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사막에서 최고의 쉐프를 만나다.
에디터 : 최혜진
40도를 웃도는 기온과 바람 한 점 없는 사막기후에서 해를 끼고 주행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조금 더 버거웠다.

사막의 열기를 품어 발갛게 익어버린 얼굴

전날 심하게 다쳤던 동욱이의 팔목과 어깨가 혹시 잘 못 되지 않았을까 우려하여,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길게 줄 서 있는 주민들을 보안요원들이 제지하고 우리를 맨 앞으로 가서 진찰 받도록 안내했다. 엑스레이도 찍고 다른 환자들보다 세심하게 진찰하는 것 같아 부담스러운 진료비를 걱정하고 있는데, 약국 들려서 조제 받고 안전한 주행을 빌어주고 우리를 배웅했다.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이대로 가도 되는 거냐고 재차 물어도, 잘 가란다. 단지 촬영은 금지고, 진료비는 무료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참~ 착한 외국인 특혜. 모로코 의료진 모두들 복 받으실 거에요!
약국에서 조제 받아, 다음 장소 메크네스(Meknes)로 향한다.




팀에서 뒤쳐지는 진희를 안타깝게 보던 지나가던 다른 자전거 일행들이 직접 밀어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병원 치료 후, 오후에 출발했기에 점점 해는 저물어가고...

야간 주행 준비 완료

밤 열한시가 되어서야 네 번째 호스트 가족인 아윱(Ayoub)네 도착한다. 마침 다른 가족들이 여행 중이라 그의 커다란 집안에는 학교 친구들이 많이 와있었다. 우리를 맞아준 다음날은 기말고사가 있었다고 했는데, 시험기간에도 기꺼이 초대해 준 그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민망함도 잠시, 그의 친구 야씬(Yassine)의 황홀한 음식 솜씨에 우리는 피로도 잊고 게걸스럽게 차려준 만찬을 비웠다. 평소 같으면 주행 후 샤워 할 힘도 없어서 네 발로 기어 다녔을 텐데, 웬만한 쉐프(chef)도 울고 갈 그의 음식 솜씨에 우리는 새벽 늦게까지 음식에 취했다.



남쪽으로 갈 수록 심해지는 무더위와 씨름하며 허덕허덕 달리던 우리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이 혹은 그 이상의 행복을 선사 받았다. 여느 호텔보다 더 근사한 잠자리와 요리를 제공 받고, 든든한 식량 역시 챙겨 다음 여정을 향해 간다. 이제 다시 4~50도를 육박하는 일상 속으로...

아... 움직이지 않아도 더워

한국 대학생들과 모로코 대학생들의 하룻밤 추억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