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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자갈길과 비를 이기고 토론토까지
2012-10-31   서동권

  6월 16일 여행 9일차 <오타와 관광 그리고 토론토 갈 준비>

아침에 Dane 집에서 출발! 사실 어제 너무 피곤했는지 오늘 조금 늦잠 잤다. 준비 다 끝내니 8시 40분.
출발!! Dane이 있는 곳은 Madoc이라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오늘도 나는 트랜스캐나다 7번 국도를 타고 열심히 달린다.

출발 직후 한컷~

젠장… 자갈밭이 장난 아니다. 끝나겠지 했는데 이제 30cm 하던 갓길도 없어져 버린다. 완전 자갈밭. 자전거가 안 나간다. 내가 지나온 자리는 움푹 파여있다.
당연하지… 뒷 타이어에 무게가 얼마나 많이 몰리는데.. 그렇게 시속 10키로로 간다.. 엄청 힘들다..
자갈밭아..힘들다 힘들어!!

가다가 중간에 공원 같은 곳이 있어서 너무 힘들어서 거기에 그냥 누워서 한 30분 잔다. 차 소리가 들려서 깨고 차에 있던 애들하고 담배 하나 피면서 얘기, 끝내고 다시 출발.

자갈밭 다시 고고, 오늘 정말 포기할 뻔 했다. 길이 계속 이렇게 된다면 정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포기 할 뻔했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이런 것 인가. 포기 할 정도가 되어야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하늘이 너무 이뻐요 ~

길이 다시 좋아지고 이제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너무 기운을 많이 뺐는지 달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힘 많이 안 쓰고 슬슬 달린다. 중간에 길가에서 파는 햄버거 먹었고(사실 그렇게 맛 없었다) 다시 출발.

맛있어 보이지만 별로인 햄버거. 주인장이 정말 자신 있는 버거라고 했는데..

정말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어서 한번 찍어봤다.

You can sleep when you are dead! 그렇다. 열심히 살아야지..!

항상 오후 4시가 되면 정신이 몸이 피곤해지면서 정신이 몹시 혼미해진다. 그 시간만 넘기면 다시 괜찮아지지만..
캐나다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많이 본다.
나도 정신 잘 안 차리면 이렇게 된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려 노력한다.

로드킬 당한 비버.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구! 죽을 동물 옆을 지나갈 때 나는 그 악취란…

시계를 보니 곧 6시가 다 되간다. 오늘 목표량 100키로는 이미 채웠고 잘 곳을 찾기 시작한다.
처음에 어떤 큰 자동차들 서 있는 곳으로 갔는데 얘기하는 말투를 들으니 좀 아닌 것 같다.
다시 앞으로 전진. 왠지 느낌이 온다.
이곳인 것 같아서 왼쪽으로 턴 해서 보니 집이 있어서 정중히 상황을 설명하니 아주머니께서 "Young man, you deserve a rest!"라고 하시며 빨리 오시라고 한다.
하.. 오늘도 이렇게 잘 곳을 잘 찾았구나.. 내일도 잘 되겠지.

여기는 애들이 10명이나 되고 딸기 농장을 한다. 딸기 농장 구경했는데, 와.. 스케일이 엄청나다.
저녁도 얻어먹었다. 주인 아저씨와 한 두 시간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토론토에서 건축가로 일하다 몇 년 전 귀농했다고 한다. 다행히 자녀가 10명이라 노동력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집, 땅, 농기구 모두 대출로 사서 지금 빚이 엄청나다고 한다. 아직 경험부족으로 딸기농사로 괜찮은 수입을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아저씨, 제가 다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캐나다 사람 사는 곳을 보니 참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경치도 예쁘고!
이래서 캐나다로 이민을 많이 오나 보다.

열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와 9번째 딸과 함께.

캐나다 스타일 딸기밭..

여기가 오늘 내가 하루 밤 묵을 곳. 정말 넓고 좋다..!!

