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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의 집에서 농장 일일 체험하기
2010-03-26   이동원

오늘은 일일 농장 체험을 했다.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인버카길(Invercargill)까지 가려 했으나 비가 많이 내려 포기하고 티(Te)가 오후에 인버카길에 갈 일이 있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그 대신 농장일을 도와주기로 했다.
어제 재워준 것도 고맙고 인버카길까지 태워준다고 했는데 뭔가 보답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농장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이 개들이었다. 어제 그렇게 무섭게 짖어대던 개들이 주인과 같이 오니 꼬리를 흔들며 순한 강아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역시 한두마리는 아니었다.

전날 무섭게 짖어대던 개들.
나중에 양몰이 하는 것을 보고 알게된 것이지만 개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웬만한 사람 몇 명분의 일을 개 한마리가 해낸다.

양털을 깎는 작업장. 바닥에 양털과 배설물이 널려있다.

양털을 깎고 있는 티(Te). 실제로 양털 깎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하루에 몇 백마리씩 깎는다고 했다.

대기중인 양들. 정말 끝없이 많은 양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당일에만 550마리를 팔았다는데 그래도 널린 게 양이었다.

내가 한 일은 깎은 양털을 A급과 B급으로 나누는 것이었다. 색깔과 배설물이 묻었는지에 따라 등급이 나뉘었다. 일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양털이 날리는 게 흠이었다. 그래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재미있었다.
그렇게 많은 양들을 본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양털들은 정말 하얗고 깨끗할 줄 알았는데 상품으로 나오기 전의 양털은 배설물과 먼지 때문에 더러웠다. 하기야 양들이 자기 털이 깨끗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랴… 그냥 풀만 먹으면 그만이지. 그래서 양털을 등급으로 나눈 후 세척작업을 거쳐 상품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자 점심시간이 왔다. 오늘 점심은 파스타와 샐러드였다. 일을 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티(Te)가족은 우프도 하고 있었는데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일을 했었지만 한국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긴 핸드폰 신호도 없는 이런 오지까지 올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싶다.

점심으로 먹은 파스타와 샐러드.
파이나 피쉬 앤 칩스가 아닌 오랜만에 챙겨먹은 제대로 된 점심이었다.

점심을 먹고 또 다시 일을 시작했다. 대략 2시간 정도 한 것 같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란다.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이라 그런지 시간운영이 참 탄력적이었다.
티(Te)는 형제가 10명인데 그 중 3명은 호주에 살고 나머지 5명은 뉴질랜드에 흩어져 살고 티(Te)와 그의 형 라타(Rata)가 이곳에서 아버지를 도와 농장을 꾸리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일 끝나고 술 마시며 들은 얘기지만 아버지와 형 모두 백만장자라고 한다.
티(Te) 말에 의하면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시골의 농장주들 대부분이 엄청난 부자라고 했다. 물론 하는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버는 돈도 많다는 것이다. 날씨와 개 때문에 묵었던 하루지만 정말 뉴질랜드의 또 다른 면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기뻤다. 6월에 결혼한다는 티(Te)에게 꼭 결혼선물을 보내줘야겠다. 어쨌든 덕분에 인버카길은 정말 편하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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