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68,69, 도로를 건너는 소떼 사이로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8월 30일(월)

현재위치 : 누무카(Numurkah)
이동거리 : 119.69km
누적거리 : 4,765km
평균속도 : 16.9km/h
최고속도 : 30km/h
숙박장소 : 누무카 캐러밴파크 캠핑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렸다. 젖은 텐트를 걷고 출발하려니 마음이 심란하다. 역시 멜번에서 버스를 타는 거였는데..

정말 올림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이 뭘 땄다고 하는 걸 보면..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내가 먼저 나왔는데, 창민이 계산했던 여자와 거스름돈을 손에 들고 계산하려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는 가운데 실갱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들어가 볼까 하다가 벤치에 앉아서 구경을 했다. 한참이나 돈을 가지고 주고 받고 하더니 드디어 밖으로 나왔길래 거스름돈을 덜 받았는데 여자가 줄 생각을 안하냐고 했더니, 거스름돈을 20달러를 더 줬길래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얘기를 했더니 그럴리가 없다나... 하며 실갱이를 했다고 한다.
착한 일 하는구나. 20달러를 돌려주다니.

누무카 캐러밴파크의 캠핑장은 분위기가 좋았다.


2004년 8월 31일(화)

현재위치 : 제릴드리(Jerilderie)
이동거리 : 107.23km
누적거리 : 4,873km
평균속도 : 20.4km/h
최고속도 : 31km/h
숙박장소 : 제릴드리 캐러밴파크 캠핑

갓길이 갑자기 줄어드는 뉴사우스웨일즈

오늘은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로 들어왔다. 호주 여행하며 네번째 만나는 주..
빅토리아(Victoria)에서는 고속도로 갓길이 너무 좋았는데, 뉴사우스웨일즈부터는 갑자기 갓길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빅토리아주만큼 도로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가보다. 하여간 우리는 마음 상했다.

소떼를 방목하는데, 도로를 따라 이동하기도 한다.

방목하다가 고속도로를 통해 이동 중인 소떼를 만났다. 고속도로를 점령한 소들때문에 잠시 차들의 정체가 이어졌는데 소들은 차가 와도 비켜줄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사진을 찍으려 기다리면서 운전자들 중 누구도 클랙션을 누른다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나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다. 사소한 일에도 클랙션을 눌러대는 운전자가 많은 한국과는 달리...

자전거가 다가가자 소들의 눈이 커지면서 이리저리 뛰면서 도망가기 시작했고 물길이 열리듯이 도로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차들은 우리뒤를 바짝 붙어서 따라온다.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우린 도로의 중앙선을 따라 잠시간 달릴 수 있었다. 모든 차들이 우리를 고마와했을 것이다.

호주의 유명한 갱 네드켈리의 발자취를 표시해 두었다.

제릴드리(Jerilderie)에는 내가 보고 싶었던 호주의 유명한 갱 "네드켈리"의 발자취를 볼 수 있었다. 가진 자의 재산을 훔치던, 제법 서민들의 영웅이었던 그가 결국에는 경찰에 잡혀가며 했다던 말은 유명했다. "It's 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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