여긴 땅이 좋다. 우리 아버지가 좋아하겠다.
몸은 괜찮은데 햇빛에 탄 곳이 간지럽고 그렇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오늘 내가 지냈던 곳은 Havelock 이라는 작은 도시이다.
내일도 조심히 !! 파이팅 !!

달린거리 105km, 쓴돈 우유 빵 3달러, 햄버거 콜라 7달러 = 10달러


  6월 17일 일 10일차 <자갈밭 때문에 죽을 것 같구나..>

벌써 밖에서 생활한지 10일이 되었구나 ..
어제 자다가 왼쪽 오른쪽 허벅지 탄 곳이 너무 간지러워서 자다가 깼다.
이거 큰일이구나, 오른쪽 왼쪽 허벅지가 완전 빨갛게 되었구나!  빨리 토론토에 도착해서 좀 쉬어야겠다.

햇빛에 익었다.. 가렵고 따가워서 밤에 잠을 못자겠다.

어제 감사한 딸기농장에서 출발해서 막 달리는데, 아 이상하게 오늘 너무 힘이 없다. 거기다가 다시 나타난 자갈 밭… 다시 내가 지나온 곳에 움푹한 흔적을 남기며 앞으로 나아간다. 뒤 돌아 보면 사막에서 뱀이 지나온 자리처럼 보인다.

길이 도대체 왜 이따위야!!

힘들다 !!!

정말 안 좋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너무 힘드니까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레드불을 사먹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카페인에 유독 약한 나는, 그만… 카페인에 취해버리고 만다.
처음 2시간 정도는 힘이 막 불끈 쏟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막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알 수 없는 피해망상까지 생겼다. 왠지 뒤에 오는 차가 갑자기 내가 있는 쪽으로 돌진해서 나를 저 수풀 속으로 날려버리고 그냥 가버릴 것 같았다.
오늘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전진..전진.. 레드불 2캔 샀는데, 한 캔은 버렸다. 앞으로 힘들어도 레드불은 먹지 말아야지.
그래. 레드불 같은 것 먹지 말고 정신만 똑바로 있으면 된다!

800km달렸다.

피터버러(Peterborough)까지 어떻게 도착. 이미 기진맥진. 정신도 몸도 말이 아니다.
근데 이런, 7번 고속도로가 커지면서 자전거 진입이 금지되었다. 옆에 경찰서로 갔지만 휴일이라 문 닫았고, 다시 갈팔질팡 하다가 어떤 할아버지한테 물 얻을 겸 갔다가 길을 물어보니 2번 고속도로로 가면 된다고 한다.
우선 너무 힘들어서 주위 캠핑장 위치 물어 물어 기어감..
젠장 갔더니 하루밤에 35달러, 안돼 그건 너무 비싸다. 거기서 2번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길을 물어본다. 잘 알려주긴 했는데… 자전거 진입금지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큰맘 먹고 그냥 탔다. 가다가 차도 너무 쌩쌩 달리고 이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차들이 나가라고 빵빵거린다. 결국 앞에 보이는 출구로 나가서 고속도로 내려왔다.
아무리 지도를 살펴봐도 내가 지금 어딘지 모르겠다. 근데 조금만 더 가면 될 것 같았다. 자전거 뒷 바퀴는 하루 종일 자갈밭을 달려서 그런지 휘어진 것 같고, 이렇게 휘어진 상태로 계속 달리면 더 휘어질 것 같았다.
바퀴는 거의 다 달았고… 토론토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까지 버텨줘야 하는데…

달리 방법이 없다. 고속도로 다시 올라타서 열심히 달리기 시작!
자전거 여행하면서 항상 되세기는 말은 "놓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된다"라는 말이다.
다시 그 말을 되새기며 열심히 달린다.
거기다가 비도 한 방울씩 떨어진다. 아 진짜. '그래 니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꿋꿋히 달린다. 한 30분 달리다 보니 28번 도로가 나왔다. 저 30분은 너무 길었다. 너무 좋았다!!
28번 도로를 타고 나가서 이제 잘곳을 찾아야 한다. 오늘도 다행히 한방에 오케이. 근데 어제 너무 사람들이 잘 해줘서 그런지 얘들은 좀 빡빡하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에는 토론토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까 표지판을 보니 토론토까지 약 130키로 정도 남았다.

