마나 큰가.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지인들은 기본적으로 원주민어, 아랍어, 불어를 구사한다. 교육수준에 따라 영어와 스페인어가 추가되는데, 그에 대한 보수는 그리 많지 않아서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주로 이민을 간다고 한다. 한국어와 영어만 잘해도 직업과 노동의 질에 대한 선택의 폭이 무한정으로 확장되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었다. 

적당한 에어컨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식당, 적절히 후식을 취한 후 더위에 취해

셋, 너무나도 풍요로운 시대 (2000년대)에 태어나, 행복한 나라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주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민트티 한잔의 행복

넷, 다른 누군가의 상황과 비교하여 올리는 감사가 아니라 진정 내게 주어진 모든 것 그 자체로 감사하는 모습이 되기를……

왁자지껄하게 있지는 않아도 후덥지근한 날씨아래, 입 꼬리를 올리면 빵긋 웃음 띨 수 있어서 좋다. 한자리수의 시간의 사막여행을 위해 두 세 자리수의 시간을 투자하여 지루한 여정을 겪어야 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거대한 산등성이가 듬직하기만 하다. 
네 시간 이상은 족히 땡볕아래 여정으로 더위를 힘겹게 둘러야 하지만, 해가 잠시 구름에 그 자리를 내주며 시골 땅 내음과 산바람이 시원하게 감긴다.


마땅한 그늘도, 시원한 바람도 없었던 척박한 도로


사막 한가운데 버려진 것 같아
마치 두개골의 뇌가 타 녹아 흐를 것 같다.
정신력으로 이기지 못하고
안일하게 혹은 심히 융통성 있게
차를 잡아 타고 Taourit으로 입장한다.
 처음 본 주유소에서 신나게 소다 및 주스를 무한 흡입하며
죽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 내린다.


네 바퀴야, 두 바퀴를 구해줘

다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오!

역풍의 한가운데 있을 때보다 3정도는 행복한 느낌?
대장이고 모로코 원정이고 다 끝났다고 내려놓고 보니까 한결 수월해졌다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연막이었을까_ 진짜였나_
대장사퇴를 선언하며 마지막 회의를 연다. 주요 두 안건은 팀 해체와 동안의 불만사항 알기. 
 

명준이는 대장의 새벽 & 야간 주행 스타일에 불만이었고,
승현이는 의외로 불만사항토로가 없었고, 단지 '싫은 사항 없다' 정도.
동욱이는 '나는 팀 못 끈다'
진희는 '이 실수보다 팀을 내려놓는 것이 더 심한 거다'


과연 내가 원하는 건 뭐였나 싶고, 앞으로의 일정이 평탄할지는 하늘에 맡긴다.

역풍은 뭐였을까?
고난으로부터 묶어준 무언가였을텐데...

사건의 전말 : 날이 덥다->역풍이 분다-> 대장 의견 :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가자-> 부대장 의견 : 싫다 그냥 가자-> 바로 간다 -> 대장 꽐라 -> 대장은 여자대원만 데리고 차 부웅-> 다른 팀원들 졸지에 길 위의 고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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