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즌, 주목할 자전거 키워드는?
에디터 : 박창민 기자
2013년 시즌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준비되어가고 있다. 매년 새로운 아이템과 트랜드가 만들어지는 자전거에 있어서 올해 예상되는 '자전거 키워드'를 살펴보자.


산악자전거 - 휠 사이즈의 변화, 26, 29, 650b

26인치 스탠다드 사이즈의 산악자전거가 30년이 넘도록 사랑을 받아왔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바로 29인치 트웬티나이너(29er)의 출시로 그 기본이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산악자전거는 29er가 가장 큰 주력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한 시장 중에 하나로 자리잡게 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9인치에 대한 사이즈의 부담감이 650b(27.5인치) 휠의 산악자전거를 만들어냈는데, 2013년 시장은 26인치를 대신할 차세대 스탠다드로 650b 사이즈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29인치가 XC와 마라톤 라이딩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반면, 트레일과 올마운틴 시장에서 제조 및 피팅의 어려움을 만나게 되었고, 큰 휠에 대한 잇점을 알아버린 라이더들에게 더 쉽게 제안할 수 있는 것이 바로 650b가 된 듯 하다.
어쨌든, 2013년 시즌이 시작하는 현재, 많은 제조사들이 새로운 산악자전거의 스탠다드로 29인치와 650b를 고려하고 있으며, 곧 26인치 시장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 비추었다.

29인치 휠은 이제 산악자전거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2012년 스캇은 650b 사이즈의 지니어스를 출시하며 27.5인치 트레일과 올마운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650b(27.5인치) 타이어를 설명하는 허친슨 담당자는, 곧 26인치 시장이 650b 시장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 놓기도 했다.

27.5인치 휠의 엔듀로바이크를 새롭게 출시한 다붐.
올마운틴 및 엔듀로 시장에서 27.5인치는 제법 호응을 얻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로드바이크 - 경량+에어로, 디자인 아이덴티티

레이싱을 위한 로드바이크가 경량과 강성에 치우쳤던 수년 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최근에는 경량과 강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에어로 기술까지 접합시킨 자전거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에어로 레이싱 바이크의 계보를 본다면 스페셜라이즈드 벤지(Venge)를 시작으로 스캇 포일(Foil), 그리고 트렉 올뉴 마돈(Madone)과 스톡의 에어나리오(Aernario), 올해 새롭게 발표한 자이언트의 프로펠(Propel) 등으로 이어지며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레이싱 에어로 바이크를 출시하였다.
이런 경향은 레이싱 중 펠로톤의 속도가 평속 50km/h를 넘으며 경쟁하다보니 페달링 강성 만큼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한 에어로 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리고, 이런 에어로 기술은 또 다른 로드바이크의 성격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프레임 디자인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 있다.
에어로 프레임을 위해 다양한 에어포일 디자인을 채택하며 각각 브랜드의 성격이 프레임에 적용되었고, 위에서 언급한 자전거들은 브랜드와 제품명을 가리더라도 프레임의 모양만 보았을 때, '어떤 모델이구나'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준이다.
이런 식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마케팅과 합세하여, 라이더가 라이딩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더라도 구분이 가능하며 새로운 트랜드가 되기 시작했다.

스페셜라이즈드 벤지는 에어로 로드바이크 시장을 새롭게 알리는 시작이 되었다.

강성과 '버추얼 에어포일'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에어로 디자인을 보여주었던 스캇 포일

기존 마돈에서 에어로 컨셉을 적용하며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트랙의 올뉴 마돈

캐논데일은 강성을 유지하면서 프레임 튜브의 굵기에 대한 사이즈를 줄이는 에어로 효과의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기흐름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에어로 레이싱 바이크를 만든 스톡 에어나리오

풍동 실험에서 최고의 에어로 점수를 받은 자이언트의 프로펠.

이와같은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특징은 그래픽 디자인을 빼더라도 어떤 자전거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높은 것이다. 이와 같은 디자인 존재감이 최근 로드바이크의 새로운 트랜드가 되고 있다.


