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78, 우박폭풍 속을 자전거로 달리다.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9월 9일(목)

현재위치 : 나라브라이(Narrabri)
이동거리 : 125.78km
누적거리 : 5,704km
평균속도 : 18.5km/h
최고속도 : 37km/h
숙박장소 : 나라브라이 캐러밴파크 인슈트 캐빈

출발하려다가 창민과 내 자전거 타이어에 또 펑크가 나 있는 걸 발견했다. 아주 작은 철사 같은 것이 박혀 있었는데 도로를 달리다가 로드트레인의 찢어진 타이어에서 빠져나온 철사들이 박힌 것 같다. 오늘로서 총 5번의 펑크가 났다.

오늘은 오전에 기압이 뚝 떨어지더니 역시나 비가 내리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이제는 비 오는 것도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을 만큼 여행에 단련이 되었고, 호주 날씨는 거의 적응이 되었다 싶었는데, 오후에 우박폭풍(hailstorm)이 우리 앞에서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폭풍의 이동속도와 우리의 이동속도를 봤을 때 분명 만날 듯 싶었고 우리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우박을 맞았다.
헬맷을 따다닥 때리는 우박 소리며 매서운 바람이 10여분 지나갔다.
우박이 그친 후 "우박 맞으니까 아프다..." 하며 서로 웃었다.
우리가 험한 날씨에 너무 단련되었나?

중간 정도의 큰 타운, 나라브라이(Narrabri).

나라브라이 타운 입구 표지

호주는 관광대국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게 타운마다 여행자 안내센터가 있고, 수많은 여행 정보들을 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모두 뒤져가며 무척이나 많은 정보를 저장해서 간 내가 무안할 만큼 이곳에서는 그것보다 많은 정보를 손쉽게 여행자 안내센터에서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의 자전거여행자들의 대부분이 표지판때문에 고생했다고 하던데, 언제쯤 정비가 될까?
그런 말을 외국 나와서 들으니 씁쓸하다.

요즘은 기분이 좋지 않다. 일종의 허탈감, 상실감...
계속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면서도 세상과 타협한다.
이번 호주 여행이 끝나가면서 생각보다 경비가 적게 들었다.
몇일동안 한국으로 돌아갈 티켓을 포기하고(저렴한 가격대신 환불이나 일정변경이 불가능한 티켓이었으므로..) 뉴질랜드로 갈까 고민을 했는데...
역시 이제는 우리나라에 돌아가서 일을 하는 것이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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