오늘 주행거리: 90키로. 쓴돈 아침 팀홀튼 5달러, 점심 6달러, 초코바,레드불 10, 음료수 3 = 약 25달러.


  6월 18일 월요일 여행 11일차 <Welcome to Toronto>

어제 그 집은 잘 곳을 마련해줘서 좋기는 했는데, 나를 정말 귀찮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어제 오늘 새벽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난 모기가 득실거리는걸 알면서도 나무 아래에 텐트를 쳤다. 새벽에 비가 오기 시작했고 일어났을 때도 비가 왔다. 다행히 짐 다 싸니 그친다!

어제 묵었던 집.

그래도 오늘 안에 토론토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 7시에 일어나 서둘러 짐을 싸고 대략 7시 30분쯤 출발.
옆에 주유소에서 먹을 것 좀 사고 빨래하고 화장실 갈려고 했는데 화장실을 못 갔다. 그리고 출발. 근데 비가 계속 온다.
자전거 잠시 세우고 덮개 씌우고 다시 출발. 비가 계속 온다. 덮개를 씌었지만 돈 좀 아낀다고 타이어에 펜더를 설치하지 않았다. 바퀴에서 튀는 물이 그대로 패니어로 흡수되고 결국 모든 물건이 다 젖어 버린다.
Northface 브랜드 바람막이도 4시간 이상 비 맞으면 그냥 뚤려버린다.
그래도 오늘 가야한다. 오늘 안에 토론토에 도착해야 한다. 샤워가 하고 싶다. 침대에서 자고 싶다.

막 간다. 막 가다가 잠시 쉬고 다시 달리고, 그러다 비를 너무 많이 맞아 몸이 너무 추었고 편의점의 커피 그림에 혹 해서 그 주유소로 들어간다. 운 좋게 내가 도착하자마자 인도계 캐나다인이 문을 열어서 거기서 커피와 머핀 사먹었다.

인도계 주인과 함께.

어느순간 28번 고속도로가 끝나고 2번 국도 시작. 11시 30분정도 되었다. 왠지 오늘 안에 도착 할 수 있을 듯.
가다가 피타 사먹고 다시 열심히, 정말 토론토만 보고 달리기 시작.  경치는 여전히 아름답구나.
2번 국도는 port hope에서 시작한다. 오늘 안에 토론토에 도착하는 hope가 되면 좋겠다!

나의 hope 가 되어줘!!

12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토론토가 100키로 밖에 안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온다.

날씨가 흐리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강력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내일은 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전진한다.

음뭬~ 소들아 안녕!!

토론토에 가까워지니 길이 좋아진다. 그리고 햇빛도 나기 시작한다. 하, 드디어 뭔가 잘 풀리나 보다. 파이팅 기념 사진 찰칵.

파이팅..!!

그렇게 오후 7시가 다 되었을 때 점점 도로가 커지고 차들이 많아지고 건물이 많아진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표지판이 나타났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Welcome to Toronto

그렇게 계속 달려 오늘 9시에 토론토 도착했다. 정말 눈물 나는 줄 알았다. 오늘 너무 달려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다. 여기 왔으니 자전거 손도 보고, 지금 몸이 말이 아니다. 좀 쉬어야겠다. 다음 일정도 좀 짜보고… 파이팅이다.

오늘 주행거리 140키로.
쓴돈: 아침 주유소 3.5/ 커피+머핀 3/ 약,선크림,데오도란트 38/ 팀홀튼 커피 3/ 점심 9/ 저녁 10/ 호스텔 30 =약 9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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