시티바이크 - 피트니스, 투어링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국내에 알려진 시티바이크 모델들은 스피드+기능성을 앞세워, 전국으로 개발된 자전거길과 함께 그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운동을 위한 피트니스로 쉽고 편안한 시티바이크 모델이 다수 출시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것에 '자전거길 전국일주'라는 컨셉이 함께 어울리며 '투어링'이 또 다른 트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여행이라는 두가지 컨셉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자전거'는 기존의 산악자전거나 로드바이크로는 다소 기능성과 편리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이유로 올해는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시티바이크가 피트니스와 투어링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자전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피드와 편안한 기능성을 기본으로 한 시티바이크는 '피트니스'와 '투어링'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이언트는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애니로드를 출시하며, 피트니스 유저들의 사용성을 높였다.

사이클로크로스 바이크의 보급형 모델은 랙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되는 편이어서 여행용으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부품 - 안장 피팅 프로그램

자전거 구매 후 첫번째 업그레이드 부품은 '안장', 이런 공식은 퍼포먼스 라이더들에게 이제는 당연한 것 중에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안장의 선택은 직접 타보지 않고는 아주 어려워서 나에게 적당한 안장을 고르기는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장으로 유명한 업체들은 앞다투어 '안장 선택 가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골반 사이즈 뿐 아니라 유연성, 라이딩 스타일 등에 맞게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하며 라이더들에게 더 쉽게 안장을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안장의 선택 가이드는 과거 스페셜라이즈드 바디지오메트리의 좌골 사이즈 측정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은 본트래거, 시마노 등에서도 적용하였고, 셀레 이탈리아는 골반 전체의 사이즈 측정을 통한 새로운 컨셉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사이즈 측정에 비해 피직 안장은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안장과 신체의 접촉 부위가 유연성과 연관성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 개념은 시마노와 셀레 이탈리아에도 적용되었고, 프로그램을 통해 더 좋은 안장을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새들파인더'라는 가이드를 제시하여 안장 선택을 지원하고 있다.

셀레 이탈리아는 '아이디매치'라는 측정 시스템을 출시하며, 다양한 안장에 대한 선택 기준을 제시했다.

라이더의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 피직의 스파인컨셉

본트래거 안장은 좌골측정 후 사이즈를 색상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5가지 단계에 따라 라이더에게 적합한 안장을 제시하는 시마노 프로


산업 - 기술의 생산성, 마케팅

이제는 '장인'이라는 단어가 자전거 업계에서는 다소 옛스러운 생각마저도 드는 시점이 되었다. 자전거의 성격을 주도하는 프레임의 기술에 있어서, '장인'이라는 기술보다 '시스템'이라는 기술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과거 금속을 이용한 프레임이 대다수의 고급 시장을 점유하고 있을 때는 '용접'이라는 기술과 금속의 처리 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현재는 '카본'이라는 소재와 함께 '시스템'화된 기술이 품질을 좌우하게 되었다.
카본이라는 소재는 고급 인력에 의해 생산되기보다, 카본 패치를 제자리에 잘 붙일 수 있는 단순 노동인력 만으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그 후에 열처리와 레진 및 복합체와의 구성이 더 큰 영향을 가지며, 이것은 시스템으로 처리되다보니 최상급 자전거의 생산성과 품질이 일반화가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제는 더 이상 이태리 명품이라느니 20년 노하우 장인의 용접으로 탄생했다느니의 마케팅이 적용되기에는 조금 올드한 느낌마저 든다.
또한, 이와같은 고품질 제품의 생산화가 이루이지면서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부분이 새롭게 부각되어졌고, 이런 부분에서 '내 제품 최고다'라는 마케팅보다 '문화에 투자한다'라는 마케팅이 더욱 실감나게 되는 듯 하다.

카본은 어떤 개인의 기술력에 의해 품질이 좌우되기보다, 가공 시스템에 의해 품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품질 유지와 생산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이제는 단순한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넘어 '문화'에 대한 마케팅을 할 때가 된 듯 하다.


2013년 시즌을 시작하며, 5가지 분야의 주목할 키워드를 선택하여 보았다. 이 외에도 더 많은 키워드와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을 찾아본다면 조금 더 제품 선택에 대한 안목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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