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3,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자 르네 아저씨를 만나다.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8월 5일(목)

현재위치 : 클레어(Clare)
이동거리 : 84.30km
누적거리 : 3,075km
평균속도 : 14.7km/h
최고속도 : 38km/h
숙박장소 : 클레어 캐러밴파크 온사이트밴


마음을 비우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우린 어제 저녁에 고민을 한 후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자전거 여행을 접기로 했다. 아직 40일 넘게 남은 일정 동안 비만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은 애들레이드까지는 가야 버스를 탈 수 있으니 그 곳까지는 가야 한다.
2일만 가면 끝이다...

세계 자전거여행 중인 르네 아저씨. 2년째 여행중이었다.
자전거의 짐은 제법 단촐한 편이다.

출발한 지 50km가 되었을 쯤에 반대편에서 자전거가 오고 있었다. 이렇게 비오는 날, 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우리가 아닌 여행자를 보니 반가웠다.
르네(Rene) 아저씨는 자전거로 세계일주 중이었고 시작한 지는 2년이 되었다고 한다. 비에 관해 얘기를 하다가 어제 캠핑을 했다는 말에 우린 정말 놀랐다. 그 비바람에서도 캠핑을 하다니..
내년에는 한국에 올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우린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어주며 연락해 달라고 했다. 서로가 좋은 여행을 하기를 기원하며 각자의 갈길로 갔다.

클레어(Clare)는 포도 농장이 많아서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포도나무만 보였다. 클레어 타운 입구에 들어서는데 창민이 사이드 미러를 보더니 뒤에서 뭔가 이상한 게 온다고 잠시 기다려 보라고 했다.
또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반대편에서 오는 것도 아닌 우리 뒤에서...
잠시 갓길에서 서로의 일정을 묻고 있었는데, 그들(아드리안과 매튜)은 우리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어리둥절한 말이었는데, 그들의 설명으로는 우리가 6월 27일에 퍼쓰(Perth)를 출발했고, 그들은 6월 30일에 퍼쓰를 출발했다.
이동 루트는 조금 달랐는데 노즈먼부터 우리의 루트와 같아서 우리가 지나간 3일후면 그들이 도착하니 거의 매일 우리 얘기를 들으며 왔다고 했다.
 "몇일전에 아시아인 자전거 여행자 두명이 지나갔다.."
결국에는 우리를 추월한 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숙소를 잡고 저녁을 먹은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창민과 난 들뜬 기분이 들었다. 하루 종일 비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는데 자전거 여행자를 두팀이나 만나다니...

우리와 거의 같은 경로로 자전거 여행 중인 아드리안(좌)과 매튜(우)

그 동안의 여행 얘기를 해보니 우리와 많이 비슷했다. 이시기에 이동 방향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정한 것도 눌라보의 바람 방향이라는것. 그 얘기를 하며, 우린 모두 맞지 않는 호주 기상청의 바람 방향을 원망했다.
그리고 여행 준비 책으로 빌브라이슨의 "In A Sunburned Country"도 읽은 것.
퍼스에서 장비를 구한 샵도 같았고, 그래서 가방이 내 것과 같은 가방이라는것. 그러니 방수 가방같아 보이지만 재봉선으로 빗물이 들어와서 가방 안에 빗물이 고여 있는 매우 이상한 가방을 같이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들도 방수를 위해 쓰레기봉지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은 골러(Gawler)에 간다는 것까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